금요반 가을학기가 시작되었습니다.
5년전 한학기 다니시고 다시 용기를 내서 오신 오수화님과
글을 쓰고 싶어 오셨다는 한복결님이 새 회원으로 오셨습니다.
환영합니다. 오래오래 함께 좋은 글벗이 되였으면 좋겠습니다.
오랜 여행에서 돌아오신 김종순님. 너무나 반가웠습니다. 저희들 많이 기다렸답니다.
그리고
장기결석계를 내신 조병옥님, 김진채님, 김진숙님. 빠른 시일안에 뵐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님들의 자리 딱 비워놓고 기다립니다.
이종열님 다음주 한가위 잘 보내시고 20일에는 꼭 뵈어요.
오늘 간식은 맛난 송편을 김옥남님이 준비해 주셨습니다. 맛나게 잘 먹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오늘 합평은 2편
임옥진님의 <흉터도 삶의 무늬다>
소지연님의 <떠남에 대한 어설프고 구차한 변명>
이렇게 했습니다.
좋은 글이라는 송교수님의 칭찬이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송교수님의 글
<시를 죽여야 시가 나온다> 를 공부했습니다.
이 글에 나오는 송교수님의 시 <처서>는 너무나 좋은 글이였지요.
얼마나 멋진 글인지 교수님의 낭낭한 목소리가 더해져서 어디서 시원한 바람 불어오는것 같았습니다.
이렇게 수업이 마무리 되고 함께 점심을 먹고 한가위 잘 보내시라는 인사를 했습니다.
다음주는 한가위로 한주를 쉬고 부득이 우리는 20일 금요일에 만나야 한답니다.
그날 오실때는 <한국산문> 9월호 꼭 챙겨오세요.
송교수님의 시 <처서> 올려봅니다.
건듯 바람 불어 내일이면 오실까. 매미울음 그친 더위 물러간 자리! 모기란 놈 제 입 비뚫어지거나 말거나 남의 가슴팍에 불 질러쌓더니, 대못 박더니, 기분 나쁘게 짓밟더니, 물러갈 때 이놈 무슨 염치로 물러 날라는고! 너, 처서 날 보자 별렸거늘, 언놈 마누라 허락받고 나가 바람피우는 놈 봤더냐. 밤새 모기 물리듯 쥐어뜯기고도, 해 설핏 기울면 다시 골마루 움켜쥐고 느시렁느시렁 열두 박 육자배기 느린 걸음으로 기어나가는 놈 그놈이 진짜 더운 놈이지, 폭염, 폭서, 하다가 엘리뇨 핑계 대지 마라. 더워 죽겠다고, 더는 더워서 못 살겠다고 정치 탓하는 시인 아직 더위 맛 덜 봤느니라. 주렁주렁 바지 끝에 바람 달고 사는 저 멍청한 정치 끝 한 자락 싹둑 잘라 처마 끝에 매달면 너는 거꾸로 자라는 고드름, 나는 바람 든 속 빈 무 되어, 오늘밤 너랑 나랑은 육두로 놀아볼 꺼나 문자로 놀아볼 꺼나. 부처님은 가만히 입 매무새로만 웃고 계신데, 더올라거든 그냥 더우래라. 혼자 견디래라 하다가도 그냥 두면 안 오실까 가슴 철렁 내려앉는 처서 날 아침. 바람 건듯 불어 내일이면 오실까.
참말 좋은 시지요. 시원한 바람이 읽는분들께도 불었으면 좋겠습니다.
금반님들 한가위 잘 보내시고 20일에 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