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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습작이 만 편이다(디지털대반)    
글쓴이 : 김성은    19-11-28 11:13    조회 : 2,969

<임헌영 교수님 합평 내용 _ 11월>

 

1. 얼개 짜기의 중요성

글을 쓸 때 얼개를 짜는 것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 얼개를 짰다면, 어느 정도 현실적으로 분명하게 하느냐? 예를 들어 어느 지역에서 어떤 일을 하는가, 나를 전혀 모르는 독자들이 본다는 것을 인식해서 빠짐없이 구체적으로 써줘야 한다. 아무리 문장을 잘 쓰고 표현이 좋아도 구체성이 없다면 공감대가 적어진다. 얼개를 짜놓고 글을 써야 작가의 일상적인 습관이 툭툭 튀어나오는 것을 제어할 수 있다.  

2. ‘아버지, 아버지, 아버지.’ ‘오늘, 오늘, 오늘.’ 반복되는 단어들 쓰지 마라. 또한, 경칭은 될 수 있으면 쓰지 마라. 

3. 자기 글에 사람을 등장시킬 때 멋진 사람은 독자가 봐서도 그런 사람 만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도록 쓰고, 아주 못된 사람은 독자도 욕이 나오게 써줘야 한다.  

4. 독자들 의식한다고 글이 어려워지면 안 된다. 글이 자연스럽고 쉬워야 한다. 글을 쓰면 수양된다는 것이 딴 사람보다 더 깊이 생각하는 것이다. 그럼 참 살기도 편하다. 이해력도 빠르고 세상을 객관적으로 보는 눈을 기르는 것이 문학이다. 글 쓸 거리가 많아진다. 딴 사람들은 안 하는 것을 깊이 배려해서 언제든지 글 쓸 거리가 생긴다.  

5. 합평 받은 글은 수정 후, 꼭 완성해서 한국산문에 글을 올려라.

글을 여러 편 썼어도 완성을 안 하면 발전이 없다. 글의 마무리가 안 된다고 놔두면 평생 동안 아무 일도 못하는 사람이 된다. 뭐든지 한 가지 일을 시작하면 반드시 끝을 내야한다. 마무리하는 동안에 훨씬 더 많은 교훈을 얻는다. 그동안 합평 받은 것을 완성시키지 못했다면 오늘 당장 집에 가서 그전 글을 수정하고 미심쩍으면 짝에게 읽어보라 부탁해서 마무리 지어라. 그 중 도저히 완성하고 싶은 마음이 없는 글은 제쳐놓아라. 10년 후가 됐든 얼마간 시간이 지난 후에 재도전하라. 다만, 완성 안 시키면 절대 실력이 늘지 않는다는 것을 잊어선 안 된다. ‘습작이 만 편이다.’ 그래도 등단 못 한다. 완성시킨 작품이 열 편이면 등단한다. 내 컴퓨터에 이백 편이 있다고 아무리 자랑해도 남에게 보여주지 않는 이상 아무 쓸데없다.  

6. 글을 쓸 때 작가의 시선은 노자와 장자 정도로 360도 회전 해야한다. 그래야 멋진 글이 나온다. 사고방식이 한 편으로 고착되어선 안 된다.  

7. 문학적인 수필, 중요한 장르다. 시를 읽거나 소설을 읽고 그 소재를 가지고 글로 써보자. 이런 글을 자주 쓰다 보면 평론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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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합평작은 꽉 찬 총 15편이었습니다. 수수밭 신입회원님들의 열정이 팍팍 느껴집니다. 마감일을 앞두고 여유 부리고 있다고 하마터면 저도 글을 못 올릴 뻔 했어요. ^^;;

제주도에서 합평에 참석하기 위해 일부러 어려운 걸음을 하신 조현숙 학우님, 열정이 가득한 눈망울이 기억에 선합니다. 임헌영 교수님은 실제로 만나고 흥분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 참 귀여웠습니다. ㅎㅎㅎ 열렬히 환영합니다.

12월에는 한국산문 송년회가 있지요. 수수밭 회원님들 많이 참석해주세요!! 넘 보고싶습니다. 


** 12월 부터 합평 후기는 수수밭 문제원 총무님이 맡아주시기로 했는데 이번 달 후기도 작성해주셨네요. 제가 쓴 글 보다 훠얼씬 좋지요~^^(댓글에 붙여놨습니다.)

 


김성은   19-11-28 11:28
    
1. 자기가 겪은 사건을 성찰하며 글을 쓸 때는 반대되는 입장에 있는 다른 사람의 생각이나 의도를 잘 생각해보고 고려해가며 글을 써야 불필요한 오해를 피할 수 있다. 필요하면 토론도 필요하다.

 

2. 독자들은 작가가 어느 지역에서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인지 전혀 모른다. 이럴 때 작가가 글과 관련된 자신의 기본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독자의 이해와 공감을 쉽게 일으킨다. 합평하는 우리는 어느 정도 작가에 대한 정보를 알고 있으니까 감안해서 읽는다. 하지만 독자의 입장에서는 전혀 모르는 작가다. 본인의 직업과 관련된 글을 쓴다면 본인의 직업에 대한 기본 정보를 알려줘라. 독자는 그 직업과 관련된 에피소드로 쉽게 이해하고 공감이 빨라진다. 그런데 기본적인 정보를 알려주지 않으면 어떤 상황인지 이해를 잘 못하게 되는 경우가 생기고 작가의 입장에서는 손해다. 기본적인 얼개를 명확히 하면서 묘사나 독특한 분위기가 첨가되어야 좋다. 나를 모르는 독자가 읽는다는 것을 꼭 명심하고 기본 정보를 제공하면서 글을 써야한다. 

 

3. 글을 쓸 때 너무 점잖게 쓸려고 하면 재미가 덜하다. 예를 들어 글 내용 중에 쌍소리를 쓰는 사람을 묘사한다고 할 때 실제 그 사람이 쓰는 쌍소리 몇 개를 넣어 독자로 하여금 느끼게 해주어야 한다. 훨씬 살아있는 글이 된다.

 

4. 자기 글에 사람을 등장시킬 때는 그 사람에 대한 인식을 독자가 느끼게 해 주어야 한다. 짠하다는 느낌의 인물이라면 짠한 느낌이 들도록, 멋진 느낌의 인물이라면 멋지게 느끼도록, 나쁜 사람이라면 욕이 나오도록 만들어 주어야 한다.

 

5. 글을 쓰면 수양도 된다. 문학이라는 것은 단순한 글쓰기가 아니라는 것이, 다른 사람들 보다 더 깊히 생각해 주어야 한다. 그러면 살기도 편하다. 이해력도 빠르게 되고 세상을 객관적으로 보게 된다. 객관적으로 보는 눈을 기르는 것이 문학이다. 문학하는 사람들이 문학하지 않은 사람과 똑 같다고 하면 뭐하려 문학을 하느냐. 문학 자격이 없다. 사이비 문학인이다.

 

6. 합평에 통과한 것은 한국산문에 올려놔라. 올려놔야 자기가 완성한 기분이 든다. 글을 여러 편 썼어도 한편을 완성해야 실력이 는다. 쓰다 안 되겠다 싶으니까 놔두고, 또 하나 쓰고. 이런 식이면 곤란하다. 평생 동안 아무 일도 못한다. 무슨 일이든 한 가지는 마무리 짓고 다음으로 넘어가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글을 마무리 하는 동안 훨씬 많은 교훈을 얻는다. 정 완성하고 싶은 마음이 없는 글이라면 재껴 놨다가 추후에 다시 들여 다 봐라. 완성시키지 않으면 실력이 늘지 않는다. 습작이 만 편이 있어도 등단 못한다. 완성시킨 작품이 10편이면 등단할 수 있다. 어떤 경우에도 완성이 중요하다. 완성된 것을 남에게 보여줘야 자기 실력을 인정받고 실력도 늘어나는 것이다.

 

7. 글을 쓸 때는 사고방식이 360도 회전을 해야 한다. 어느 한 사고나 사상에 딱 매여 있거나 고착되지 않고 유연해야 한다. 쉽게 말하면 노자와 장자와 같이 사고가 360도 회전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멋진 글이 나온다.

 

8. 수필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예를 들어 백석의 작품 <국수>라는 시 한편을 가지고 이렇게, 저렇게 생각해 보는 것, 이런 것을 문학적 수필이라고 하는데 중요한 장르가 될 수 있다. 이렇게 하다 보면 수필 평론도 할 수 있게 된다.

(문제원 총무님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