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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필 쓰기가 어렵다고, 정말?(종로반)    
글쓴이 : 봉혜선    20-11-17 11:54    조회 : 3,936

문화인문학실전수필(10. 29, )

-수필 쓰기가 어렵다고정말?(종로반)

 

 수필 쓰기가 쉬운가요어려운가요시와 수필 사이에서 망설이다 시인으로 갓 등단한 어떤 사람은 왜 시를 택했느냐고 물으니 “시는 원고지 1~2장 쓰면 되는데수필은 12~15매 써야 하니까요”라고 수줍게 대답하더라.

 반면 어떤 원로 수필가는 "수필을 쓴지 얼추 60년이 돼가는데 쓰면 쓸수록 잘 모르겠다.”고 조금은 엄살 섞인 겸손한 고백을 하더라뼈 때리네정말이도 저도 아니고 글 쓸 때면 매번 초보운전을 하는 우리보고 어떡하라고?

 

1. 수필 쉽게 접근하자

 

 가어려운 개념과 정의로부터 떠나라

 

  -수필지의 평론이나 수필 이론서개인 수필집의 추천사(뒷면 표사할 것 없이 펼쳐보라어렵고 모호한 말들로 도배되어 있다골라잡아 대충 인용해보자.

  “에세이는 그 자체가 지성을 기반으로 정서적 신비적 이미지로 점철된 문학.

  “인간 영혼의 가장 은밀한 곳에 자리 잡은 마음의 미세한 풍경을 그리는 앙식.

  “사유는 주체의 내적 발견과 세계의 외적 인식의 상호 호환 속에서 가능하다.

  “수필은 경험의 내적인 심오한 통찰을 통해 각성의 결과를 심미 철학적으로...

  “수필은 서정서사설리(說理)또는 교술의 요소가 교묘하게 결합한 문학으로서...

  “창작수필의 ‘시적 발상과 산문적 형상화’는 각각의 문학적 영역이 말해주는...

 

 

  -위 개념이나 설명이 틀리다는 것이 아니다알아듣기 어렵고 응용하기가 힘들다‘그러면 어떻게?’라에 대한 ‘피가 되고 살이 되는’ 구체적인 도움말이 아니라는 것이다. 수필에 대한 "어쩌구저쩌구"에 대한 정의와 인용은 잊어라.

 

  나일단 아무거나 써라 매수에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이야기(소재제재) 두서넛은 있을 터매수에 상관하지 말고 일단 써라. 수필의 매수를 12매 이내또는 15매 전 후 A4 용지 1~2등으로 한정하지만그것은 잡지사의 필요에 의한 것이다정 안 되면 한 두 문단도 좋다일단 쓰고 보자글도 새끼를 친다그러다 보면 ‘끼워넣을’ 꺼리가 생긴다.


-아무 이야기도 좋다엊그제 일어난 일일 수도 있고 수 십 년 전 잘 기억나지 않는 경험고마운 사람기억에 남는 영화이사 끝 첫 집 장만노래에 얽힌 사연낭패당한 경험세상 돌아가는 꼴미친 코끼리와 노쇠한 당나귀의 싸움신산한 유년의 트라우마.

 

 다남이 일아 듣도록 정확하게제발  

 

 -이제 됐나요난삽한 이론은 잊고 일단 쓰자일주일에 1~2 문단 쓸 수는 있잖아요다만 내가 이야기 하려는 내용을 남도 알아들을 수 있도록 쉽고 정확하게 써야 한다난 그딴 거 상관 않는다고그럼 머 땀시 문예지에 발표를 하고 책을 펴내시는지수필은 어느 장르보다 친절한 소통과 나눔의 문학이라고요.

 

 -내용을 정확히 전달하려면 문장이 간결하고 어법(맞춤법)에 맞게 써야한다. 문장이 쓰잘 데 없이 길면... ‘내 마음 갈 곳을 잃어~’ 꼭 탈이 난다안 그런 만연체나 우유체 장황한 글도 있다고그건 기본을 다지고 경지에 올라 인정받는 고유한 문체를 지닌 수필가들(그런 사람 몇 안 됨경우니까 본 따면 아니 아니, 아니 되오!

 

 -무작위로 수필 한 편 골라 읽으면 벌써 서두 부분에 비문맞춤법 잘못주어와 서술어의 불일치오탈자가 눈에 띄는 경우가 많다그럼 더 이상 글 안 읽힌다정확한 문장은 기본 아니냐고정말 그런가합평 글도 마찬가지다제출할 때는 맞춤법(컴 작업 시 붉은 밑줄 표시)을 한 번쯤은 바루어서 내는 것이 예의다.

 

  그랬다 치고 이게 다인가?

 

 -어찌 됐건 이야기 하려는 내용을 큰 어려움 없이 알아들을 수 있게 썼다 치고(증말?)

  일단 고개를 끄덕이긴 하지만... 

 당연히 한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수필은 일기나수기고백록끄적임횡설수설이 아니니까.

 -근데 그 (고생을 해가며 전하려는 내용이 이게 전부란말인가그렇진 않을걸그럴 거면 브런치 카페에서 둘러앉아 우아하게 도란도란 주고받아도 됐잖아그러니 내 글에서 꼭 말하려고 하는 ‘에센스(주제의미화)’를 끄집어 내야함. 그래야 말이 되거나 말거나 하지

 요컨대 생각을 덧붙이라는 말씀.(이 말에 당구장)


 -또 있다독자의 관심과 흥미를 끌려면 무미건조하거나잔뜩 어렵게 써서 골치 아프게 하면 안 된다내 이야기에 딸려오도록 장치를 해야만. 비유와 묘사(표현형상화)로 새롭고 생생하게 생각과 느낌을 전달해야만 하는 것. 그렇다고 겁먹거나 기죽을 필요 없다이러한 장치는 몇 군데만 해도 충분하다지나치면 작위적이 되어 오히려 글의 품격을 해치니까. *그러니까매수에 상관없이 쓰고자 하는 내용을 일단 정확하게 써라그 다음 다시 읽어보며 두어 줄 생각을 진전시키고, 두세 군데 묘사나 비유를 통해 실감나게 전달하자그럼 됐거든요아직도 어렵다고요후우~. 


2. 합평

<단칸방의 행복>-최준석

 영화 <기생충>를 보고 쓴 에세이중요한 것은 작가의 관점이다긍정적이고 따듯한 휴머니스트적 접근을 했다특히 ‘방’에 대한 생각이 독창적이고 설득력 있게 전개되었다부제를 포함해 영화의 기본 정보(감독주연)를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함.


3. 동정

 -신비주의로 일관하시던 강정자님이 오랜 침묵을 깨고 등장.

  윤기정님이 아픈 다리 끌고 천천히 걸어오심

  김순자님은 여전한 모습으로 중심을 잡아주시네요.-반가움 백배글을 가져오시라는 말을 하는 게 좋을까아님 자리를 채워 주는 것만으로도 좋으니 그저 ‘입 다물고(닥치고)’ 있을까요?(잠 덜 깬 총무 고민


봉혜선   20-11-17 12:10
    
초심자들을 위한 맞춤 쓰기 강의는 매 학기 초보가 들오던 예전 어떤 교실에서는  꿀팁 중 꿀팁.  비법 중 비법.
강의대로 글자대로 따라 해보기는 여전히 난제 중 난제. 이번 생은 처음이라서...
그리고 매 번 새로운 글감으로 씨름 하기도 처음이라서 .  엎어치기 한 판이라니 지든 이기든 뎀벼들기.  그게 걱정보다 나으니까 죠?
윤기정   20-11-17 23:23
    
상당히 긴 글이네요. 후기 작성하면서 봉 작가 님 글이 많이 는 것 같습니다. 부러워요.
 '아는 것도 힘'이지만 '하는 것이 더 큰 힘' 아닌가 생각합니다. (맞죠?) 딴 거 아님. '한국 산문'의 정예, 종로반 학우들. 올해가 가기 전에 일단 6편 씨 심어 놓기 제안합니다.  주 당 1편 씩임다. 농담이구요. 12월에 좋은 글(잘 쓴 글) 한 편을 목표 삼아 달려봅시다.
코로나19 이겨내기!!!
안해영   20-11-19 02:18
    
글이 머리로 생각하는 것과 손으로 쓰는 손글씨와 컴퓨터 자판 두들겨 가며 적을 때
글자로 형상화되어 가는 과정이 다 다르니 그것이 문제로다.
머리로 생각할 때의 느낌은 시간이 지나면 잊혀 버리고,
손글씨로 쓸 때는 느리지만, 뭔지 모를 깊은 생각이 튀어나와서 자꾸 머뭇거려지며 심장의 소리 같은 글이 쓰여지고,
컴퓨터 자판으로 두드리며 쓰는 글은 빠르지만, 머리로 스치는 번득이는 글들만 나열되더라.
김순자   20-11-21 17:32
    
지성이면 감천이란 말을 그림이 안될 때 자주 생각하며 몰입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다시  돌아 간다 해도 후회 없이 지금의 나를 생각하며 즐겁게 작업하자. 글쓰는 작업으로 어느정도 혜안이 생겼거든요. 
글이 조금은 잘 못써져도 자주 수정해가며 쓰면 된다고  알게 되었고,  비유와 묘사로 표현 형상화 하여
상황을 새롭고 생생하게, 생각과 느낌을 정확히 표현해야 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잘 되지는 않지만요.
지성이면 감천인데 설마  안 될 까 요 ~~^^ 소망 입니다.
봉혜선   20-12-02 11:33
    
여기가 또 하나의 방이 되었네요. 명실상부하게요. 우리반 참여도와 적극도는 정말이지 끝판왕이예요.  윤회장님 농담 속 뼈를 추려 볼랍니다. 반장님의 심장 소리에 방점을 찍고 지성이면 감천 이란 데에 정착하는 연말로 유종의 미를 거두어 보겠습니다.  같이 달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