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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 조의순의 글엔 기본적으로 ‘고향’이 들어있다. 그의 고향은 일반적으로 일컫는 자연, 환경, 친척이 있는 ‘지연과 혈연의 고향’만이 아니다. 단순히 고향을 그리워하여 고향의 산천이나 고향사람만을 그리는 데 그치지 않는다. 조의순은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서 고향의 냄새 내지는 내음을 ‘읽어’ 낸다. 이른바 ‘고향의식’이다.
정현종 시인은 「방문객」이라는 시에서 ‘사람이 온다는 건/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고 노래했다. 그 까닭은 그의 과거, 현재, 미래를 포함하는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라면서…. 정현종 시인의 이런 언명은 조의순 수필가의 많은 수필에 담겨있다. 그가 만나는 모든 사람 역시 ‘어머어마’하기 때문이다.
- 박상률 (시인, 청소년문학가)
조의순의 수필은 증언과 고백이라는 수필 고유의 미덕이 진정성으로 내장되어 있는 인생론적 화첩이다. (…)
소소한 일상에서 커다란 역사까지, 친숙한 구심에서 낯선 원심까지, 궁극적으로 삶에서 죽음까지, 근원적 사유를 수행해가는 폭 넓은 사유와 기억이 이 책에는 참으로 가득하다. 모처럼 인생과 철학이 행복하게 결합한 글들을 읽는다. 향원익청香遠益淸이라는 말처럼, 선비들 대쪽 향기를 흠모해온 작가의 아름다운 문장과 생각이 독자들에게 한없는 친화력으로 퍼져가기를, 마음 깊이 소망해본다.
- 유성호 (문학평론가, 한양대학교 인문대학장)
수필은 일상의 형상적 체험을 바탕으로 해서 정서와 그를 통해 획득되는 깨달음을 유감없이 기술할 수 있는 인간학이다. 무엇보다도 조의순 수필은 사람, 사연, 사상, 즉 ‘삼사’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까닭으로 멋과 맛 그리고 향, ‘삼미’의 세 가지 맛을 낸다고 하겠다. 이러한 수필의 고유한 영역과 특성을 제대로 살려서 잊을 수 없는 사람, 추억이 된 사연, 음미하지 않으면 안 되는 사상 등을 수필화한 까닭으로 그녀의 수필은 청량한 선비의 향기를 낸다.
- 권대근 (문학평론가, 대신대학원대학교 교수)
목차
추천사 유성호 문학평론가
추천사 권대근 문학평론가
작가의 말
1부 선비의 숲길을 거닐다
구순의 순애보
고들빼기김치
선비의 숲길을 거닐다
가슴앓이의 흔적
아버지의 눈물, 나의 눈물
돼지꿈
아버지의 택배상자
인견, 실향의 아픔을 직조하다
민들레 홀씨처럼
2부 마당을 맴돌다
마당을 맴돌다
내 엄마야? 삼촌 엄마야!
올라와도 될까요?
그립다
떠내려간 성적표
형님, 엄마 같았던
담장을 넘다
운이 좋았다
차돌이
3부 뭣땜시
늙었다고 사랑을 모르겠는가?
뭣땜시
그들은 침묵하지 않았다
아들이 올까 봐
바이올렛 향기처럼
문주란 꽃
잠들지 못한 밤
세월이 약이겠지요
4부 예쁜 색종이 왕관
나도 섬
나도 너희들처럼 날 수 있다면
예쁜 색종이 왕관
블루홀
폭설
아름다운 삶
아이고 살았다
짚 라인
음악으로 소통하는
해설 만나는 사람마다 다 고향! (박상률 시인, 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