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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을 향한 사다리 ㅣ 오정주    
글쓴이 : 웹지기    25-07-22 13:00    조회 : 1,696

 

  

달을향한사다리.jpg


2001책과 인생에 수필가로 등단, 2022년에 한국산문에 예술평론으로 등단한 작가가 24년 만에 내는 첫수필집이다. 남편 직장을 따라 리비아, 쿠웨이트, 베트남 등 여러 나라를 떠돌며 노마드처럼 살던 기억을 글로 녹여냈다.

 

작가의 말

어느 밤 향수에 젖어 쇼팽의 야상곡을 들으며 창밖의 달을 올려다보니 리비아에서 보던 그 달이 하노이에도 쿠웨이트에서도 똑같이 떠 있었다. 장소만 다를 뿐 결국 삶은 어디서나 비슷했다. 달빛 아래서 우리는 같은 음악을 들으며 저마다의 밤을 지나고 있었다.

새로운 세상을 마주할 때마다 미지의 세계로 한 걸음 내딛는 짜릿한 즐거움이 있었다.

그 모든 풍경을 글로 담고 싶었다. 그러나 언어로는 도저히 표현할 수 없는 외로운 순간들도 있었다. 글쓰기는 나를 향해 그리고 세상을 향해 놓는 하나의 사다리였다. 이제 용기를 내어 작은 사다리를 세상에 걸쳐 본다. 첫 수필집을 내며 좀 더 나 자신과 정면으로 마주하려 한다. 이제 더 이상 무엇을 증명하려 애쓰기보다 존재 그대로를 고요히 사랑하고 싶다. 이 순간을 온전히 살아가려 한다. 창가에 피어난 한 송이 장미처럼.

 

 

목차

1부 사과를 한 입 깨물며

사색의 거리에서

천 년 전 예언의 섬, 문의마을

악마의 카프리스

사과를 한 입 깨물며

카테리니행 기차

흔흔향영

존재의 이유

꿈은 신의 선물일까

 

2부 달을 향한 사다리

달을 향한 사다리

라스베이거스와 세 친구

봄의 두 얼굴

계절의 눈물, 아다지오

가을날의 유서

송소고택과 객주문학관

찬란한 생의 광시곡, 비창

프롬나드의 매력, 전람회의 그림

우리 결혼 졸업했어요

분초사회와 육각형 인간

 

3부 유혹하는 아라비카

쿠웨이트 가는 길

노란 볶음밥, 마끄부스

친절한 아브나와프씨

고통의 축제, ‘아슈라

유혹하는 아라비카

아무리타는 오지 않고

사막에 핀 야생화

풍요의 역습

 

4부 신짜오 하노이

두 바퀴 세상, 하노이로 떠나다

타오의 된장찌개와 콩나물 아줌마 푸엉

하노이의 설날

엄푸 시장의 작은 소동

나의 동지 수이엔

흐엉 양장점의 추억

못 하이 바본

후회없는 후에 여행

 

5부 그 바다는 울고 있겠지

앗살라무 알레히쿰, 리비아

옆집에 사는 앨리스

물과의 전쟁, 사막 아래 거대한 지하수

사하라의 진주 가다메스

지구의 한 모퉁이 지중해에서

토브룩에서 국경을 넘다

신의 여름별장, 룩소르

파피루스 식탁보와 피라미드 유감

그 바다는 울고 있겠지

 

 

추천사

임헌영 (문학평론가)

실존주의적인 존재론의 인식체계를 실용적으로 적용하는 세계관을 가진 오정주 작가.

수필가들이 이처럼 명징하게 자신의 글쓰기의 정곡을 파고 든 예는 흔지 않다.

이제 오정주 작가는 노마드 인생론의 후반기를 맞았다. 즉 노마드 사회구성체 중 중층 노마드로 인생의 중반기로 보냈는데, 이제는 상층 노마드로 격상하여 그 여행의 질이 달라졌다.

오 작가는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조차 확 트여서 서정주가 적시한 귀신만 보이는 게 아니라

그 귀신의 속내까지 꿰뚫어 보는 세상살이 달인의 경지를 보여준다.

 

김응교 (시인, 문학평론가, 숙명여대 교수)

문학은 새로운 세계를 창조한다. 라스베이거스, 쿠웨이트, 하노이, 리비아 등 독특한 이국의 공간과 함께해온 일상들이 문의 마을, 대청댐, 고향의 맛과 버무려, 오정주 작가는 지구가 한 식구가 되는 세계를 구성해놓았다. 단순한 개인적 체험이 아니라, 이 책은 1993년 리비아부터 시작하여, 2002년 하노이를 거쳐, 쿠웨이트로 이어지는 연대기를, 가족의 일상을 통해 지구현대사를 축조해놓은 산문집이다.

이 책에는 여러 나라의 인사말과 두부 가격과 명절 습관과 양장점, 그리고 그리운 친구 등을 통한 고현학考現學적인 문화사가 담겨 있다. 공간과 인간의 역사에 대한 저자의 끈질긴 사랑이 없다면 불가능한 기록이다. 흘러간 과거는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며, 작가는 기억의 일상으로 소중하게 복원(復原)한다. 이 풍성하고 정감어린 보고문에 손모아 감사드리지 않을 수 없다.

 

박상률 (시인, 소설가)

오정주 수필가는 남편의 일터를 따라 세계 곳곳을 삶의 터전으로 삼았다. 하지만 그의 삶터는 생활 터전만이 아니다. 고향은 물론 친정어머니를 비롯한 혈육, 남편, 그가 좋아하는 음악인 모두 그의 삶을 이루는 터전이나 마찬가지다. 그의 터전은 늘 글로 이어진다. 따라서 그는 늘 왜 나는 글을 쓰는가?’라는 말을 의식하며 산다. 그렇다면 그에게 이 말은 왜 나는 사는가?’라는 말과 같은 뜻이리라.

그의 글은 현실에서 경험한 일만이 아니라 꿈속에 나타난 것까지 아우른다. 프로이트는 꿈에 나타난 무의식을 분석하며 자신을 이끄는 주인이라 할 만한 것은 무엇인가?’를 고민했다. 시인 릴케는 현실의 모든 걸 잊을 줄 알아야 그게 무의식의 창고에 저장되어 글로 나타난다고 했다. 수필가 오정주도 자신을 이끄는 주인을 찾아 무의식의 창고에 저장된 것들을 끄집어내어 글로 쓴다. 그리하여 마침내 한입 깨문 과일의 향이 입안에 퍼져 입안뿐만 아니라 온몸에 향기가 번지는 글을 쓴다.

 

유성호 (문학평론가, 한양대학교 국문과 교수)

오정주의 첫 수필집은 사다리라는 은유를 통해 모든 사람과 소통하고 연결되려는 소망을 내비친다. 이역異域과 본향, 삶과 예술, 침잠과 활력 사이에서 수없이 서성거렸던 시간을, 밝은 창에서 번져가는 빛줄기처럼 재현해가는 그의 시선과 필치는 날카롭고 단아하고 따스하여 그러한 소망을 하나하나 이루어간다. 이국의 향수를 달래주던 붉은 노을처럼, 얼어붙은 시간 너머를 품은 투명한 호수처럼, ‘작가 오정주는 생동감 있는 문양文樣으로 수필 문학의 진면목을 성취해간다. 독자들은 그가 들려주는 자기 긍정의 언어를 따라 우리를 위안하고 치유해가는 한없는 사랑의 마음을 만나게 될 것이다. 끝없이 고독했을 한 영혼이 스스로를 찾아간 이 아름다운 자기 발견의 서사는, 어둠을 헤치며 달려가는 카테리니행 기차의 기적 소리처럼, 한동안 우리 곁에 머물러 출렁일 것이다. 우리도 마음속에 사다리 하나씩 가지게 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