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acheZone
아이디    
비밀번호 
Home >  기타그룹 >  수필공모
  속리산 산행    
글쓴이 : 강헌모    13-12-24 15:50    조회 : 7,170
속리산 산행
 
예전에도 그랬듯이 경북 상주 화북에는 등산하려는 사람들로 모여있다. 반가웠다. 문장대를 오르는 것을 목표로 우리 일행은 등산을 시작했다.
며칠전에 내린 눈이 산의 곳곳에 비친다. 바위에 덮힌 눈은 볼만하다. 마치 장독대위에 수북이 쌓인 하얀 눈과 같다. 그것을 보니 내 마음도 하얗게 된 것 같아 속이 말끔이 청소된 느낌이다.
비탈진 산의 곳곳에 하얗게 주먹밥처럼 뭉쳐진 눈처럼 보이는 것은 한폭의 아름다운 그림을 담아내도 손색이 없을 듯하다.
비교적 흐린 날을 보이는 가운데 산을 오르지만 땀이 몸에 배어서 더웠다. 이때 마침 더위라도 식히라는 듯이 솔솔 바람이 불어오니 하늘이 주신 자연에 감사하고 고마울따름이다.
산에 오를때면 누구나 힘이 들지만, 일정한 시간을 인내해야만 정상에 다다르게 된다. 생각보다는 쉽게 오르고한편인 나지만 몸이 힘에겨워 따라주지 않을때는 쉬기도 했다. 예전에 계족산에 가서 안내판을 보니 50분 등산하고 쉬라는 말이 있어서 그렇게 하고싶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25분정도 오르다 처음에 쉬게됐다. 혼자 등산하는 것이 아니고, 길처럼 비교적 평탄한 산도 아니고, 그다지 가파르다고는 할 수 없는 곳이지만 위로 올라야 하는 산이어서 다른 환경과 조건에 놓여 쉽게 쉬게됐다.
녹지않은 눈 때문에 신발밑에 아이젠이 필요하기도 했다. 나는 아이젠이 무엇하는것인지조차 몰라서 그것을 준비하라고 한 사람에게 물어 보았다. 정상에 가까워지면서 미끄러운 곳이 있곤했다. 아이젠을 하지 않은 나로서는 어린아이처럼 조심조심 한발 한발 내디뎠다. 정상에 가까워지는 길은 좁았다. 마치 그것이 천국에 다다르는 느낌이다. 나무 가지에 더덕더덕 붙은 눈은 낙원같은 분위기어서 환하다. 또한 구름에 밀려 가려졌던 태양이 얼굴을 드러내며 우리들을 밝게 비추어 주었다. 너무 반갑고 기분이 좋았다. 겨울눈이 내렸기에 햇살은 고마운 친구로 다가온 것이다.
문장대 바로 밑의 공터에는 등산객으로 북적거렸다. 사진을 찍기도 하고 즐거워하는 모습이다. 세조임금이 문장대에 올라 시를 썼다고 한다. 이 좋은 곳에 오르게 되어 기쁘다. 예전 사람들도 산에 많이 오르고 길도 많이 걸었을거라는 생각이 든다.
내려가는 길은 눈이 녹고 있었지만, 관절염으로 다리가 불편한 나로서는 조심조심 내려와야했다. 등산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보니 마음이 따뜻해졌다.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란 말이있듯이 오르고 내리는 산에서 이렇게 사람들을 만나니 어찌 반갑지 않을 수가 있느냐. 어린이까지 오르는 모습은 또다시 나를 놀라게 했다.
산에 오르는 기쁨과 정상에 도달하는 마음은 언제나 정겹고, 생기를 북돋아 준다. 여기에서 삶을 바라볼 수 있고, 살맛남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내려갈 때 타지역에서 온 듯 한 사람뒤를 열심히 따라가니 힘이 덜 드는 기분이다.
그래서 괜찮았지만, 경북 상주 화북에서 오르는 것보다 법주사가 있는 곳에서부터 오르는 산행이 더 힘들다는 생각을 내려오면서 했다. 만만치 않은 계단들이 있어서 지루하게 느껴지기에도 충분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열심히 오르고, 자신감있게 오르는 것 같아 건강하다는 느낌이 든다. 건강하기에 여기까지 왔겠지 하는 생각이 들어 평소에 건강관리가 최고일거라는 생각도 가지게끔 한다.
속리산은 어느 국립공원의 산 못지 않게 아름답고 땅도 넓다. 1970년에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어렸을 때 그곳에서 가까운 보은에서 살았기에 친근감이 돈다.
휴게소에서 막걸리를 건배하는 사람을 보니 순식간에 술 마시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땀 흘리고 시원하게 먹는 술은 여느때와는 달리 맛이 있고, 기분이 좋을거라는 생각이 든다. 아름다운 속리산의 나무와 숲을 뒤로하고 식당으로 가서 버섯찌개와 함께 점심을 먹으니 정말 맛이 그만이다. 점심시간을 놓친 터라 그 맛이 더했으리라.
술을 입에 대지 않는 나로서는 건배할 때는 어딘가 모르게 숨고 싶은 마음이다.
비록 못 마시더라도 건배잔에 술은 받아놓기라도 해야 도리라는 생각이 들지만 어쩐지 그렇게 하고 싶지가 않다. 그래서 물잔으로 대신했다. 하지만 외롭지 않고 괜찮았다. 같은 식탁에 앉아 함께한 연구사님 덕분에 기분좋은 식사시간이 되어서 고마웠다. 등산한 보람을 얻은 것 같다.
쉬는 날인데도 불구하고 많은 직원들이 산행에 함께 한 아름다운 시간이었다.
 
                                                      2013. 12. 1.


임정화   14-01-02 10:03
    
안녕하세요, 강헌모 선생님.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기 바랍니다.
제가 만장대에 오르던 날은 비가 많이 내리고 바람이 세차서 참 어려웠는데
선생님께서 가신 날은 눈이 많이 쌓였던 모양이군요. 장관이었겠습니다.^^
글이 어렵지 않고 잘 읽히는데 이렇다하게 관심이 집중되거나 긴장감을 주는 일화 등이
있었으면 더 낫지 않았을까 욕심을 부려봅니다. 속리산은 누구나 한두 번은 다녀왔을 법한
유명산이니, 작가만이 쓸 수 있는 체험담이나 감회 등을 나타내어 글을 읽는 이들로 하여금
다시 한 번 만장대에 오르고 싶다는 간절함이 든다면 정말 좋겠다는 바람이 생깁니다.
하얗게 뭉쳐진 주먹밥 같다는 표현이 아주 신선하고 정감이 가네요.
아름다운 속리산을 그립게 만드는 글, 잘 읽었습니다.^^
강헌모   14-01-07 14:13
    
감사합니다. 임정화 선생님!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집중되는 부분과 체험, 느낌등 부족한 것을 배우는
    마음으로 노력하고자 합니다.
    도움의 말씀을 주시니 고맙습니다.
 
   

강헌모 님의 작품목록입니다.
전체게시물 7
번호 작  품  목  록 작가명 날짜 조회
공지 ★★수필 응모하는 분들은 꼭 읽어보세요 (6) 웹지기 05-15 802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