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부터
저기 어두운 곳 어딘가에 움츠린 나는 이런 생각들을 되뇌더라.
세상이
느끼는 인간의 발자취, 당신이 보려는 인류애의 위대함, 우에서
좌로, 좌에서 우로 이념의 이동들, 현재에서 시작된 과거로의
회귀 또는 미래에서의 귀환, 지식애의 갈망, 성욕의 집착, 물질애의 탐욕, 있음과 없음에 따르는 삼각모양의 계층, 당신이 바라보는 money와 내가 바라보는 뭐니, 이용이란 단어를 모르는 자와 이용하려는 자, 그리고 이용하는 자, 그들을 넘어서 자신이 이용당하게 만드는 자, 내가 만드는 온기, 온기에 깃든 탐욕이란 작은 단물, 당신에겐 온기, 온기에 먹히어질 당신을 향한 단물, 누군가 말하는 누군가 한번쯤, 누군가 한번쯤 겪을 일들이 만들어내는
파장에 얻어지는 불편한 심적 쾌락, 당신이 말하는 누군가 한번쯤은 다시 말하면 누구나 모두가 한번
이상이 되어, 당신이 말하는 평범한 이의 눈에 벌어질 세상의 기류는 언제나 결코 평범하지
않은 이의 눈에 벌어진 이물감 넘치는 지옥 속 유영, 내가 바라보는 정면, 당신이 바라보는 정면, 내가 바라보는 좌면, 당신이 바라보는 좌면, 당신이 바라보는 정면 혹은 좌면에 무참히
짓밟혀진 나의 육신, 내 다섯 손가락은 여섯 손가락이였던가, 내
두 눈은 세 눈이였던가, 내 두 다리는 세 다리였던가.
누군가 내 안의 백지에 온기를 채우는 방법을 알려주더라. 그런 나는 그 백지에 온기를 불어넣는 방법을 하나 둘 터득하게 되지만 다른 누군가 조용히 들어와 그 온기를 차게 하더라. 내안의 백지는 점점 검해졌고 검해진 백지는 어느새 먹지가 되어 누군가의 백지를 검게 만드는데 이용하게 되더라.
나는 내가 바라던 이상의 흔들림을 발견하게 되더라. 내가 내가 아니게 되는
경우가 나인 줄로 착각하게 되더라. 그렇게 착각한
삶 속에 남은 시간을 지우다 눈을 떠보니 내가 원래 있던 곳에서 아주 멀어져 있더라. 이것은
도피. 그런데 말이야. 아직은 말이야 내게 희망이 있더라. 사랑이란 감정에 얻어지는 희망이. 타락한 인간성의 먹지가 검해진 백지로, 검해진 백지가 오롯이 순수해진 인간성의 백지가 되는 그날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이 아직 내게 남아 있더라. 조금 더 살아보자. 조금 더 사랑해보자. 그렇게 조금 더 살아보고 사랑하다 보면 다시금의 예전의 나로 돌아갈지도 모르잖아.
아래로 둥글어진 눈썹이 조금씩 올라갈 수도 있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