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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화수의 꿈    
글쓴이 : 천상국    15-03-15 06:31    조회 : 5,465

정화수의 꿈

 

 

봄기운이 움트는, 3

한강 광나루 숲길을 걸었다.

가벼운 햇살이 스며드는 소슬(蕭瑟)한 겨울 날씨였다.

하늘의 푸른빛 속에서 하얗게 빛나는 추위가 느껴졌다.

절기와 체감의 간극은 대지의 생명들에게 긴장을 주면서도 따로 또 같이 라는 조화의 상생을 길러주었다.

한강 마파람은 혹독한 겨울 잔해를 일소(一掃) 하는데 아직 열기가 미진(未盡) 하였다. 태양과의 입맞춤은 철이른 사랑 이였다, 추위 탓인지 발길이 뜸한 넓은 운동장이 을씨년스러웠다. 몇몇 움직이는 사람마저도 잔뜩 움츠리며 총총대는 걸음걸이로 몸을 데웠다.

삭막하고 윤기 없는 시, 공간 이였다.

광나루 간이의자에는 따스한 햇살의 느긋한 여유로움은 없었다. 억새 은빛 수염은 온데간데없고 앙상하게 바짝 마른 줄기만이 심드렁하게 요동치는 광나루숲, 갈대와 억새 사잇길을 두 손으로 붉은 볼기짝을 매만지면서 부지런히 걸었다.

힘겹게 도착한 한강도 예외는 아니었다. 강심(江心) 일부를 제외하곤 전체가 하얀 얼음 천국 이였다. 눈 덮인 얼음위로 이름 모를 철새들이 옹기종기 모여 빙글빙글 돌면서 잔설의 발자국을 남겼다.

철새들 인접에서 허리를 주억거리며 열심히 비손하는 여인의 옆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익숙하면서도 숙연한 광경에 시선을 떼지 못하고 서 있었다.

 

 

 

옛날 옛적 나의 유년시절 기억이 어슴푸레하게 떠올랐다.

내가 초등학교시절 작고하신 어머님의 모습이 형상화되어 또렷이 내 눈에 자리하고 있었다.

그날아침 동이틀 무렵 잠결에 몽롱 하던 두 눈을 어설프게 뜨고 안방 미닫이문을 습관적으로 열었다. 간밤에 하얀 눈이 마당에 소복이 쌓여 있었다. 우리 집 지킴이, 강아지 복실 이도 아직 활동전 이였다. 앞마당에 쌓인 하얀 눈 위로 발자국 흔적이 고스란히 찍혀 있었다. 부엌에서 마당 한쪽 후미진 곳에 자리한 장독대 까지 다소곳하면서도 흐트러짐이 없는 아주 정갈한 발자취 이였다. 어머님 검정색 털신자국 이였다. 나는 눈 위에 박힌 흔적을 까치발로 포개면서 조심스레 장독대 근처 까지 가 보았다. 어머님은 물이담긴 하얀 종발을 올려놓은 중간정도 장독 앞에 무릎을 끓고 정성스레 두 손을 빌고 있었다. 감추어진 신비를 상징하는 마법의 형상이 정화수 이름으로 장독대 중앙에 근엄하게 모셔지고 있었다.

창백한 손에서는 고령의 냉기가 스며들었지만 비손 하시는 어머님 자태에서 포근한 감촉이 살아 움직였다.

장독대는 궁벽하여 대문으로 출입하는 외부인은 좀처럼 볼 수 없는 위치였다.

 

 

가정이 삶의 안식처라면 장독대는 어머님의 요람 이였다.

어머님은 이른 새벽에 기침하여 어둠길을 더듬이며 부엌 부뚜막에 놓인 종발그릇 물을 버리고 두레박으로 맑은 물을 길러 채워놓고 장독대로 옮겨 가신 것이다. 어머님 정화수의식은 시작을 알리는 모태이고 순수함 이였다.

어머님은 일체의 자연이 신 이라는 범신론자였다.

속세의 허영과 결별한지 오래요, 자신의 몸에 치장을 포기한 체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살아가신 어머님이 바로 정화의 여인 이였다.

그때 나는 어머님의 엄숙하고도 진지한 모습을 보고 쉽사리 범접 할 수 없었다. 군데군데 조각난 추억을 잇기 위해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모골이 송연했다. 장독대옆 창고 구석진 곳에서 성스러운 어머님의식을 몰래 지켜본 것을 무척 다행으로 생각했다. 하루도 정안수 떠 놓고 치성을 드리지 않는 날이 없는 어머님의 정성은 내 기억 속에 오래도록 남아있었다.

 

 

어머니는 정화수 앞에 지신심으로 자식들의 우애와 화목 을 간절히 기원 하였을 것이다. 세월이 많이 흘러 어머님의 비손마력도 화로의재 처럼 쉽게 부서졌다. 지나온 동안 형제들은 각자 자신들의 삶의 터전을 다지기위해 동분서주 하였다. 삶의 영역이 다르다보니 생각이 다르고 자기의 이유가 극명히 드러났다. 자유였다.

모임의 자리가 거북해 지고 그리워하는 만남이 아니라 스쳐지나가는 마주침에 불과했다. 마주침은 껍데기들의 억지 대면이다. 표리부동한 형제들의 겉모습에는 지독한 연기성이 덕지덕지 묻어 있었다.

매년 치러지는 부모님 영혼의식마저도 종교관의 덫에 걸려 합일 하지 못하고 파열음으로 마감 하면서 사분오열로 갈라졌다. 어떠한 가치든 지나치게 선호하면 우상이 되기 쉽다. 맹목적 우상은 믿음의 최대한 적 이다. 양적인 커짐 보다는 질적인 새로움이 지금 모두에게 필요한 것이다. 대립의 모순 속에서 통일이라는 조화의 꽃을 우리형제 마음에 심어주고 싶었다. 소리로 지친 피로를 침묵으로 일관하는 나 자신도 옹색하고 변변치 못하였다. 각자의 소신과 양심으로 어머님의 비손 모습을 상기 할 것이다.

형제는 동기일신(同氣一身) 이라 하는데 막왕막래(莫往莫來) 하다 보니 남 보다 못한 처지가 되였다.

 

 

 

우리들의 슬픈 자화상은 무거운 시간 속에서 독버섯처럼 상흔만 깊게 서려 있었다. 아픈 만큼 성숙 하는 것이다.

우리 모두 마음을 비우는 심리적 대청소가 절대 필요하다.

자신의 질투심이 미움과 불신을 조장 한다는 사실을 꼭 명심해야 한. 욕심의 배치가 뒤틀리면 틀릴수록 분열증의 늪에서 벗어나기란 요원 한일이다. 명랑 하지 못한 삶은 유죄 인 것이다. 정화수의 깊은 뜻을 새기고 최소한 내 도리를 다하는 것이 가족의 정의라 생각 한다. 알량한 자존심으로 형제의 정을 헌신짝처럼 내버려서는 안 된다.

정화수의 꿈은 절대로 깨지지 않을 것이다. 가슴 뭉클한 감회를 자아낼 수 있는 회한의 연으로 자손 대대로 이어져야한다.


채선후   15-03-15 22:04
    
천상국님, 안녕하세요? 채선후 입니다.  어슴푸레 떠오르는 어린시절처럼 문장이 좀... .기억은 희미할 수 있으나 문장은 의미를 담을 수 있는 단어를 잘 맞게 써야 되겠죠. 의미가 정확하지 않은 문장이 더러 있습니다.
그러나 선생님은 정확하게 정의를 내리고 있어서요. 기억을 더듬어주고 있는 아련한 느낌과 뭔가 의미를 전달하고자 하는 부분이 조화스럽지 않습니다. 글 분위기가 일관되게 흐르면 더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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