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의 거래가 이루어지는 일정한 장소를 우리는 시장(市場)이라 부른다. 종류에 따라, 혹은 시기에 따라, 또는 대상에 따라 농수산, 청과물, 의류, 5일장, 10일장, 도매, 소매시장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시장이 없다면 물건을 사려는 사람은 물건이 많이 생산되는 곳으로 직접 찾아가야 할 것이고 팔려는 사람은 일일이 소비자를 찾아다니며 물건을 팔아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 이렇듯 생산력이나 소비력의 문제가 일시에 해결되는 것이 시장의 기능이다. 이외에 철학적인 문제를 더하자면 파생적으로 유통되는 돈을 놓고 서로의 이익을 창출하려는 경향이 더해짐으로 생존을 위한 치열한 삶이 있다고 이야기 하는 것이다. 나에게 있어 시장은 삶인 것이다.
낮선 사람과의 소통을 통하여 여행의 묘미를 찾는 나로서는 종종 재래시장을 찾는다. 나에게 재래시장이란 삶의 터전이고 인생항해의 중심이었다. 세월이 흐를수록 장터엔 인적이 드물어지고 환경도 현대적으로 변해 차가운 느낌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상인들의 얼굴에서 웃음이 사라지는 것을 보며 그들이 처한 현실을 짐작만 할 뿐이다.
안동 용상동에는 사라져 버린 시장이 있다. 그러나 그것은 새로운 도약을 위해 새로운 장소, 새로운 모양으로 재탄생되어 화려한 새 출발을 했다. 그것을 기억하고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해 해마다 오가는 사람을 위해 잔치를 열고 있다.
나는 그곳에서 지난 추억의 장을 연다. 과거를 회상해 상상의 기억을 도출해 봄으로 새로운 미래를 꿈꾸는 장을 열고자 하는 것이다. 사라져 버린 옛 안동용상시장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었던 다양한 삶의 군상들을 현재와 비교해 본다.
시장사람들은 물론, 시장을 찾는 고객으로 하여금 추억을 불러 올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고, 시장 사람들은 그것으로부터 도약의 발판으로 삼는다. 그들의 삶은 움직이고 있다. 사진을 통해 잠시 멈춤을 보이는 것은 또 다른 출발을 의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