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acheZone
아이디    
비밀번호 
Home >  기타그룹 >  수필공모
  잊지 못할 '개린이의 날'    
글쓴이 : 신문주    20-07-14 23:30    조회 : 10,806

잊지 못할 개린이의 날

 

     ‘개린이의 날을 맞아 몽실이와 산책로로 가고 있었다. 지름길 같아 보여 처음 들어선 골목 왼편으로 단독 주택들이 몇 채 있었다. 둘째 집 대문이 열려 있었고 한 아저씨가 집 앞에서 승용차를 세차 중이었다. 그 집 대문 앞을 막 지나쳤을 때였다. 갑자기 푸들 한 마리가 열린 문으로 뛰쳐나와 몽실이를 향해 돌진했다. 가뜩이나 겁이 많은 몽실이는 몸을 웅크리고 골목 건너편 담벼락에 몰려서 쩔쩔맸다. 나는 푸들이 몽실이에게 다가갈 수 없게 가로막고 몸을 돌려 몽실이를 번쩍 들어 올렸다. 그리고 거기를 벗어나 산책로 쪽으로 걷기 시작했다. 그런데 왼쪽 발꿈치에 통증이 느껴졌다. 바짓단을 걷어 보니 이빨 자국이 선명했고 피멍이 맺혀 있었다.

      낯선 개에게 물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겁이 덜컥 났다. 길을 되돌아가니 아까 그 아저씨가 계속 세차를 하고 있었다. 내 상처를 보이고 통증이 있다고 말했더니 아내를 불러 왔다. 부부는 연신 미안하다고 하면서 휴대전화 번호를 주었다. 올 초에 푸들에게 광견병 주사를 맞혔다고 했지만 영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산책로를 포기하고 몽실이를 안고 부랴부랴 집으로 돌아왔다. 투병 중인 어머니께는 아무 내색도 하지 않고 급히 응급 처치법을 검색했다. 흐르는 물에 비누로 10분 정도 상처를 씻으라고 했다. 물로 씻고 식염수로도 수도 없이 씻은 후 소독약를 발라 밴드를 붙였다. 그런 다음 대여섯 군데 정형외과에 전화했지만 마침 공휴일이라 모두 휴진이었다.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그다음 날 동네 병원을 찾았다. 의사는 파상풍 주사를 맞거나 항생제 복용을 하라고 했다. 판막 수술을 했으니 근육주사를 맞지 말라는 주치의의 당부가 떠올라 주사 대신 항생제와 소염제를 2주간 복용하기로 했다. 2주가 되니 과연 상처가 아물어 붕대를 풀었다. 그런데 그게 끝이 아니었다. 의사는 상처방지 연고를 주면서 하루에 두 번씩 6개월간 바르라고 했다.

     상처에서 통증이 계속되고 독한 약을 먹어야 했을 때, 날 물었던 푸들과 강아지 간수를 못한 부부에 대한 원망과 함께 내 희생을 몰라 주는 몽실이에 대한 서운함이 올라왔다. 그래도 고비를 넘기고 나니 감사할 일이 눈에 보였다. 몽실이가 다리를 물렸으면 한 달은 족히 고정붕대를 해야 했을지도 모른다. 또 내가 맹견에게 물렸더라면 훨씬 더 큰 일이 났을 수도 있었다.

     무엇보다도 이번 사고로 확인한 점은 강아지는 야생의 본성을 간직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과학자들은 개의 조상이 회색 늑대라고 한다. 인간과 공생하면서 반려견으로 거듭났지만, 산에서 살면서 먹이를 공격하던 옛 습성이 핏속에 흐르고 있다. 평소에 푸들 강아지가 영리하고 순한 줄 알았는데, 그날 푸들 강아지는 갑자기 날 물었다. 때문에 강아지를 귀엽게만 보는 것은 반쪽 진실이다. 유기견을 거두어 키우며 시집 개의 노래들 (Dog Songs)을 펴낸 미국 시인 메리 올리버(Mary Oliver)도 강아지를 귀엽다고 하는 데에 반대한다. 그건 인간의 생각이요 편견이라는 것이다. 개는 우리와 깊이 공감할 수 있는 유일한 동물이라고 하지만, 우리가 미처 이해할 수 없는 영역이 분명 있다. 이 미지의 세계가 존재함을 늘 의식하고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겠다. 우리가 맡게 된 반려견들이 살아 있는 동안 행복하게 살면서 주변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지 않고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하겠다.

 


신문주   20-07-14 23:35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글을 올립니다. 요즘 큼직한 사회적 문제들이 쏟아져 나오는데, 시기에 적절한 글인지 염려가 됩니다. 개선할 점을  알려주시면 큰 도움이 되겠습니다.
노정애   20-10-23 16:50
    
신문주님
개린이의 날은 언제인가요?
저도 발려견을 키우는데 잘 몰라서요.
혹 언제고 언제 만들어졌다는 정보를 앞에 올려주면서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해 보시는것은 어떨까요.
첫 단락에 너무 자세하게 쓰여있어요.
작가님께서 하고 싶은 이야기는
개한테 물린 이야기인제 도입부가 너무 자세해서 긴장감이 떨어집니다.
그리고 개를 키우지 않는 독자들도 공감이 가도록 쓰시는게 좋습니다.
물리고난 이후 산책에서 더 긴장하고 조심하는 모습도 쓰셨으면 좋겠습니다.
개 한테 물리면 이렇게 고생을 하는군요.
정말 조심해야겠어요.
글 잘 읽었습니다.
 
   

신문주 님의 작품목록입니다.
전체게시물 22
번호 작  품  목  록 작가명 날짜 조회
공지 ★★수필 응모하는 분들은 꼭 읽어보세요 (6) 웹지기 05-15 76974
7 나는 한국인 (수정본) (2) 신문주 12-21 7133
6 나는 한국인 (2) 신문주 12-15 7317
5 길고양이 밥 주기 (6) 신문주 09-12 8875
4 한강의 선물 (수정본) (3) 신문주 07-24 6412
3 한강의 선물 (2) 신문주 12-03 10191
2 두 번째 생일 (2) 신문주 08-19 10513
1 몽실아, 엄마를 부탁해 (2) 신문주 03-23 6202
 
 1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