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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다 3형제    
글쓴이 : 정민영    13-04-25 11:54    조회 : 9,603
   바다 3형제.hwp (16.0K) [2] DATE : 2013-04-25 11:54:23
 ‘바다’는 언제라도 가고 싶은, 추억이 살아있는 장소다. 어느 누구나 바다에 대한 추억 한 두 가지는 가슴에 묻고 살아가고 있는 것 같다. 바다는 엄마의 품이라고도 하고 생명의 원천이라고도 한다. 그러한 연유는 그 넉넉함에 있다. 온 세상을 품고도 버거워하지 않음에 있다. 지친 삶이 찾아와 한을 토해내고 통곡을 하여도 ‘처얼썩, 처얼썩’ 하고 장단을 맞추며 조용히 들어줄 뿐이다. 경청의 달인이다.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인 나라다. 풍요의 바다가 삼면을 둘러싸고 있으니 배달민족은 축복받은 백성이다.
 바다는 뭇 사람들에게 추억의 장소로 기억되지만, 나의 바다는 호구지책의 장소다. 항구를 디자인하고, 해안을 보호하고 뱃길을 계획하는 것을 업으로 하는 엔지니어이기 때문이다. 바다가 사라진다면 하루아침에 실직자가 될 팔자다. 바다는 나의 밥줄이다. 이렇게 고마운 바다는 각각 다른 모습과 성품으로 나에게 다가온다.
 한 배에서 태어난 자식들도 성품이 제각각이듯이 우리나라의 바다도 동해, 남해, 서해가 각각 독특한 특성을 갖고 있다. ‘바다’ 하면 동해를 떠 올린다. 우리는 동해바다를 찾지 않으면 한국인의 자격을 상실하는 것처럼 동해로, 동해로 떠난다. 동해로 가는 영동고속도로는 사시사철 몸살이 날 지경이다. 동해가 이렇게 후한 대접을 받고 있을 때, 남해와 서해는 아무런 불평이 없다. 바다는 질투를 하지 않는다.
 동해는 젊은 바다다.
 청춘은 꿈을 먹고 살며, 꺼지지 않는 열정이 있으며, 에너지는 끊임없이 솟구친다. 동해는 짙푸르고 강하다. 그 바다는 지칠 줄을 모른다. 해수면이 일 년 내내 비슷한 것은 에너지의 변동이 거의 없음을 뜻한다. 강한 힘을 가진 바다는 주변의 해안선을 단단한 바위와 절벽으로 만들었다. 바다의 힘이다. 바다가 빚어내어 해안에 형성된 경관은 어떠한 인공의 조형물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시간의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품고 있는 속내를 다 내보이는 맑은 물은 청춘의 순수함이다. 청춘이 꿈으로 가득한 것처럼 그 바다는 오직 푸른 하늘만을 담고 있다. 크고 작은 섬을 거의 품지 않았다. 젊음의 도전에 장애가 될 만한 것은 모두 버리고 오직 꿈을 향할 뿐이다. 젊음의 힘을 한 곳으로 모아야 함을 말하고 있다. 그 꿈을 상징하고자 아득하게 먼 곳에 독도라는 섬을 품고 있다. 꿈은 많은 갈등을 슬기롭게 극복하는 자가 품을 수 있음을 알려주기라도 하는 것처럼 독도는 이웃 일본과 끊임없는 갈등의 장이 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동해의 자랑은 일출이다. 호미곶, 정동진을 비롯한 많은 일출 명소가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신년에 맞이하는 일출은 한 해 동안 줄어들지 않는 에너지를 준다. 그 붉게 떠오르는 태양을 보고 싶다.
 남해는 중년의 바다이고 어머니의 품을 지닌 바다다.
 중년은 열심히 일하는 시기이고 어머니는 자녀들을 양육하여야 하는 삶이다. 남해는 수많은 섬을 자녀들처럼 품고 산다. 바다와 더불어 사람이 살아가는 섬과 사람을 대신하여 흑염소가 주인인 섬과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는 천연의 섬들이 서로 옹기종기 모여 다정하게 지낸다. 그 다정한 모습이 너무도 아름다워 우리는 이곳을 ‘한려수도 삼백리’라고 부른다. ‘삼백리 한려수도’와 접한 해안도로는 우리나라의 가고 싶은 ‘아름다운 길’로 연인들을 유혹하고 있다. 그 아름다운 바다는 사시사철 굴, 전복, 멸치, 미역, 광어 등 풍부한 해산물을 끊임없이 생산한다. 이 바다에서 생산된 해산물은 그가 품고 있는 섬과 해안 주변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양식이 되고 전국의 식탁에 오른다. 더 나아가 우리나라 대표선수로 해외까지 진출하여 그 우수성을 입증하고 있다. 이렇게 다정하고 부지런하게 살아가다가 ‘적조’라는 몹쓸 병이 찾아들면 참을 수 없는 괴로움에 온 몸을 비틀며 고통을 호소한다. 처절한 몸부림으로도 고통을 참을 수 없게 되면 바다를 떠나 육지로 도망쳐 나오기도 한다. 우리는 이러한 현상을 해일이라고도 한다. 남해는 무엇보다도 사색의 명소다. 중년을 대표하는 말이 ‘불혹’이듯이 남해는 망해암, 향일암 등 깨달음에 이르는 사색의 명소가 즐비하다. 남해섬의 망해암에서 바라보는 바다는 엄마의 품이다. 언제나 고요하고 잔잔하다. 바람을 잠재우고 달과 별을 품고 산다.
 서해는 노년의 바다다.
 조위차가 10여 미터에 이른다. 파도는 잔잔하고 물길은 빠르다. 해수면의 변동 폭이 큰 것은 노년의 삶은 모든 것을 수용할 수 있을 만큼 넉넉해져야 함을 말하고, 물길이 빠른 것은 호흡이 거칠어졌음을 의미한다. 긴 여행에서 돌아와 지친 몸으로 언덕에 올라 석양 노을을 바라다보는 백발의 노인처럼 바다는 회색을 머금고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다. 서해는 남해처럼 수많은 섬을 품지 않는다. 내려놓음이다. 종갓집에 대를 이을 장손이 필요한 것처럼 꼭 필요한 곳에 몇 개의 섬을 품고 있을 뿐이다. 며칠 밤낮을 지새워도 끄떡없던 젊은 날의 열정과 에너지는 다 소멸되고 하루 밤낮을 버티기가 힘들어 하루에 두 번씩 썰물이 되면 자신의 짐을 밀어내면서 속살을 드러낸다. 그리고는 자신이 품고 있던 바지락, 조개, 굴 등을 내어준다. 비워가는 삶이다. 그 바다는 석양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 아름다운 이별을 꿈꾸는 바다다. 강화 앞바다에 위치한 석모도는 석양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는 최고의 명소다. 연인과 더불어 석모도의 석양을 보면서 귀밑머리 파뿌리 되도록 사랑하겠다는 사랑고백의 장소이기도 하다.
 바다는 말없이 삶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금수강산인 우리나라의 바다는 일생을 보여준다. 한 번뿐인 인생을 풍요롭고 후회 없이 살려고 한다면 바다를 자주 찾을 일이다. 바다의 소리를 들을 일이다. 찬란하게 마지막 빛을 발하는 석양처럼 내 삶도 아름답게 마무리되기를 꿈꾸어 본다. 바다가 우리에게 보여주는 열정과 사색과 내려놓음은 삶에서도 가장 필요한 세 가지란 생각이 든다.

문경자   13-04-28 14:42
    
누구나 바다에 대한 추억 한가지는 가슴에 묻고 살아 가고 있는것 같다. 고 하는 글에서 문득
내가 태어난곳은 바다와는 거리가 멀어서인지 20대가 다 되었을 때 바다를 구경했답니다.
정민영님은 고향이 바다가 있는 곳인지 궁금합니다.
바다 3형제 잘읽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제일 쓰고 싶은 곳은 어느 곳인지요.
그냥 생각하는데로 쓰면은 글이 지루 해지기 때문에 어느곳에서의
추억이라던지 가까운 분들과 같이 했던 재미있는 이야기가 들어가면
좋을것 같습니다.
석모드에서 석양을 버라보는 연인들의 모습을  글로 써도 읽는이들에게 즐거움을
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정민영   13-04-28 22:02
    
작가 선생님!
    귀중항 시간 저의 글을 읽어 주시고 지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전 글을 쓰면서 항상 생각을 합니다. 제가 왜 글을 써야 하는가?
    저의 이글은 모두가 바다를 찾는데 그냥 놀지만 말고 바다를 알고
    즐기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글을 썼습니다. 바다는 나의 삶인데
    아무도 바다를 가볍게 보는데 경종을 울려보려고 시도했습니다
    감사합니다. 더욱 정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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