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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수유감    
글쓴이 : 정민영    13-08-30 13:34    조회 : 9,402
장수유감
 
 지인에게 보낸 우편물이 반송되었다. 수취인 불명이란다. 전화를 걸어 확인을 했더니 얼마 전에 수도권의 위성도시로 이사를 했단다. 그는 아들만 삼형제를 두었는데 최근 몇 년 동안에 모두 장가를 보냈다. 짐작컨대 아들 전세비용을 장만하느라 서울 집을 팔았지 않나 싶다. 이렇듯 주변의 베이비 붐 세대들이 자녀를 결혼 시킨 후 이사한 경우를 자주 접한다. 베이비 붐 세대들의 공통적인 생각은 자녀들이 결혼하면 부부만 따로 살아갈 모양이다. 그들의 자녀들도 분가하여 사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있다.
 노인 정책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장수시대가 새로운 문제를 만들었다. 은퇴 후 40년이라는 오랜 삶을 과거에는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에 대책도 백가쟁명식이다.
 여론화된 노후대책은 대체적으로 두 가지로 요약되는 것 같다.
 하나는 죽는 날까지 건강해야 된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경제적 독립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건강을 위해서는 나이에 적합한 꾸준한 운동과 섭생이 강조되고 있고, 경제적 독립은 노후에 소요되는 돈을 은퇴 전에 미리 마련해 둘 것을 요구하고 있다. 외면적으로는 그럴듯하지만 속내를 살펴보면 탁상공론일 뿐이다. 심신의 건강은 당연한 말이고 노후에 소요되는 비용을 은퇴 전에 마련한다는 것이 가당키나 한 대책인가 말이다. 30여년 직장생활하면서 자녀교육 시키며 먹고살기에도 벅찬 환경에서 어떻게 노후 40년 동안 먹을거리를 미리 장만할 수 있다는 것인지...... 이렇듯 실현성이 없는 대책의 여론화는 겨우 버티고 있는 서민들의 기분을 우울하게 만들고 있다.
 100세 시대 준비는 우리 모두의 지혜를 모으고 각자의 역할을 분담하여 공동대처를 해도 해결방안이 묘연한 사안이다. 한 가지 방법은 전통적인 가족제도의 복원에 있다고 생각한다. 3세대가 함께 사는 우리의 가족제도는 ‘효사상’을 근간으로 한다. 아버지는 자식을 위해 온 힘을 쏟아내고, 자식은 아버지의 노후가 편안하도록 봉양하는 것이다. 이러한 가족제도의 가장 큰 장점은 생과 사가 가정 내에서 이루어지고 영속성을 갖는다는 것이다. 급격한 도시화와 함께 핵가족제도가 태동하면서 전통적인 가족제도가 깨뜨려졌다. 결과적으로 핵가족제도는 신.구 세대의 단절을 초래하였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세대 간 단절과 장수시대가 결합하여 노인문제를 더 심각하게 만들지 않았나싶다. 지금이라도 전통적 가족제도의 복원을 서둘러야 한다.
 현재의 아파트 구조를 3세대 중심의 아파트 구조로 개조할 수 있는 방안을 전문적으로 연구할 필요가 있다. 우리의 전통적인 3세대 방식의 가족제도가 복원된다면 상당 부분 노인문제는 해결될 것이다. 전통적인 가족제도의 복원과 함께 노인 공동체의 활성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노인 세대가 삶의 지혜를 사회에 되돌려 줄 수 있을 때 우리 사회는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사회 여론을 돌릴 필요가 있다.
 현재의 언론매체와 사회 지도층은 노년의 삶을 진단하면서 신.구 세대의 단절을 당연한 것으로 가정하고 대책을 제시하고 있다. 자녀의 부모 부양은 선택사항 정도로 여론을 몰아가고 있다. 아버지와 아들이 한 집에서 살려는 생각은 구시대적 발상으로 매도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부모부양을 인륜의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지혜의 전수와 문화의 전승이란 측면에서 강조하고 싶다. 한 민족의 문화는 책과 교육을 통해서만 전달되는 것이 아니다. 앞선 세대의 삶을 통해서 후손에게 자연스럽게 전승되어야 한다. 아버지 세대는 사회 활동에 전념하고 세상을 배워야 하는 손자의 교육은 풍부한 인생의 경험으로 삶의 지혜를 터득한 할아버지가 담당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삶의 지혜가 전수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우리의 전통적인 가족제도의 장점을 널리 홍보하여 여론화시켜야 한다. 개인은 스스로의 삶을 돌아보아야 한다.
 가족문제가 있을 때 그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는 측은 부모세대라고 생각한다. 간섭과 지시를 조력과 협의로 자세로 바꿔야 한다. 부모는 자녀에 대하여 죽을 때까지 헌신할 의무가 있다. 부모로서 죽는 날까지 자녀를 위해 한 방울의 땀도 아끼지 말고 흘릴 수 있는 각오를 해야 한다. ‘일일부작 일일불식’의 정신으로 은퇴 후의 여생을 살아야 할 것이다.
 지금 여론화되어 있는 경제적 독립에 의한 노후대책은 중산층이 감내하기 힘든 대책이다. 베이비 붐 세대들은 그리 많은 돈을 가지고 있지 않다. 기죽지 않고 살겠다며 얼마 되지도 않는 돈을 은행에 저축한 후 그 돈에 의지해 살려고 했을 때, 날로 악화되는 환경에서 살아가는 자녀들의 원망을 감당할 수 없을 것이다.
 죽어도 같이 죽고 살아도 같이 살아야 하는 가족들이 지혜를 모아 마주치는 난관을 함께 극복하려고 할 때 행복이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본다.
 무엇보다도 그 오랜 삶을 통해 무엇을 이루어낼 것인지 스스로에게 물어야 할 때다.

홍정현   13-09-04 08:23
    
문장이 간결하고 잘 다듬어져 있어 글쓴이의 의도가 정확하게 전달되네요.
'부모는 자녀에 대하여 죽을 때까지 헌신할 의무가 있다.'
이 글을 읽으니 저의 부모님과 시어머님 생각이 납니다.
아직도 다 큰 자식들 뒷바라지에 고단하신 부모님께 애정 표시를 화끈하게 해드려야겠어요.

수필 창작 시간에 교훈적인 글은 독자들의 흡인력을 떨어뜨린다고 배웠습니다.
그리고 교수님께서  '~유감' 이란 글의 제목이 부정적이고 교훈적이라 좋지 않다고 하셨지요.
제목을 수정하고 내용에 에피소드를  삽입하여 좀 더 구체화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정민영   13-09-05 11:07
    
선생님의 말씀에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사실 저도 제목이 마음에 들지 않았거든요. 고민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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