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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샛별이네 사는 이야기(5)    
글쓴이 : 정상묵    19-03-22 23:51    조회 : 51,300
 요즘 새벽은 인시寅時에 시작 됩니다. 새벽 3시쯤.
이때 쯤에 고단한 초벌잠 자고 볼일 보러 마당에 서면 이월 보름달이 구름속에 은은히 빛납니다.
인기척 소리에 박새 딱새 대숲에서 부시럭 우짖고 닭장에 장닭도 꼬끼오! 새벽을 알립니다. 이때부터 잠시 고요했던, 항간에 귀신새라 불리우는 호랑지빠귀도 휘이 휘이 울고 올빼미도 우후후후우 부엉 울어 간절히 구애의 세레라데를 펼칩니다.이 숫컷 새소리 간절하여 다시 잠자리 드는 것은 포기 입니다. 마치 내 일인량 저 간절한 구애에 애닯고 왜 빨리 사랑을 받아주지 않는지 암컷에게 야속한 마음이 절로 듭니다. 같은 숫컷으로요. ㅎ
 그래 깨어난 집사람과 도란 도란 얘기 나눕니다.
 사실 이때가 하루중 가장 좋습니다.
 어느 정도 잠을 자 몸이 개운하고 정신적으로도 맑아 어떤 얘기를 나누어도 정담아닌 정담이 됩니다. 얘기 사이 사이 새벽새 우짖어 산중은 아늑한 딴세상에 온 느낌입니다. 옆에서 새근새근 샛별이 잠자는 소리가 무한한 평안을 줍니다. 겨울별들이 아쉽게 서녘에 기우뚱 기울며 지난 겨울 추억들을 한껏 불러일으킵니다. 아 이 겨울도 저 별들따라 아쉽게 집니다. 춘분이 오고 참꽃 진달래꽃 피어 절골은 점차 꽃대궐 이뤄가는데 가는 겨울은 새벽 별자리에서 긴 꼬리 여운 남기며 아쉬운 다음을 기약합니다. 아 저 겨울별과 헤어짐도 이렇게 애닯은데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짐은 말해 무엇합니까.
 우리 민족 동족 상잔과 이산가족으로 슬픔과 통한을 안고 70여년을 헤메이고 있다니 이 새벽 깊은 한숨과 통탄이 절로 나옵니다. 그래 간절히 손모아 귀신새처럼 읇조립니다. 제발 남북 평화와 교류의 기운이 싹트이길 기도하고 기도합니다. 샛별이 군대갈 나이쯤에는 제발 징병제로 남북 대치 아닌 모병제로 월급받고 군복무하는 지원제가 오길 바래고 바래봅니다. 셋째 한샘이가 작대기 두개 일병달고 첫휴가 나왔다 간지 얼마 안됩니다. 위로 형들이 둘다 군복무 마치고 셋째가 군복무 중인 우리 가족으로서는 더욱 남북평화가 오길 간절히 바랩니다. 이런 새벽 이런 정조속에 여명은 고요히 밝아 옵니다.

 우리집 넷째 고요는 현재 중2로 2005년1월 27일 목요일에 태어났습니다. 그래 지금 우리나이로 열다섯 입니다. 
이름을 고요하라 해서 고요라 이름지어 줬는데 이름답지 못해 시끄럽다고 가끔씩은 놀려먹습니다. 그 재미가 쏠쏠합니다. ㅎ
셋째 형아가 군대간 지금 고요는 어엿한 우리집 장남아닌 장남입니다. 큰 형아 둘은 군대 간 순간부터 남의 자식으로 치부하여 대학생이 되어 지금도 얼굴 보기가 하늘에 별따기 입니다. 그래 고요는 둘 동생 돌보고 부모님 일손 거드는 사실 요즘 아이 같지않은 어엿한 장남 입니다.
 그 고요가 세상에 온 날은 눈이 엄청 내렸습니다.
집사람 선녀님이 이슬이 보이고 배가 아파오자 3키로 아래 큰동네에다 트럭을 갔다 놓고 여차하면 대우달린 4륜 경운기 타고 내려갈 준비를 단단히 하였습니다.진통이 주기적으로 계속되고 더 견딜수 없어 병원 가야하는 시간이 닥쳐 준비물 가방을 챙겨 산모 집사람 경운기에 태워 시동걸고 눈길을 헤쳐 나아갑니다. 까딲하다간 헬기 요청할 지경입니다. 큰마을에서 트럭을 갈아 타고 한시간 넘게 걸려 포항성모병원에 도착했습니다.
 이렇게 힘겨운 과정중에 저희집에 온 귀한 보배 손님이 넷째아들 고요입니다.
고요는 초등학교 입학하여 1학년 가을 학예회 시간에 여자친구 진실이와 함께 개회인사를 하여 저희를 기쁘게 했습니다. 아주 똘방똘방 했습니다. 저도 지난 시절 초등 일학년 입학하여 학예회때 병아리 개회 인사를 하고 송아지를 부른 기억이 새록 새록 떠올라 오버랩 됬습니다.아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구만! 속으로 웃음이 다 나왔습니다.
 그 아이가 무럭 커 이제는 부모 일손 너끈히 돕는 중2가 됬었습니다.
 지난 화요일 봄꽃 산자고꽃 보러 고군산군도 신시도와 지리산 화엄사 홍매화 보고 밤길 달려오는데 고요 담임선생님으로 부터 전화가 걸려 왔습니다. 금요일 학부모 간담회가 있으니 꼭 참석해 달라는 부탁 말씀이었습니다.그러시며 고요가 학급 반장이라 말씀하셔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또 고요가 집에서 오락을 잘 하는지 물어 오셨습니다. 집사람이 토요일이나 좀하지 많이 하지 않는다 전해줍니다. 그래 제가 고요는 집에 오면 저희랑 농사일도 하고 나무도 합니다. 군불도 때고 밥상도 거들고 저희랑 함께 합니다. 그리고 그외는 잘 모릅니다. 어렸쓸때부터 몸에 일이 배어 자급자족하는 정서와 습관을 길러주면 커서도 스스로 살아가는데 문제가 없습니다. 해서 학교에서도 공부 공부 너무 애쓰지 마시고 고요랑 즐겁게 지냈으면 합니다.하고 전화를 끓어 습니다.
 고요가 5,6학년 때쯤 사춘기가 와 아버지가 무슨 말하면 한때 불퉁불퉁한 때가 있었습니다. 허지만 그 기간이 지난 지금은 무슨 말을 제가 하면 예! 하고 묵중이 자기 할일 합니다. 참 대견하고 어느때는 지 스승같기도 해 항상 믿음직스럽습니다. 그래 형아들이 타지에서 오면 고요는 집에서 너희가 있지만 사실상 장남이다 하고 웃습니다.
 지난 주말에는 감자심을 밭에 엄마랑 같이 거름뿌리고 지난해 고추심은 밭 정리도 하였습니다. 유치원생 샛별이도 같이 따라나서 거듭니다. 일을 같이하면 일이 엄청 즐거워요. 그래 일도 쉽고 진척도 빠릅니다. 큰아이들도 그래 컸습니다. 둘이 밖에 나가 아르바이트하며 자취하며 대학다녀도 하나도 걱정 되지 않아요. 군대간 셋째 한샘이도 정비병으로 제 역할 잘 하고 있는 것 같아 부모로서 안심입니다. 이건 다 일이 몸에 배어 있어 한시름 놓기 때문입니다. 
 그래 고요에게 동생들과 집을 맡기고 집사람과 나들이해도 걱정없이 다녀옵니다. 밥도 하고 군불도 때고 동생 데리고 자고 아침에 전화해주면 일어나 동생 겨울이(초등5)와 샛별이(유치원생) 둘 데리고 학교 잘 다녀 옵니다. 한밤중에 와도 자기방과 우리방 군불 따끈하게 때 놓고 해서 어른 같습니다. 그래 항상 고마움이 큽니다. 어찌 장남이라고만 하겠습니까. 인생 동반자입니다. 
 그래 하루 삶이 가능합니다. 
 하루 일하고 하루 감사하고 그 결과로 오늘 살고 또 주어지면 내일도 또 오늘처럼 일하고 감사히 살뿐입니다.
 그외는 모릅니다.
텃새 딱새도 박새도 그렇게 살고 우리에게 계란을 선사하는 닭도 그리 삽니다. 그래도 봉황처럼 빛나고 새벽이나 낮이나 맑게 노래합니다.
 보석해 뜨고 달이 밝아 해가 가고 달이 갑니다. 꽃피고 새울고 새벽별 뜨면 하루 시작입니다.
이렇게 새봄 맞아요.
생강나무 노랗게 꽃피어 계곡마다 한물입니다.
향기 코를 찔러 뭇 친구들이 다 되살아 납니다.
아 문학도 되살아 나 김유정의 동백꽃 점순이 알싸한 향기도 난것 같아요.

고요로 인해 우리집은 봄이요 행복입니다.
그런 아이에 둘 보석 겨울이와 샛별이가 집안에 재롱거리입니다.
자전거 타고 마당을 가로 지르면 지지배배 제비가 부럽지 않아요.

이 봄밤
바람도 자고 보석 아이들도 잠잡니다.
딱새도 자고 박새도 잠잡니다.
광대나물꽃 냉이꽃도 잠잡니다.
이제 글 마치고 선녀님 손잡고 잠자리들면 절골은 고요히 잠나라 입니다.
은하수 별들이 도란도란 깨어 절골 마당 하얗게 흘러갑니다.

벗님들도
꿈나라 가시길!!!


노정애   19-03-29 16:11
    
정상목님
글이 산수화 같아요.
멋진 다큐 한편 본 것 같기도 하고
참 좋습니다.
보기는 좋아도 생활에 여간 불편하지 않을실텐데
이 글을 읽는 저는 그저 아름답게만 보입니다.
자녀들을 참 멋지게 키우신것도 부럽고
고요의 대견함도 부럽기만 합니다.
바르고 맑은 심성으로 키우니 아이들도 반듯하게 자라나 봅니다.
정상목님의 아름다운 삶을
이렇게 글로 보내주시니 읽는 독자도 마음이 맑고 아름다워 지는것 같아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정상묵   19-03-29 20:42
    
노정애 선생님

 어떤 글을 남한데 선뜻 내보인다는 것은 한편 남새스러운 일입니다.
마치 과년한 딸을 선보일때처럼요.
그래도 부끄럼 앞세워 선보이는 것은 시집보내는 딸을 아끼고 사랑해주는 사람이 어딘가는 있을 거라는 믿음 때문입니다.
또 과년한 딸은 붙들어 둘수도 없고 자기 님찾아 집을 떠나기 때문입니다.
글을 꼭 거기에 비유할수 없지만 닮은 면도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이렇게 겸연쩍은 글을 관심갖어 주시고 과찬해주셔 부끄러움이 앞섭니다.
삶은 벌거숭이 그대로라 보태거나 뺄수없는 감인甘忍 참고 달게 받아들여야 하는 엄혹한 현실입니다.
그것에 최선을 다할 때 최소한의 생존도 가능하고 행운이라면 행복이란 감로차도 맛볼수 있는 대장정입니다.
 그래 일일건건
 하루 열심히 살뿐입니다.
꽃도 피고 새도 울고 별도 찾아오니
결코 사람으로서 외롭지만은 않아요.
 거기다 힘을 보태는 님 , 그 님과 함께 한다면요!
 그래 애닮게 울어되는 새벽새와 하루 내 해동갑하고
밤고요도 같이 합니다.
 그것이 어느순간 노래로 들리며 글을 쓰는 밤일과가 됩니다.

 선생님의 행복을 기원드립니다.

 추신; 제이름은 상묵
 묵사발 묵 정상묵입니다.
 묵사발로 기억해 주세요
 ㅎㅎㅎㅎㅎ
노정애   19-04-02 15:22
    
이런
큰 실수를 했군요.
제가 노환으로 돋보기를 끼고 봤어야했는데...
죄송합니다.
다음부터 주의하겠습니다.
정상묵   19-04-03 01:08
    
노정애 선생님!

 아니어요.
 많은 분들이 그렇게 불러요.
 상묵보다 상목이 부르기 쉬운가 봐요.
 오죽하면 상목이 아닌 묵사발 묵
 상묵입니다.
 이렇게까지 얘기하며 웃겠습니까?
 이름때문에 한벗 웃어 좋은 세상입니다.
 
 편한 마음 가지세요
 ㅎ
정상묵   19-04-04 21:38
    
노정애 선생님

 한상기 선생님이 페이스북에서 저희를 소개한 담벼락 글입니다.
 부르럽지만 내놓습니다.
 무량 행복을 기원드립니다.

https://m.facebook.com/story.php?story_fbid=415421709192133&id=100021729232736&sfnsn=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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