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의 오전약수에서 시작되는 내성천 줄기는 영주의 이산, 평은, 용혈리, 서천, 수도리, 호명, 가오실을 거쳐 예천 중심부인 한천, 회룡포, 삼강까지 구비 쳐 흐르는 장장 250리(106.29km)구간이다. 익히 알다시피 내성천의 상류는 산골이라 물살이 급하고 협소하지만 산재한 문화재랑 어우러진 볼거리가 많으므로 타 지역에 사는 사람들로부터는 가 보고픈 지역1순위로 꼽히고 선망의 지역으로 불리 운다. 중류는 선몽대를 위시한 문화재와 자연부락을 끼고 완만하고 평화로우며 하류는 아름다운 절경을 일품으로 꼽고 유속이 느리고 지대가 평평하고 넓어진다. 그리고 월악산을 지난 금천과 태백산을 지나는 반변천이 만나는 끝 지점에는 우리나라 마지막 남은 주막으로 불리는 삼강주막이 위치해 있다.
이산초등학교에서 시작한 강 따라 걷기는 서울에서 온 일행들이 주가 되고 안동의 몇몇은 객이 된 형태의 소규모의 걷기 놀이였다. ‘어떤 형태의 답사일까?’ 라는 생각의 물음이 채 가시기도 전에 벌써 지율 스님은 물에 들어가 걷고 있고 일행은 허겁지겁 신발을 벗는 이, 벗을까 말까를 고민하는 이, 바짓가랑이를 걷어 올리는 이, 등으로 분답다.
나는 늘 그렇듯이 자연의 생태를 그대로 즐기기 위해 옷을 정리하고 할 것 없이 맨발로 바로 뒤따른다. 약간의 소란스러움을 피하기 위해 일행과는 멀찌감치 떨어져 느리게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니 하염없이 좋다. 물의 깊이도 옷이 젖는 것에도 무관심이니 상관없고 맨발도 부드러운 모래의 감촉을 즐기니 상관없고 혹시 있을 짐승과의 조우도 항상 입버릇처럼 '지 복이지..'하니 상관없다.
다만 거기 그 순간 들리는 물소리, 새소리, 풀벌레 소리, 가끔 낮선 이방인에 놀라 도망가기 위해 풀쩍 뛰어오르는 고기들 모습에 내가 자연과 함께 교감한다는 광오한 생각을 가지고 있으니 나는 신선된 느낌, 그렇게 즐길 뿐이다. 이렇게 큰 자연을 범인인 내가 작은 기기 하나로 표현한다고 하고 있으니 선들은 아마도 웃고 있을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