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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용실에 가다    
글쓴이 : 신영애    19-02-07 22:56    조회 : 5,622
   미용실에 가다.hwp (18.0K) [0] DATE : 2019-02-07 22:56:37

[미용실에 가다

                              -신영애-

그곳은 재래시장의 중간에 있었다.

 

재래시장의 입구에는 특이한 헤어스타일의 원장이 하는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 수 있는

브랜드 헤어숍이 있었다. 그곳에서 몇 번 파마를 한 적이 있는데 한번 갈 때마다 20만원을

거뜬히 넘기는 비용 때문에 갈 때마다 다음부터는 가지 말아야지 가지 말아야지 하던 곳이었다.

 

주변에 대학교가 있어서인가 운동하러 가는 길에 잠시 둘러보았는데도 미용실이 족히 6~7개는 있었고 호객용으로 붙여놓은 가격도 천차만별이었다.

재래시장처럼 파는 사람이나 사는 사람이나 부담 없이 거닐면서 구경할 수 있는 곳이 나는 좋다. 사람 사는 냄새가 나고 물건의 품질이야 좀 떨어져도 농약과 거리가 멀 것 같은 야채,과일,채소들...(나중에 친구가 하는 말이 오히려 대형마트 물건들이 신선하고 값이 싸다고 하면서 내가 이상한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다고 하였다)

 

어느 날 오후 간만에 어슬렁어슬렁 재래시장 구경을 하려고 나섰다. 무엇을 딱히 살 것도 아니었고 사야겠다는 생각도 없이 그냥 , 단순히 그냥 구경만 하자는 생각으로.

'장미 미용실'

화학약품이 아닌 천연약품으로 헤어 펌을..이 문구에 마음이 끌려 오도카니 서있었다.

유리 너머로 보이는 실내에는 미용사인 듯 한 여자가 한명 뿐 보조도 없이 손님 한명이 파머를 하고  있었다. 그때 건너편 이불가게에서 나이 지긋한 아주머니 한분이 나와서 "파마하시게요?"한다.

 

"... 여기 천연약품으로 펌을 한다고..."

뭐 어디인들 자기네 펌 약이 화공약품으로 해롭다고 하겠냐마는 어쨌든 나이 지긋한 그 아주머니는 머리 손상이 없음을 강조를 하면서 싸게 해드린다고 하였다. 아마 원장쯤 되고 미용실에 있는 저 아가씨가 미용사 인가보다 생각하면서 나는 주말에 오겠다고 했다.

 

그렇게 해놓고 오늘 나는 약속한 미용실로 갔다.

작고 아담한 사이즈의 미용실에는 20대의 여리여리 한 아가씨가 나를 반갑게 맞이해주었다.

어딘가 어색해보이고 뭔가 아쉬움이 들면서 과연 내 머리를 잘 할 수 있을까 생각이 들었다. 뭐가 대단한 머리라고 참...그러면서 속으로 그 원장은 어디 있는 걸까.. 왜 안오는 걸까...하면서 건너편 이불가게를 쳐다보았다. 아가씨는 여느 미용실과 달리 아무 말이 없이 그냥 내 머리를 만지작만지작 거린다. 아마 내가 어떤 조건을 얘기해주기를 바랐는지도 모를 일이다.

 

나는 내가 원하는 스타일과 펌의 강도, 손상 없이 천연약품으로 , 영양제도 첨가 뭐 기타 등등..요구사항을 얘기했다. 그렇게 해서 그 미숙한 듯 미더운 아가씨에게 내 머리를 맏겨놓고 선 나는 속으로 '그래, 망해야 그 머리겠지. 뭐 잘한다고 해도 그 머리 일테고...'하고 위로하며 편한 마음으로 아가씨에게 머리를 맏겼다.

 

이곳은 대학가 주변인데 왜 가격이 천차만별이냐, 비용이 싸면 약품이 싼 것이냐, 그럼 머리가 많이 상한다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 여기는 천연약품이라고 하니 머리카락손상이 정말 적느냐... 정말이지 지금껏 어떤 미용실에 가서도 한번도 궁금해 하거나 물어본 적이 없는 질문을 나는 그 아가씨에게 했고, 또 차분하게 그 아가씨도 설명을 해주었다.

 

잠시 후 손님이 왔고 아가씨는 "엄마는... 어쩌구..."하고 그 손님은 다시 온다고 하고 나갔다. 나는 ", 원장님 따님이세요?" 하고 물었다. 그러자 아가씨가

"아니요. 여기는 제 미용실이구요. 엄마는 건너편 이불가게를 하세요.

저는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미용에 관심이 있어서 공부는 안하고 미용기술을 배웠구요.

대학교도 미용전문학교를 갔어요. 지금 27살이니까 거의 10년 정도 되었어요..."

 

, 그랬구나.......내가 하는 생각이라고는... 그 아가씨는 자기는 커트보다는 파마에 자신이 있는데 특히 손님들의 모발손상에 관심이 많아서 약은 좋은 것으로 사용하되 별도의 직원을 두지 않고 자기가 직접 하여서 비용을 줄이는 쪽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도 해주었다. 젊은 친구가 생각이 올곧고 기특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나중에 파머를 하기 시작할 때쯤 엄마라는 분이 들어와서 일전에 오셨던 분이냐고 아는 체를 하면서 다시 와 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도 하고 커피도 타주고옆에서 딸을 도와 이것저것 잡다한 일을 해주기도 하였다.

 

부모마음이 다 그렇듯이 자식이 하는 일이란 게 물가에 내놓은 아기마냥 언제나 손이 가야하는 줄 알고 혼자서는 못할 것 같고 홀로 걸어가는 모습이 안스럽고 불안불안 할테지만 원장아가씨는 딴에는 성인이고 다 컸다고, 더구나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해서 10년 가까이 했으니 웬만한 건 다 할 줄 안다고 생각 할 테고 때로는 부모의 걱정어린 관심이 지나친 노파심이라고 투덜거릴 수도 있으리라. 그래도 엄마와 마주보고 가게를 내어 부모의 그늘아래서 자신을 뜻을 펼쳐나갈 생각을 하니 내 딸 마냥 그렇게 기특하고 이쁠수가 없었다.

 

물론 파마는 내가 원하는 대로 잘 되었고 (중간 중간에 틈틈이 그 엄마라는 분이 이분은 영양제도 꼭 해드리고 파마도 더 많이 신경써서 해드려야 한다고 그 딸에게 아니 원장에게 말을 하고 그 원장은 자기가 잘 알아서 할 거라고 하였다)나는 그 젊은 아가씨 원장에게 신뢰가 갔다. 비용도 그동안 내가 다녔던 곳에 비하면 절반가격도 아니어서 마음 같아서는 그 원장아가씨에게 음료라도 한잔 대접해주면서 열심히 잘 하라고 응원도 해주고 싶었다.

그 마음으로 다음에도 계속 찾아가면 되리라 생각하면서 미용실을 나섰다.

 

20대 시절 나는 허리 위까지 긴 생머리를 기르고 머리를 휘날리며 지냈다.

여자는 모름지기 머리를 길러야지 하는 이상한 고정관념이 나를 어떻게 길들여 놓았는지

나는 한 번도 머리를 짧게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30대 시절 아이 둘을 낳고 보니 긴 생머리는 아이들에게 무엇을 할 때마다 불편하였다.

가령 머리카락이 아이들 얼굴을 간지럽혀 애들이 싫어하고, 밥을 먹일 때도 머리카락이

걸리적거렸고, 아기 띠로 아이를 안은 상태면 머리카락을 당기기도 하였다.

질끈 동여매고 다녀도 불편하기는 마찬가지..

어느 날, '사랑과 영혼'영화를 다시 볼 기회가 있어서 보고나서 데미무어의 커트머리가

참 매력적이라고 생각이 들어 과감하게 커트를 하고난 다음부터는 어깨 밑으로 머리를

기른 적이 없다.

 

긴 머리를 감고 나서 말리는 시간이 많아서 직장생활을 하는 나에게는 시간이 너무나 아깝고 여간 성가신 게 아니었는데 커트를 한 후로는 수건으로 대강 털고 드라이어로 말리고 빗질 몇 번이면 대충 폼이 살아나서 아침마다 남편 출근시키고 애들 챙겨서 학교 보내고 나도 부랴부랴 출근준비하기에 더없이 좋았다.

 

그렇게 단발도 아니고 커트도 아니고 그런 어정쩡한 짧은 머리를 오랫동안 고수하다가

40대 후반 늘 다니던 단골 미용실에서 파마를 권유받아 처음으로 곱슬 거리는 머리를 하게되었다. 거울속의 나는 그야말로 어엿한 중년의 아줌마가 다되어 있었고 그러면서 나는 자꾸만 그 곱슬 거리는 파마머리가 신경 쓰여 애써 아침마다 드라이기로 말리고 고데기로 펴곤했다.

 

파마기가 있어서인가 고데기로 머리를 펴도 풍성한 기운은 그대로 유지되어서 또 다른 매력으로 다가왔다. 그렇게 3개월에 한번 길면 5개월에 한번 파마를 하게 되고 어쩌다 파마를 한 다음 날은 뭔가 산뜻해진 느낌에 파마를 하는 기간이 점점 짧아지면서 이제는 두 달에 한번(?) 정도 미용실을 가게 되었다.

 

그런데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일 년에 몇 번 가지 않았을 때야 크게 생각하지 않았던 비용이 미용실에 자주가면서 내 지갑에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

애들도 고등학생이 되면서 매직 펌, 볼륨 펌 같은걸 하느라 어쩌다 함께 미용실에 가게 되면 50만원은 금방 훌쩍 넘기는 가격에 놀라곤 했다.

미용실에 가면 파마만 해야 하는데 머리가 푸석거리고 파마로 인하여 손상된 머리카락을 보호하고 영양을 주어야 한다고 유혹하면 그만 마음이 약해져서 이것저것 옵션을 넣게 되고 그러다보면 결제할 때 즈음에야 어이쿠한다.

 

무엇이든 기술은 시간이 흐를수록 발전하게 되는데 파마도 마찬가지겠지. 유명 헤어숍이든 오늘 갔던 장미미용실이든, 모발손상을 줄이고 윤기는 흐르게 하면서 머리에 탄력을 준다는 많은 천연 펌 약품들을 사용하여 고객 만족에 힘쓰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다음은 비용이 영향을 주겠지만 결국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서비스의 질이

마지막 점을 찍게 될 것이다.


노정애   19-02-08 16:54
    
신영애님
글 잘 읽었습니다.

이 글에서 무엇을 말씀하시고 싶으셨나요? (주제)
머리 이야기가 너무 길어요.
이 글을 1/2로 줄여야 한다면 무엇을 뺄지 생각해봐주세요.
이 글에서 반드시 넣고 싶을 이야기만을 남기도 과감하게 빼시는게 좋을듯 합니다.
사실
수필을 쓸대 퇴고시 글을 지우는게 가장 어려운 작업이랍니다.
기승전결을 염두에 두고 어떤 주제로 이 글을 쓰는게 좋은지 생각하셔야
글이 더 좋아진답니다.
수필은 일기가 아니기에 좀더 다듬으셔야 할것 같아요.
정성으로 쓰신 글에
제가 드린 말씀이 상처가 되지 않았기를 바랍니다.
     
신영애   19-02-08 19:24
    
내용이 너무 길지 않았나 염려는 했으나
어디에서 손을대야할지 고민을 많이 했었습니다.
하고싶은 이야기, 넣고싶은 이야기만 참고하여
수정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아직은 미숙함이 너무 많아서
퇴고가 가장 어려운듯합니다.

좋은 말씀 너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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