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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목길의추억    
글쓴이 : 서종채    12-06-08 21:53    조회 : 9,752
삐이걱 철 대문이 열리더니
“야! 이놈의 자식들아 다른데 가서 놀아라.”
“왜 눈만 뜨면 여기 와서 놀아”
하면서 걸레를 빨았는지 시커먼 구정물을 골목 안에 쫘~악 뿌리고 철 대문을 꽝 하면서 닫으면서 하는 말
“아휴~징그러운 놈들 눈만 뜨면 다른 골목 나두고 왜 여기서 노는지 모르겠어.
어서 이사를 가든지 해야지 못 살겠어“ 하면서 푸념을 늘어놓던 뚱뚱이 아주머니가 생각난다.
유난히도 인정이 없으셨던 깍쟁이 아주머니 워낙 몸집이 비대해서 뚱뚱이 아줌마라고
별명이 붙여진 아주머니와는 어린 시절 골목대장으로 소문난 나의 최대의 적 이였다.
그도 그럴 것이 재미있게 노는 우리들을 보고 물을 뿌리고 소금을 뿌리면서 골목에서 놀지 못하게 하면은 일곱 명의 동갑내기  친구들은 대문이 굳게 닫혀있는 아주머니집의 초인종을 누르고 도망치기 일쑤였고 대문 앞에 있는 신문이나 우유도 훔쳐가는 지금은 추억으로 돌릴 수밖에 없는 못된 짓을 보복이라도 하려는 듯 일 삼았었다.
어느 날 친구들과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놀이를 하고 있는데
또 철 대문이 삐이걱, 거리면서 열리더니 아주머니가 나오시는데
손에 커다란 쟁반을 들고 나오시길래
우린 또 물을 뿌리는줄 알고 도망치려 했다
그런데 이게 웬 떡인가
정말 쟁반에 떡을 가지고 나오셔서는
“얘들아 이것 좀 먹고 놀아라.” 하시면서 저희들을 불렀다
“아주머니 웬 떡이에요” 하자
“응! 너희들 주려고 좀 했다” 유년의 시절 먹을 것이 풍족하지 못했던 시절 정말
그때 친구들과 골목에서 나누어 먹었던 시루떡은 평생을 두고도 그 맛을 잊을 수가 없다
속으로 깍쟁이 아주머니가 다른 꿍꿍이 속이 있을 텐데 하면서 한입 물고.
슬쩍 아주머니의 눈치를 살폈는데 무엇인가 할 말이 있는 눈치였다
아니나 다를까
“얘들아 아줌마가 신경이 좀 예민해서 신경을 쓰면 좀 아프거든 너희들이 여기서 놀면서 시끄럽게 할 때마다 골이 흔들리고 아프단다.”
그러니까 여기 골목대장 누구니 하면서 저를 찾았다
“내일부터는 다른데 가서 놀면 안 될까 ”하고 사정이야기를 하는데 정말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
오죽 힘들고 아팠으면 이렇게 떡을 해서 우리들 마음을 돌릴 생각을 했을까 하고 아주머니를 쳐다보니
정말 안색이 안 좋아 보이고 힘들어 하시는 것 같아서 모두들 떡이 뇌물이
되어 아주머니의 유화정책에 모두 넘어가 정들었던 골목 우리들의 아지트를
다른 곳으로 옮기게 되었다
추억속의 골목길
술래 한명에 예닐곱의 아이들이 언제나 학교가 파하고 나면 모였던 곳
꿈이 서려있고 낭만이 있었고 추억이 간직된 곳
전봇대 하나만 있으면 말뚝 박기 술래잡기 다방구 깡통 차기 제기차기 등 전통놀이를
할 수 있던 곳이 아련하게 떠오른다.
골목길의 초입에서는 붕어빵 장사와 뽑기 아저씨가 자리를 잡고 계셨는데 아버지의 친구셨다
어쩌다 지나가면 꼭 붕어빵을 하나 건네주시면서 씩씩하게 뛰어 놀아라 하셨고.
이젠 고인이 되신 그 분들 골목대장으로 누렸던 추억만큼이나 보고 싶다
두 번째 우리들의 골목 아지트는 친구 집 앞이었다.
성봉아! 놀자 하면
아주머니가 먼저 나오셔서 저희들을 반겨주셨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으로 말하면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왕따였다.
키도 작고 무엇이든 잘 하는 게 없는 정말 어울리고 싶지 않은 친구였지만
한동네 산다는 이유로 같이 데리고 다녔는데 아주머니께서 그렇게 좋아할줄 몰랐다
아주머니께서는 저희들이 성봉이와, 놀아주는 댓가로 국수도 삶아주시고 군것질 거리와간식을
잘해주셨는데 그 재미로 우리들은 성봉이네 집 앞에서 놀았던 것 같다
오늘은 아주머니가 무엇을 해 주실까 떡볶이 아니면 라면을 끓여주실까 하고 친구들과 내기를 하기도 했으니
정말 철없는 철부지였다
이렇게 골목의 추억은 유난히도 가난했던 시절 친구들이 하나씩하나씩 이사를 가면서
흐지부지 사라지게 되었고 나 또한 중학생이 되면서 골목대장의 추억을 후배에게 넘기고
의젓한 중학생으로 변신을 했다
어둠이 어둑어둑 해질 무렵이면 엄마가 불러야만 집으로 발걸음을 돌렸던 골목
밥을 먹고 나면 다시 나와서 가로등 밑에 모여서 묵찌빠 놀이를 하면서 놀았던 곳
유년의 시절이 아직까지 추억으로 남아있지만 구획정리로 온데간데없이 사라져버린
추억속의 골목이 되어버린 그 속에서 코피가 나게 싸우고 뒹굴고 총싸움에 칼싸움을 하면서
온 동네 골목을 누볐던 그 시절이 그립습니다.
골목길은 나를 성장 시켜준 추억속의 장소이고 사람사는 냄새가 나는 우리들의 이야기가 묻혀있는
소중한 공간이었다는것을 어른이 된 후에 알게 되었다
요즘 아이들 골목길의 추억보다는 컴퓨터 게임에 더 익숙해져 있다
점점 자연적인 삶에서 기계적인 삶으로 변해가는 아이들을 보면서
낭만적이고 전통놀이를 즐길수 있는 추억속의 골목길 체험을 우리사는 곳곳에 만들고 싶은 충동이 들었다
내 인생의 작은 행복을 느끼고 즐거움을 찾던 골목길 오늘도 그 추억속의 친구들을 그려본다 보고싶다....

문경자   12-06-12 13:31
    
뚱뚱이 아주머니의 심술에도 아랑곳하지않고
철없이 뛰어놀던 골목길이 눈에 선합니다.
그 아주머니의 그런 행동이 없었다며 골목길의 추억도 없을텐데
고마운 분이 있어 수필을 쓸수 있었다는 점이 좋습니다.
떡까지 해서 개구쟁이들의 마음을 달래려 한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성봉이 어머니의 자식사랑하는 맘은 여느 부모와 같다는 생각입니다.
성봉이와는 연락을 하고 지내는지요?
지금만나면 재미있는 얘기가 더 많을것 같습니다.
서종채님의 글을 읽으며 동심으로 돌아가 골목길에서 잠깐 머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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