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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운대    
글쓴이 : 안점준    24-08-10 23:23    조회 : 3,458
   해운대.hwp (174.5K) [0] DATE : 2024-08-10 23:23:35

해운대 

안점준

 2박 3일 부산으로 떠나는 가족 여행. 우리 부부는 추석, 설 등 명절에 아이들과 함께 여행한다. 여행 일정은 주일을 피해서 잡는다. 남편과 아들은 테너, 딸은 나와 함께 성가대 소프라노로 봉사하기 때문이다. 이번 숙박은 해운대에서 조금 떨어진 기장에 예약했다. 탁월한 선택이었다. 해운대 호텔보다 매우 경제적이었다. 정보 바다에서 빠르게 검색하는 사람이 원하는 것을 소유하는 시대에 대어를 낚은 것이다. 호텔에 들어가니 침대가 커서 마음에 들었다. 아빠와 아들, 엄마랑 딸이 한 침대를 쓰기로 했다. 70인치가 넘는 티브이, 세탁기, 스타일러는 최신 가전제품 전시장을 방불케 했다. 스파 할 수 있는 욕조, 식탁도 6인용 넓은 거실까지 가성비 최고였다. 짐을 풀고 기장 해녀 촌으로 출발했다.

기장 앞 바다는 푸르고 맑았다. 수면 아래 물고기 떼가 보일 정도다. 바다에서 낚시하는 이들도 많다. 낚시꾼 한 명이 고기를 낚아 올리는 것을 보고, 주변에 있던 사람들과 같이 숨을 죽이고 낚시 바늘 쪽으로 시선이 모아졌다. 갑오징어였다. 신기한 것은 오징어 낚시는 미끼가 없는 루어 낚시로 한다는 것이다. 오징어가 바다에서 나오면서 먹물을 쏘았다. 바닥에 놓인 오징어가 먹물을 뒤집어쓰고 있었는데, 다리와 몸통 사이에 시메 작업을 했다. 갑자기 오징어가 하얗게 변했다. 태어나서 처음 보는 신비로운 광경이었다. 오징어 루어 낚시 법과 시메 작업은 섬에서 중학교까지 보낸 남편이 설명해 주었다. 나는 가짜 미끼를 사용하는 루어 낚시와 시메 작업이라는 단어를 처음 들었다. 그래서 예나 지금이나 사람들이 여행을 많이 하라는 것인가 보다.

아들이 아빠랑 몇 년 전 대학 다닐 때, 기장에서 해산물을 맛있게 먹었다고 말해서 코스를 잡았다. 우리는 해녀 식당에서 열 가지가 넘는 해산물과 전복 죽을 점심으로 먹었다. 나는 전복죽이 제일 맛있었다. 죽은 줘도 안 먹는다고 노래했던, 내가 죽을 세 번이나 먹는 걸 보는 식구들의 놀란 표정몇 개월 동안 입맛이 없었던 나는 입맛을 회복한 것 같았다.

점심 식사를 마치고 부산 롯데월드 옆에 있는 루지를 타러 갔다. 두 가지 코스를 타 보았는데 바다를 보며 내려오는 코스가 아주 인상적이었다. 전체 코스도 다른 곳보다 길었다. 헬멧 쓰고 인증 사진 찍고 근처에 있는 카페에 갔다. 주차 요원 3명이 관리 할 정도로 큰 카페다. 송정 카페 코랄라니. 입구 쪽 계단식 의자와 파라솔이 바다 풍경과 어우러져 멋있었다. 테라스도 넓고, 실내 장식이 아름다워 먼 나라 여행 온 착각이 들었다. 카페에 만들어 놓은 포토 존에서 찍은 가족사진은 푸른 동해 수평선과 만나 멋진 작품이 되었다. 바다 풍경이 좋아서 가족, 연인, 부모님 누구랑 와도 추천할 만한 곳이다. 지하 1층에서 4층까지 전부 카페이다. 카페 안은 사람으로 가득했다. 줄을 서서 한참 동안 기다리고 주문했다. 요즘 커피 맛으로 카페를 찾는 것이 아니라 분위기 찾아 커피를 마신다. “커피 맛있어?”가 아니라, “분위기 좋아?”라고 묻는다. 세계 건축상 받은 곽희숙 건축가도 참여해서 그런지 멋진 카페였다.

첫날 저녁은 집에서 만들어 온 송편과 꼬치, 과일을 먹었다. 아들은 미식가라 추석 때 집에서 송편을 만드는 것도 좋아한다. 그래서 나는 건강이 계속되는 한 집에서 송편을 만들려고 한다. 딸은 엄마가 힘들다고 사 먹자고 한다. 하지만 송편 익반 죽은 팔 힘센 아들이 만들어서 사는 것과 비교 할 수 없을 정도로 식감이 좋다. 식탁에 둘러앉아서 맛있게 먹고, 넓은 침대에 누워 밀수영화를 재미있게 봤다. 행복한 마음으로 멋진 내일을 초대하며 잤다.

 늦은 아침 호텔에 있는 식당에 갔다. 조식이 깔끔하고 보기 좋게 차려져 있었다. 나는 빵을 구워 계란 후라이 치즈, , 샐러드, 딸기 잼을 넣어 토스트를 만들어서 커피랑 맛있게 먹었다. 몇 년 전 해외여행 때, 이렇게 만들어 먹고 있던 나에게 다가와서 그 샌드위치는 어디 있느냐고 물어서 내가 만들었다고 하며 웃었던 적이 생각났다. 프론트에 들러서 메이크업 룸을 부탁하고, 엘시티 주차장에 주차했다.

 해운대는 세계적인 도시다. 내국인과 외국인이 반반인 것 같았다. 넓게 펼쳐진 수평선을 바라보니 대자연 속에서 풍요를 만났다. 엘시티 엘리베이터를 타니 눈 깜짝할 사이에 100층으로 올라갔다. 해수욕장 사람들이 새우의 까만 눈처럼 한 점으로 보였다. 대한민국 만세다. 우리의 건축 기술이 세계적인 것을 부인할 수 없다. 100층에 올라오니 눈 아래 보이는 것이 경이롭다. 남편은 자신이 다닌 고등학교 건물 위치를 아들에게 알려주었다. 세계에서 제일 높은 스타벅스가 엘시티 99층에 있다는 사실도 알았다. 스카이라운지 식사는 예약으로 제공되었다. 식사를 예약하면 100층에 올라가는 비용이 무료다. 98층에서 스테이크, 파스타를 시켜서 먹었는데 내가 먹어본 파스타 중에서 최고였다. 아들, 딸이 잘 커서 우리가 이런 멋진 곳에서 식사하다니. 영화속 로열패밀리가 된 것 같은 풍요로움이 내게 왔다.

해변 열차 타기 전, 미식가인 아들이 파라다이스 호텔 분위기를 느껴보고 싶다고 해서, 커피를 마시러 갔다. 메뉴 가격을 보고 놀랐다. 아메리카노 커피 한잔에 만 구천 원이었다. 샤인머스켓 빙수가 육만 구천 원. 조그만 사각 그릇에 샤인 머스캣 반을 잘라서 탑처럼 쌓고 맨 위 벌꿀 집 밀납을 얹어 마치 황제가 먹는 빙수 같았다. ‘이런 곳에서 커피를 마시고 잠자는 사람들은 얼마나 많은 재산을 가진 사람들일까?’ 로비도 엔틱가구로 카페 전체가 고풍스럽게 장식되어 있다. 우리는 아니 나는 오래 머물 수 없는 씁쓸함을 느끼며 커피숍을 나왔다.

해운대 해변열차 타러 가는 길은 외국인들, 내국인들 할 것 없이 온통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 기차는 자리가 없어 서서 갔다. 방송 안내하는 사람이 동해와 남해 경계선이 달맞이 언덕의 해월정이라고 해서 검색해 보았다. 해운대구와 남구가 서로 동해와 남해 경계선을 다르게 주장하고 있다고 한다. 남구는 국립 해양 조사원이 2008년까지 남해와 동해 경계를 오륙도와 가까운 해안인 성두 말로 잡은 점을, 근거로 해맞이 공원에 남해와 동해의 경계 표지석을 201011월에 세웠다. “시민들의 혼란을 없애기 위해 경계를 정확히 할 필요가 있다. 안행부의 지침을 받아보고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관련 법규가 없는 데다 정부 기관마다 경계를 다르게 잡고 있어 해운대구와 남구의 신경전은 쉽게 끝나지 않을 전망이다, 동해 경계선도 분명하게 없고, 지자체마다 많은 예산을 받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서해 바다의 구분은 해수부와 기상청 그리고 국제 수로 기구 등에서 각각 다르게 표시하고 있습니다)

해운대에서 수평선은 정말 지구가 둥글까?’ 끝이 있어 떨어질 것 같았던 어린아이 같은 생각이 들었다. 해안선 포토 존에서 사진 찍고, 넓고 푸른 바다 너머, 저녁노을 가득 담아 보았다.

요트를 타러 갔다. 그곳도 많은 관광객으로 붐볐다. 기제사만 지내는 집, 그것도 일 년에 모든 조상 제사를 한번 지내는 가정도 생겨났다. 아이들에게 안 물려주기도 하고, 안 지내기도 하는 제사 문화로 바뀌었다.

한 가족 만 1시간 탈 수 있는 요트 비는 20만 원이다. 요트에서 만난 해운대 밤 야경은 눈이 부셨다. 몽골 하늘에서 별이 쏟아진다는 것과 흡사할 것 같다. 선장님이 가족사진을 멋지게 찍어주었다. 광안대교 지날 때 같은 시간대 출발한 여러 대의 요트에서 불꽃 축제 또한 장관이었다. 여수에서는 멀리서 불꽃놀이 구경했는데 눈앞에서 다양한 불꽃 모양을 보았다.

부산 해운대는 세계적인 관광지가 될 만큼 다양한 볼거리가 많이 있다. 여객선 선착장에서 배로 해안선과 섬을 돌아 볼 수 있는 코스 외에도 다양하다. 아이들 결혼하기 전에 많이 다니라는 언니 말, 다리 떨리기 전 가슴 떨릴 때 떠나라는 여행! 넷이 만든 아름다운 해운대 23. 둘째 날 여행은 행복이란 추억 페이지를 만들어 가득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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