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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늦은 때란 없다.' 송해 선생님(천호반)    
글쓴이 : 김인숙    20-01-16 18:06    조회 : 2,687

♣천호반 풍경

 

동장군이 깜박 잊은 게 있나 봐요. ‘함박눈’과 ‘삼한사온’. 겨울답지를 않아 조금 심드렁합니다. 그래도 천호반 문우님들은 걸음을 재촉하여 강의실로 달려온답니다.

이젠 수필도 제법 활기를 찾았고, 내면에 숨겨진 자아가 노출 될 때 우린 바짝 다가가는 친근감이 찾아 왔어요. 여기에서 ‘공유’의 마중물이 퐁퐁 솟아 우린 또 웃고 박수치며 겨울 이야기에 빠져들지요.

몇 분 문우들이 바쁜 일정으로 자리를 비웠으나 수업은 언제나 열강 이었답니다.

 

♣창작 합평

 

* 강수화 님 <멘도타-4-A>

* 양희자 님 <세 번 바뀐 영정 사진>

* 류금옥 님 <남편 귀에 들어가면>

* 김명희 님 <자유>

 

*강수화 님은 이야기꾼이라고 교수님이 말씀하셨어요. 첫 소설 <왕자와 무수리의 결혼이야기>로 항간을 떠들썩하게 하시더니 이번엔 남편의 자서전 형 소설을 재시도 하셨어요. 매주 제출하시는 그 열정에 교수님은 “밥은 언제 하나요?”로 대꾸하시며 뜨거운 도전에 우리 회원들도 자극을 받는 답니다.

이번 이야기는 능력 있는 남편이 대기업 임원자라를 떨치고 사업을 시작하는 갈등에서 일화를 엮은 흐름이 자연스럽고 좋았다고 칭찬하셨답니다.

문학의 도구는 언어입니다. 맞춤법에 신경을 써야 합니다

치르다 (X) 치뤘다 (X)

치르다 (O) 치렀다 (O) : 시험을 치르다, 시험을 치렀다. 전쟁을 치른 뒤 (O)

 

* 양희자 님의 이야기는 독자들의 눈물샘을 몇 번이나 자극 했답니다. 저도 울면서 읽었어요. 수면 속의 자아가 노출되기까지 긴 시간이 흘렀지요. 교수님은 “기억한다는 것은 아직도 사랑하기 때문이죠.” 아직도 영혼과의 사랑에 흠뻑 젖어있는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로 읽었답니다. 글을 쓰니까 갈무리가 된답니다. 치유는 자연스레 따라오는 선물이구요.

 

* 류금옥 님의 글. 아주 재미있었어요. 사고로 어깨뼈가 조각나고 철심을 박았답니다. 경력이 화려한 젊은 근육남에게 PT를 받으면서 일어나는 일화를 그렸어요. 행여 남편이 알면 ‘화를 내지 않을까?’하는 사랑스런 안달이 여자스러움을 돋구어 잔잔한 재미가 일었죠.

제목을 “나 아무 짓(?)도 안해요.”로 바꾸었으면. 희망 사항입니다.

‘유정이 모친’이란 말이 뜬금없이 나오면 독자는 약간의 혼란이 온다고 해요. 미리 신상을 밝힌 후 소개하는 방향으로

 

* 김명희 님의 글은 ‘역시 젊은 냄새!’입니다. 휴대폰의 위치추적 장치가 자신의 신상을 옥죄는 틈이 없는 세상을 만드는 것입니다. 위치 정보가 켜져 있으면 ***님이 당신 주변에서 손을 흔들고 있습니다. 이렇게 뜬다는 겁니다.

길은 길에 통하였나니 - 좀 더 이해하기 쉬운 명료한 말로 표현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었죠.

 

♣‘늦은 때란 없다’ 송해 선생님.(이재익)

 

*역사상 최고령 방송 진행자! <전국노래자랑>의 영원한 마스코트 송해 선생님! 여성들에게 질문을 던졌을 때 배우자로 선정하는 1위가 옛날엔 배우 ‘안성기 님’ 이었는데 지금은 ‘송해 선생님’ 이라고 한답니다. 아차! 송해 오빠가 들으시면 화내실지 모르겠군요. “선생님이 뭐야? 오빠지.” 맞아요. 송해 오빠!

송해 오빠는 1927년에 태어나셨어요. 그의 인생에서 가장 유명하고 중요한 경력이 <전국노래자랑>입니다. 예전에 몇 달 자리를 비우고 다른 진행자가 대신 한 적이 있었는데 방송국에 항의 전화가 빗발쳤다고 합니다. 63세 전국노래자랑을 시작하여 오늘까지 왔으니 ‘너무 늦은 때란 없다.’라는 금언을 삶으로 실천하셨습니다.

불노초를 드셨나? 천년 묵은 산삼을 드셨나? 만년 청년 송해 오빠가 입원을 하셨다는 소식에 온 국민이 검색어 1위에 올랐다는 소식을 들었죠. 다행히 감기였답니다. 도대체 인기 1위에 오르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서민적 특권을 누린다는 것입니다.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

 

* 칸트(절대주의): 뛰는 놈 위에는 반드시 나는 놈 있다.

* 니체(상대주의): 뛰는 놈이 있기 때문에 나는 놈이 있다.

* 쇼펜하우어(비관주의): 나는 놈은 언젠가는 뛸 수 밖에 없는 때가 온다.

* 공자: 뛰는 놈은 나는 놈에게 언제나 공손해야 한다.

* 아인슈타인: 뛰는 놈보다 나는 놈의 시계가 더 느리게 간다.

* 조선의 양반 : 뛰는 놈이나 나는 놈이나 다 상놈이여.

* 백수 : 누가 뛰건 날건 내가 상관할 바가 아니다.

* 천호반: 뛰는 놈이나 나는 놈이나 다 먹어야 산다.

 

♣설날이 눈앞에 왔어요. 나이는 먹지 마시고, ‘여유, 풍요’를 먹고, 수필을 안고 다시 만나요.

 

 


김인숙   20-01-16 18:18
    
'함박눈' 이 일상 언어에서 사라질까 염려되는군요.
눈소식이 없어요.
시베리아 냉기가 남쪽으로 오지 않고 동쪽으로!

오늘은 국민MC 송해 오빠에게
화제가 몰렸죠.
만년 청춘! 만년 청년. 송해오빠에게
존경의 뜻을 전합니다.

설이 눈앞에 왔어요.
제사 이야기로 꽃을 피웠어요.
제사? 존속이냐? 삭제냐?
가치관이 흔들리는 요즘
중심은 잡아야지.

설이야기 많이 안고 오세요. 
나이랑 드시지 마시고.
이마리나   20-01-16 19:50
    
상큼하고 깔끔한  김인숙선생님의 후기 역시 짱입니다.
강수화님의 소나기 같은 필력이 마중물이 되었나요.
다시 주옥같은  글들이 하나 둘 우리의 눈을 즐겁게 합니다.
양희자님의 가슴저린 이야기도 류금옥님의 능청스런 이야기도 모두 우리 삶이죠.
이제서야 실타래를풀어내는 양희자님의 진솔한 삶의 이야기
가슴 아프지만 정말 잘하셨습니다.
생동감 있는 모습 너무 반갑습니다.
맛난 점심 사 주고파서  빨간 머플러 핑계되신 김인숙 선생님 깊고 따스한 맘 잘알지요.
오늘은 더 맜 있었답니다.
티타임으로 이어지는 수다는 엔돌핀이 쏟아지는 시간이죠.
이렇게 우리는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익어간다는 유행가 가사처럼
우리의 자존감을 느껴보기도 하네요.
이제는 명절도 반갑고 기다려지는 시간이 아니지만
가족과 즐겁게 보내면서 새해마중  합시다.
     
김인숙   20-01-16 20:44
    
역시 마리나님의 유머 넘치는 구수한 이야기
겨울밤 아랫목에 발을 모으고
 꿀맛 수다를 밤이 지새도록
퍼내고 싶어요.

수면 속 자아가 날개를 달고
지면 위에 날아 앉을 때
우린 '참 나'를 만나지요.

이것이 수필의 맛.
김명희 목요반   20-01-16 20:15
    
빨간 목도리가 주는 온기가 오늘 천호반 식구들의 배를 불렸지요.맛있는  점심에 감사합니다 ^^
 설이 다가오니 교실에도 흥겨운 기운이 흐르고
마음도 더 느긋해지는지 
 수업시간에도  식사와 티타임도 살짝 들뜬 즐거운 분위기였네요
 주말  다들 설 준비들 잘 하시기 바랍니다
     
김인숙   20-01-16 20:47
    
내가 기대고 싶을 때
그대가 좋아요.

긴 두 팔이 아니어도
가슴 푸근한 따스함이 아니어도
언제나 내 속내를 맘껏
퍼 올려도
미소 지을 그대가 있기에
천호반으로 발길이 당깁니다.
강수화   20-01-17 00:34
    
2020년 들어 바쁜 일이 있어 엊그제 첫 수영장을 갔습니다.
몇 가지 운동을 해봤지만 수영이 가장 적합한 것 같아 꾸준히 해오고 있는 편입니다.
제가 다니는 수영장엔 모두 6래인(lane)인데 각 래인마다 강사가 한명씩 있어 지도를 합니다.
저는 최상급 반 바로 아래 반이랍니다.
일 년에 한 번씩 강사가 바뀌는데,
엊그제 가니 제가 평소 좋아하는 강사가 우리 래인 담당이 되어있더군요.
가슴이 설레었습니다.
너무 좋아하는 티 내면' 남편 귀에 들어갈까 봐' 무심한척 인사를 했지요.
-선생님 안녕하세요?
저희 반 담당으로 오신 것 환영합니다.
-예. 그 유명하신 강수화님이시군요.
-제가 뭘로 유명하던가요?
-웬만한 개그맨보다 더 웃기신다고…
-칭찬인가요?
-아, 그럼요, 운동이 뭡니까, 기분 좋게 해야 더 시너지 효과 있습니다.
*수영 끝나고 나오는데 젊은 후배들이 시샘을 했습니다.
-저 선생님 강수화 엄청 예뻐하는 것 같애, 계속 말 걸더라.
-수화언니, 조심해, 바람 날라.
-아이구우~, 이 나이에 어떤 열정이 있어 바람나면 좋지 뭘,
 너희들도 내 나이 돼 봐라. 아무 열정 없다.
-언니 진짜야?
*젊은 것들(?)이 쫑알댔습니다.
-그럼, 너희들도 늙어봐.
젊을 땐 저렇게 잘 생기고 멋진 남자들에게 가끔 마음이 끌리기도 했는데,
이제 아무 열정이 없다.
*집으로 돌아오며 중얼거렸습니다.
-너거들도 늙어 봐. 사람 감정은 똑 같다, 흥!

*수영장 가는 일이 즐거웠는데,
요즘 천호반 가는 일은 더 즐겁습니다.
훌륭하신 박상률 교수님(무어라 표현 할 말이 없을만큼, 너무 훌륭하셔서....)
좋은 선후배 문우님들 덕에 열정이 끓어오릅니다.
이 나이,
끓어오르는 열정이 있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 건지,
젊어서는 진정 몰랐답니다.

마구 써대는 글에, 피로감을 느낄 법 한데,
칭찬을 주시니,
김인숙 선생님 personality 그대로,
제게 따뜻한 온기로 느껴집니다.
감사합니다.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강수화   20-01-17 00:44
    
위 글, 류금옥 선생님 글 패러디 한 것입니다.
여고 선배님이신 류금옥 선생님 글을 얼마나 재미있게 읽었던지,
금세 따라했답니다.
제가 약간 어리숙해 보여도 짝퉁의 귀재랍니다.
몸에 걸치고 나가는 것도 모두 짝퉁!ㅎㅎㅎㅎ
     
김인숙   20-01-17 01:01
    
천호반에 오신 것
대환영입니다.
필만 들면 줄줄 열리는 내면의 소리
우주 위로 던지는군요.
생존의 증표.
환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