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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무용, 태극기 휘날리며    
글쓴이 : 김관준    12-10-26 16:03    조회 : 6,214
한국무용, 태극기 휘날리며
김관준
 
 1995년 10월 14일 서울시립무용단은 해외순회공연의 장도에 올랐다. 광복 50주년기념에 우리의 전통무용과 창작무용의 해외소개로 국제 문화교류 증진과 국위선양을 위해서였다. 프랑스 공연기획사인 스펙타클 플뤼스(Spectacles Plus) 초청으로 프랑스 10개 도시와 스위스 1개 도시 방문을 전체 20일간의 일정으로 잡았다. 나를 포함한 인솔공무원 3명과 남녀출연진 42명 등 총 45명의 공연단은 AF 287편으로 서울 김포공항을 출발, 홍콩을 경유하여 우호도시 파리로 향했다.
 공연 레퍼토리는 1부에 전통무용 한량무?화관무?부채춤 등 30분, 그리고 2부에 창작무용 두레 전막 50분으로 구성, 오케스트라 없이 녹음테이프 음악반주로 12회 선보일 예정이었다. ‘두레’는 우리나라 농촌의 현실을 심도있게 표현한 작품으로, 1992년도 1차 프랑스의 초연에서 성공리에 마친 수준작이다. 공연 수하물은 의상과 소품 10BOX, (안개용)포그머신 1대였으며 비상약품으로 우황청심환, 간식에는 건어물, 선물로는 열쇠고리 등 필수적이고 한국적인 품목으로 준비했다.
 
 한국무용이 프랑스 전 지역에 태극기를 휘날렸다. 공연단은 파리 도착하여 근교 셍스(Sens)의 발라댕 호텔에 여장을 풀었다. 첫 무대는 사를라 라 까네다(SARLAT LA CANEDA)시의 쌍뜨르 뀔뛰렐(CENTRE CULTUREL) 문화센터로, 620석 극장에서 만원(滿員)에 가까운 성황을 이뤘다.
 이후 샤브레 쉬르사르트?피토?거씨?비쉬빌레?스위스 쥬네브?르미르몽?엉쥐앵 레 벵?볼로뉴 빌랑쿠르?마씨?르 그랑크 빌리 등 프랑스 중소도시 11개 극장에서 순연했다. 유료관객만 평균 객석점유율 60%이상을, 누적 6,000여명이 관람하는 값진 성과를 얻어냈다.
 10월 18일 ‘사브레’ 과자류의 원산지로 유명한 샤브레시 공연에서 관중들은 꽹과리와 북소리에 맞춰 박수장단으로 감동적 분위기를 연출했다. 22일은 프랑스 국영 제2TV 토크쇼 디망쉬 자크 마텡(DIMENCHE MARTIN)에서 3분 40초간 방영공연이 있었다. 28일 마씨시의 ‘오페라극장’ 공연에는 장승섭 주불대사부부, 주불문화원장, 스카라(SKWARA) 초청자대표의 참석도 있었다. 공연장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에서 찾아오신 한국인을 볼 때 단원들은 한층 힘을 얻었고 매번 가슴이 찡해지기도 했다.
 
 일정 중반 하루 쉬는 날, 파리의 전일관광에서는 세느강?루불박물관?면세백화점 쇼핑 등을 했다. 오랫동안 기다렸다는 듯이 대다수는 바바리 머플러와 프랑스 화장품 등을 샀다. 귀국 후 입어보니 ‘F 46사이즈’ 반코트는 너무나 크고, ‘현지 비디오테이프’는 우리나라와 녹화 방식이 달라서 쓸모가 없었다.
 예약이 된 몇몇은 무랭루즈 캉캉쇼를 구경했다. 대졸이상으로 엄선된 (젖가슴을 드러낸)토플리스 무희들을 보고는 놀랐다. 인접한 (포르노물)라이브 쇼 극장 때문에도 많이 놀랐다. 한국유학생이 자주 모인다는 카페를 찾아 파리의 밤거리도 거닐었다.
 단체식사 외의 개별적인 식사 때, 한인식당은 ‘한국소주 한 병에 한화 오만원’ 정도로 비싸다며 중국음식점을 물어 물어 찾던 일. 프랑스 빵과 와인에 싫증이 나면서, 저녁에는 2인용 객실들마다 몰래 버너에 지은 쌀밥을 맛있게 먹고 가져간 누룽지가 모두에게 인기를 끌던 공연단의 에피소드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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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10 kwanjoon98@naver.com

강희진   12-10-27 21:08
    
공연기행 메모?
分殊之分殊라는 말이있는데....쪼개고 또 쪼갠다는 얘기지요...
이것을 바탕으로 좋은 수필이 나올 예감이 듭니다...
훌륭한 국위선양하고 오셨네요...
부럽기도 하고요..
어느 다큐에서 생스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적 있는데..
어느 유명한 예술가가 태어난 곳인가...
조정숙   12-10-28 08:38
    
김관준 선생님 드디어 첫글 올리셨네요
축하드립니다
마음가득히 간직하신 열정
맘껏펼치시기 바랍니다.
화이팅!
임정화   12-10-29 20:52
    
멋진 일을 해내셨네요.
1995년이면 제 작은딸이 태어나던 해인데 그 녀석이 벌써 18살이거든요.^^
항공기 번호까지 아주 자세하게 메모를 하셨다가 글의 소재로 쓰시다니,
앞으로도 좋은 글이 많이 나올 것 같습니다.
그런데 분량으로 보나 내용으로 보나,
얼핏 봐서는 인터넷 기사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은 어쩔 수가 없네요.^^;;
훌륭한 글감을 가지셨으니 이제 여기에 보태 작가 자신이 느꼈던 점,
여행에서 생긴 일화 등을 실감나는 묘사와 더불어
그때의 감각을 되살려서 문학적으로 형상화하는 일만 남았습니다.
문장도 깔끔하고 어렵지 않게 술술 잘 읽힙니다.
예술인의 혼과 정성이 담긴 멋진 공연 같은 멋진 글을 기대하겠습니다.^^
문경자   12-11-01 07:35
    
재미있게 읽어집니다.
좀더 구체적으로 쓰시면 한결 재미를 더 할것 같습니다.
지나간 일이지만 이렇게 생생하게 쓰시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다음 글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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