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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층 집 남자는 어떻게 옥상으로 올라가게 되었나?    
글쓴이 : 이종언    21-03-23 02:40    조회 : 5,960


2층의 남자는 어떻게 옥상으로 올라가게 되었나?

우리 집은 3층 짜리 옥상을 사용할 수 있는 복합 주택이다. 지하에 노래방 1층의 슈퍼 2층에 2개의 방을 세를 주었다. 2층의 한 집은 아주머니에서 할머니가 되어가는 여성 분이 나머지 한 집에는 4인 가정이 살고 있다. 오늘은 4인 가정의 한 남자에 대해서 이야기하려 한다.

내가 2층의 남자를 처음 본 날 그는 2층으로 내려가고 있었다.

처음엔 누군지 몰라 아직도 현관에 광고지를 붙이러 다니는구나 하는 생각만 들었다.

문을 잠그고 들어가서 할머니에게 누구인지 물어보았다.

할머니는 그 남자가 2층 집 바깥 사람이라고 말해주었다.

그리고 그 남자가 자주 옥상에 와서 담배를 피운다고 말하였다.

우리 집에서 24년을 살았지만 한 번도 우리 집 옥상에서 담배를 피운 세입자가 없어 할머니는 그게 상당히 불편하셨나 보다. 아니 그 사람의 매너가 상당히 불편하셨나 보다. 옥상에는 할머니가 기르는 화분들이 상당히 많다. 그런데 할머니가 옥상에 올라가시면 애지중지하는 작물들 대신 담배 냄새와 꽁초가 반겨주니 그게 즐거울 리가 만무하다.

그렇게 시작된 할머니의 불평을 5분 정도 들은 후 방에 들어와 생각에 잠겼다.

무엇이 이 남자를 옥상으로 보냈는가?

나는 이 남자가 굳이 옥상까지 와서 담배를 피우는 것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도 그럴게 우리 집은 나를 제외한 남자들이 모두 담배를 피웠기 때문이다.

화장실 방 거실 등 부엌을 제외한 모든 장소는 아버지와 할아버지의 흡연장소였다.

그러니 나에게 이 남자의 동선은 특별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이유를 알기 위해선 우선 이 남자를 알아야 했다. 바로 거실로 나가서 할머니에게 이것저것 물어보았다. 애는 2명이 있고 두 명 다 남자아이이며 미취학 아동이거나 혹은 저학년 정도로 보인다고 하였다. 처음에는 감이 안 잡혔는데 이 말을 들으니 시나리오 하나가 머리를 스쳤다.

이 남자는 고등학교 때 혹은 그 언저리에 흡연을 시작했으리라 남자의 나이로 보아 15년 혹은 20년 그는 담배를 피워왔을 것이다. 고등학교 때는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 피워왔겠지 그리고 성인이 되었을 때 그 당시에는 아직 우리나라의 흡연문화는 야생의 모습이라 피고 싶은 곳에서 피고 싶을 때 담배를 펴왔을 것이다. 그리고 결혼을 했겠지 그 결혼 그 가정이 이 남자를 옥상으로 올려보냈을 것이다. 좋게 생각한다면 스스로 사랑하는 가족에게 담배연기를 뿜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무엇인가가 내가 좋아하는 다른 무엇을 해친다면 무언가 다른 선택을 해야 할 테니까. 나쁘게 생각한다면 집안 어디선가 담배를 피우거나 복도에서 담배를 피우면 우리 어머니가 아버지에게 그랬던 것처럼 아내에 등쌀에 시달렸을 것이다. 입에서 좋지 않은 것을 내뿜었으니 아내의 입에서도 좋은 것이 나올 리 만무하다.

혹은 세 번째로 단지 우리 집 옥상에서 피는 담배맛이 더 좋았을 수도 있다. 내가 군대에 있을 때 담배를 피우는 많은 사람들은 훈련에 피는 담배가 맛있다고 했으며 높은 곳에 올라서서 피우는 담배가 맛있다고 했으니 남자가 오른 층수만큼이나 피우는 담배가 맛있었을 수도 있다.

어떤 이유가 가장 나에게 설득력을 가져다주는가?

보통의 사람이라면 좋은 이유로 옥상을 오른 사람이었으면 할 것이지만 나는 좀 달랐다.

좋은 이유는 그 사람이 피우는 담배와 하등 다를 것이 없어 나에게 전혀 설득력을 주지 않으니까.

자신이 좋아하는 것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것

그리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자신을 태우는 것까지

그는 담배와 가정을 사랑했지만 이웃에게 연기와 혐오를 불러일으킨다.

또 그 연기와 혐오는 스스로를 깎아 내린다.

그러니 좋은 이유로 옥상을 올랐다면 나는 그 사람을 담배라 부르고 싶다.

반대로 나쁜 이유로 옥상을 올랐다면 그는 집과 이웃 어디에서도 환영받지 못했으니 동정심을 가지고 싶다.

마지막이 이유라면 본능에 충직했으니 이해가 간다.

자 이제 이 사람에 대해서는 충분히 생각을 해보았다.

나는 이 글을 마치고 내일 이 사람을 만나야겠다.

비록 그의 입은 담배연기를 우리 집에 내뱉고 갔지만 나는 좋은 말을 해야겠지 누가 알겠는가?

내가 내뿜은 연기가 2층 집 남자로 하여금 담배를 끊게 해줄지


노정애   21-03-26 19:22
    
이종언님 반갑습니다.
먼저 저희 홈피에 글을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종언님의 글을 읽으며
작가가 무엇을 쓰고 싶었나를 생각했습니다.
일기가 아닌
수필을 써보시는것은 어떨까요?
이곳 홈피에는 회원들의 작품이 많이 올려져 있습니다.
글을 쓰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지요.
다독은 글 쓰기에 반드시 필요한것이랍니다.

좀더 다듬어진 다음 글을 기대하며 기다리겠습니다.
     
이종언   21-03-27 22:54
    
이제 처음 글을 쓰다 보니 부족함이 많습니다.
아직 일기와 수필을 명확하게 구분 시키지 못하는 실력인 것이겠죠
부족한 글에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에는 더 좋은 글을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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