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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졸업대작전    
글쓴이 : 김기양    25-12-23 06:48    조회 : 1,949

졸업 대작전


김기양






 대학에  들어가고  일주일이 지났다. 이 길은  나의길이  아니다 . 칠판에  적힌  알 수 없는 수식들을 보며  결심했다.  4년동안  실컷  놀아보자. 그  이후로  전공책을  사지 않았다. 책값은  다  나의 술값으로  나갔고  산으로  들로  돌아 다녔다. 지금은 공황장애라는  병명이  있지만  그  당시에는  왜  그런지  다들  알지못했다. 생각해보면  나도  그러하지 않았나  추측해본다.  숨소리가  크게  들리고  심장이 뛰는 소리가  내  귀에  들리는것이  내가  살아있는 생명체라는  동물적인 감각이  예민하게  느껴졌다. 이런  과한  감각들을  잠재우는게  공부보다  즁요하다 생각했다. 물론  어려워서  때려쳤다. 



 아침에  773버스를  타고  학교를  간다. 그때 차비가 400원이었다. 학교는  열심히  간다.  학교를  가는길에는  고속버스터미널을   지나가는데  커다란  얼룩말 그림과 함께  NEW CORE라고  적혀있었다. 4년동안  지나다니며  눈에  익혔다. 학교앞 정류장에  내리면  언덕길을  올라가야 하는데  가는길에  약국이  하나 있다. 들러서  술  깨는  약을  사먹고  다시  올라간다. 교문에서  우리과  학생들을  만나  인사를 하고  그들은  강의실로  나는 도서관으로  간다. 책을  읽으러  가는건  아니다.  따뜻한  햇빛이  가득하고  조용한곳이다. 잠도  자고  멍을 즐기러  간다. 지하에는  매점이  있는데  점심때가 되면  김밥과  컵라면을  먹으로  내려간다. 가끔  친구들과 학교 밖  수제비집에  갈때가  있는데  그때  가격이  500원이었다. 그렇게  학기를  보내고  방학이  되면  기차를  타고   떠돌았다. 4년이  지나고    그래도  빛나는 졸업장은  필요하니  학점을  관리하고  가끔  출석을  부르는  교수님 강의는  얼굴을 비추었다. 저  학생  학교  다녀요? 물어보시는  교수님이  가끔  계시다. 내 생각에  너무  어려워  공부하는  학생이나  나처럼  안하는  학생이나  모르기는  매한가지다. 그렇게 4학년 겨울이 되었다. 이제 조금있으면 학교를  안다녀도  된다고 생각하니  너무  기분이  좋다. 그런데 갑자기  조교 언니가  불렀다. 



 왜요? 청천벽력같은 소리를 들었다.  졸업이  어렵다 한다. 우리때  졸업정원제라는 제도를  도입했는데   졸업인원보다  입학인원이  많다고 했다. 뒤에서  5명이  잘린거다. 상대평가이니  그들이 공부를 했든  안했든  나랑  비슷한  처지가  된거다. 그렇지만 학교는  우리를  내보내고  싶어했다. 다시  졸업시험을  본다고 한다.  아니  전공책도  없는데  시험을  어떻게  보라는건지. 시험 날짜가  다가오지만  달리  방법이 없다.  나는 놀았지만  다른 이들은  쪽지정도는  준비해  오겠지?  라는  기대를  가지고  추운겨울 눈을  맞으며  교실에 들어갔다. 혹시가  역시라더니  다들  나랑  비슷한가보다. 이 일을  어쩌나  걱정을  하고 있는데   나이많은  언니가  교실에 들어왔다. 누구신지? 



 이번에  나라에서  학생운동으로  졸업을  못한  이들에게  시험을  보고  졸업을 할 수 있게  해주었다고 한다.4학년  2학기를  마치지 못한 언니는  어머니가  졸업장을  받는게  소원이라고 하셔서 시험을  보러 왔다고 했다.  그런데 언니 손에는  컨닝페이퍼가  3장 있었다. 일반역학  양자역학 전자기학 이  세종류의  쪽지가  언니손에서  빛나고 있다. 자기가  이건  준비해 왔으니  일반물리는  너희들이  도와주어야해. 일반물리는  나름  과학소녀였던   고등학교때의  지식으로 해결했다. 그런데 너무 신기한 일은  쪽지에  있는 답이  어떻게  문제와 딱 맞아 떨어지는가였다. 이상한데… 언니는  천재인가? 감탄을 하고  있는데  조교언니가  나에게  말을 걸었다.  다 썼어?  네~~ 그럼  뒤에  언니  답을 좀 봐주라고 했다.언니가  준건데  왜  틀렸지? 이상하네. 언니 답안지를 보니  2번 3번이  바뀌었다. 언니  이거  바뀌었어요. 다른  시험지도  서로  답이 바뀌어서  적혀있었다. 그렇게  나는 졸업을  하고  결혼도  하고  (과  친구가  결혼하는데  함 받으러  오라고 해서  갔다가  남편을  만났다. 역시 대학가길  잘했다 ) 아이도  생겼다.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  영어공부를 하고 있었다.  동물원이  주제인데  줄긋기를  하고 있다. 갑자기  얼룩말이  보였다. 앗 뉴코아다. 그러자  아이가  한심하다는  듯이  쳐다본다.  엄마 지브라거든요. 진짜? 그럼  얼룩말 그림이랑  뉴코아는  다른거야? 착각은  자유구나. 그때  알았다. 졸업시험의  그  쪽지는  언니가 만들어 오지 않았다는 걸,  교수님이  조교에게  다시  언니에게로 전달된 교수님의  졸업선물이었다. 그 많은 내용중에  딱  맞는  답을 언니가 적어  올 리가 없다. 지금은  아는것을  그때는  왜  몰랐을까? 한참을  웃었다. 어리다는것은  순수한걸까?  바보일까? 아이도  나를  닮았다. 학교 가기 싫어하고  공부하기 싫어한다.  내가  싫어했으니  아이를  이해했다. 졸업장만  가지고 오라고  아이에게 말했다.  나는 필요없었지만  너는  필요한 시대다. 토익 900이 졸업요건이란다. 이 사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고민을 하고 있었는데  아이가 너무 신기한 일이 있다고 했다. 뭔데? 올해만 갑자기  토익점수가 졸업요건에서 사라졌다. 오잉?  논문만  쓰면 된다고 한다. 아이도  빛나는 졸업장을  받았다. 그리고 자기가  원하는  공부를  하러  대학원에  갔다.  거바….필요하다니까. (토익900이 다음해 부활해서  휴학한  친구들은 졸업장을 못받았다) 아이를 졸업시키려고  하늘이  도왔다 했더니 누군가가  말했다. 학교 관계자 아는 사람이  그해에 졸업해야 했던 것 아녀?  그런가? 아이는 졸업하길  잘 했다며  웃는다. 이렇게  나와 아이의 졸업대작전은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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