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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산행 1    
글쓴이 : 김주일    18-08-24 16:21    조회 : 6,669

장산행 1

 

눈을 들어 시계를 본다.

618…….

약간의 흔들림에 아내가 몸을 틀어 돌린다.

이불을 덮어 주며 귀엣말로 등산을 다녀온다.’고 하고 편안한 등산 차림으로 집을 나섰다. 지난 주 처음으로 올라 보고 두 번째 산행이다. 비가 오거나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앞으로 계속 주일마다 오를 계획으로 이제 두 번째이다.

토요일 비가 조금 내려서 길은 축축하게 젖어 있고 춘천(장산에서 해운대 해수욕장방향으로 흘러내리는 계곡)의 물은 제법 자갈을 부딪는 소리를 내며 흐르고 있다. 계곡 옆으로 난 산책로를 따라 장산의 초입인 대청공원으로 향했다.

지난주의 파릇하던 나뭇가지의 잎사귀는 어느새 크게 자라서 제법 푸름으로 앙상했던 겨울의 가지를 덮어 내고 있다.

비온 후 맑게 갠 날이라 그런지 산을 오르는 사람들의 옷차림도 많이 가벼워진 모습이다.

춘천을 자연 친화적 조경으로 정비한다는 계획으로 일부 뜯겨지고 흉물스러워지는 관계로 보호막을 치고 출입을 통제하는 구간이 있어서 다소 지저분하지만 좋은 모습으로 변하길 바라며 대청공원을 벗어나 산행의 진입로인 폭포사 방향으로 발을 돌렸다.

지난주는 장산 정상의 억새밭까지 그냥 평범하게 올랐으나 이번 주는 장상 근처에 있는 장산 마을이라는 곳을 택하여 마을 구경도 하고 한 바퀴 돌아 정상에 오른 후 내려오리라 생각하며 이동을 했다.

아직은 조금은 이른 시간인지 산에 오르는 사람도 적고 내려오는 사람도 적어서 한적하게 주변을 돌아보며 산책을 하듯 오르기 시작 했다.

거대한 바위 같은 비석에 폭포사라는 글귀가 적혀 있고 옆으로 난 폭포사를 눈으로 보며 스쳐 지나 오를 쯤에 다소 깊은 계곡이 가려져 있고 그 위로 양운 폭포가 치마폭 휘두르듯 작은 줄기로 여러 갈래 흘리며 그리 넓지 않은 소로 내려지고 있다.

이 양운 폭포 주변에는 봄을 알리는 버들강아지가 피어나 이곳의 버들을 춘천버들이라 한다. 수양버들 비슷하면서 갯버들같이 줄기는 곧아서 별 운치는 없지만 계곡의 한곳에만 옹기종기 자리 잡은 것이 나름대로 이름 지어질 만하다고 생각하며 체육공원으로 들어섰다.

체육공원에는 여러 사람들이 다양한 모습으로 운동을 즐기고 있었는데 대부분 연세가 지긋하신 어른들이었다.

 

이제부터는 본격적인 산행 코스이다.

장산은 그리 높지 않고 오르막도 가파르지 않아 오르기는 좋으나 길게 누워서 시간은 많이 걸리는 산이다. 오름의 초입에 산에서 흘러내려진 바위와 돌이 쌓인 너덜겅이 있는데 산에 다양한 모양으로 흘러내려진 바위들이 신기하게 느껴졌다.

중봉을 옆으로 돌아 정상으로 향하는 길 약 6부 능선 즈음에 호국 열사 강근호님의 집을 지날 때 다소 숙연해 짐과 그 집을 다시 한 번 보게 되는 것은 무슨 마음에서인지 모르겠다. 열사의 집을 지나 조금 더 오르면 정상을 향하는 억새밭 이정표와 장산 마을을 가리키는 이정표가 나온다. 장산 마을로 접어드는 길은 그냥 평지를 가듯 등선과 계곡을 옆으로 끼고 돌았다.

마을 초입에 사람이 걸어 다닌 흔적이 적고 마치 어느 시골 한적한 곳의 야트막한 동산에 자리 잡은 집에 들어갈 때 약간 언덕진 돌계단과 나무 계단을 밟고 오르는 것 같은 마음이었다. 마을 입구에 있는 무슨 종교인지는 모르나 (기독교의 한 분파가 아닌가 생각이 드는 데 ) 정신 수양원이 있고 그 옆에 넓게 자리한 터에 작은 무덤 하나가 있는데 작은 무덤 하나를 위한 터로는 너무 넓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뒤로 산위를 향하면서 계단식으로 땅이 개간되어 밭이 만들어 졌고 개간된 밭들 사이에 허름하지만 커다란 집이 있었다.

이런 모양으로 군데군데 집이 있고 간혹 사람이 보이기는 하나 나 같은 등산객이 종종 있는지 본 척도 하질 않는다. 그들의 무관심과 별로 생산력이 있을 거 같지도 않는 농지 그리고 몇 몇 비어진 듯 허물어진 집들이 있고, 그래서인지 맑고 좋은 날씨인데도 그리 유쾌하지는 않은 분위기여서 빨리 억새밭이 있는 정상 쪽으로 발을 옮기려 했는데 차가 다닐 수 있을 길로 나왔을 때 길가에 나란히 세워져 있는 13개의 우체통 각각 이름이 쓰여 있는 것으로 보아 이 장산 마을에 사람 사는 집이 13가구가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정상을 향하는 길을 걷다 보니 트럭이 세워진 마을 회관도 있고 널따란 초지도 나오고 이곳은 제법 농장 같은 느낌이 드는 곳이었다.

군용 트럭이 지나고 그 위 정상부분에 군부대와 통신소가 있어 일반인 출입이 통제를 받는다. 산 정상 부근에 넓게 개간된 초지들이 있고 곳곳에 그 초지를 활용한 농사를 짓는 마을이 형성되어 있어서 나같이 도시에서만 살던 사람은 많이 놀라운 관경을 보는 것 같았다.

금정산의 산성마을을 몇 번 가보았지만 장산에도 이와 비슷한 모습의 산골마을이 형성되어 있는 것이 놀랍고 신기했다. 뿐만 아니라 깊숙하게 숨겨진 모습으로 춘천 계곡을 끼고 형성되어 있었다. 한 때는 꽤 많은 사람들이 살았던 듯 폐가가 너른 산등성 이곳저곳에 보이며 갈대와 잡목이 앞뜰과 텃밭을 수북하게 매우며 자라고 있다.

 

산이 세든 집

                    

노부부 살던 *장산마을 꼭대기 집

산에다 세주고 신도시로 떠났다

 

세들은 장산이 세간 들이며

어느새 집 단장을 시작했다

 

못질해 굳게 닫힌 문틀 비바람으로

뜯어내어 푸른 이끼 칠하고

 

산들바람 이블 삼아 노숙하는 노루부부

단칸방에 들이더니 털 침실 내어주고

 

슬레이트 몇 장 쯤 떼어 어두운 밤

하늘지붕 올려 별 장식하고

 

문짝 떼고 하늘 지붕 얹은 자리

아침부터 어지간히 햇살 드밀더니

민들레 꽃대 올려 까치발 해바라기한다

 

거방지게 산야초 자리 잡은 앞마당

손때 묻은 호미하나 녹슨 옷 입고 누웠다

이런 장산마을을 한 바퀴 돌아 내려오는 지점에서 한 때는 물을 모아 식수로 사용했을 것 같은 콘크리트 물탱크가 만들어져있고 산에서 내려온 물이 적당히 고여 있지만 한쪽 벽이 무너져 내려 그 이상 물이 넘치는 그런 곳을 지날 때 였다.

물속에서 무언가 꿈틀거리고 있다. 물고기인가하고 들여다보니 길게 미꾸라지 같은데 다리가 달려있고 툭 튀어나온 두 눈이 머리에 달려있다. ‘! 도롱뇽이다.’

나도 모르게 소리 내고 가까이 바라보았다. 물속에서 수초를 잡고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빠끔히 얼굴을 들어 툭 불거진 두 눈으로 낯선 사람의 모습을 신기한 듯 바라보는 것 같았다. 나도 사진 말고는 처음 보는 모습이어서 좀 더 가까이 보니 웬걸 이놈이 내가 있는 쪽으로 헤엄쳐 다가오는 것이다. 상수리나무 껍질 같은 색깔로 그리 좋아할 색깔이 아니지만 뭉툭하고 짧은 네 다리와 꼬리를 움직여 느리게 헤엄쳐오는 모습은 앙증맞게 귀엽다.

다가와서는 콘크리트 물탱크를 오르려는 듯 벽을 붙잡고 몸을 끌어올리다 가까이 드리워 내민 내 얼굴에 놀랐는지 물속으로 돌아들어가더니 멀리로 허우적허우적 달아난다.

이 장산 꼭대기 물가에도 도롱뇽이 사는 구나 신기한 것을 발견한 것처럼 생각하며 하산을 시작했다.

길게 누워 해운대와 송정, 기장해변을 품에 안은 장산의 한쪽을 돌아본 마음을 안고 거반 내려올 때 너덜겅을 내려 보다가 그 끝으로 바라다 보이는 송정바다의 햇살 부수는 잔물결에 시린 눈 숲으로 돌리며 집으로 향한다.


노정애   18-08-29 10:41
    
김주일님
글 잘 읽었습니다.
부산에 사시는 분이셨군요.
저도 부산이 고향이라 친밀감이 더 느껴집니다.

글에 대하여...
글을 다 쓰시고 퇴고시에
내용상 꼭 필요한 말들만 남기도 글을 지워보세요. 예를 들면 이렇게

눈을 들어 시계를 본다.
6시 18분…….
약간의 흔들림에 아내가 몸을 틀어 돌린다.
이불을 덮어 주며 귀엣말로 ‘등산을 다녀온다.’고 하고 편안한 등산 차림으로 집을 나섰다. 지난 주 처음으로 올라 보고 두 번째 산행이다. 비가 오거나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앞으로 계속 주일마다 오를 계획으로 이제 두 번째이다.
---> 6시 18분. 편안한 등산 차림으로 집은 나섰다. 지난주에 이어 오늘이 두 번째 산행이다.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주일마다 오를 계획이다.

이런 형식으로 글을 다듬어 보시면 어떨가요.

위에 쓰신 시는 어떤 형식의 글인가요 설명이 필요합니다.
김주일님이 산행에서 보신것을 쓰셨다면
시가 절로 나왔다
라는 말씀이 필요할듯 합니다.
다른 분의 시라면
***의 시가 절로 떠올랐다
가 필요하지요.

문장을 잛게 다듬어서 쓰신다면 산행기로 무리가 없겠습니다.

정성으로 쓰신 글 잘 읽었습니다.
김주일   18-08-29 11:50
    
감사합니다. 시간을 내서 다시한번 고쳐서 올려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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