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에 담은 기도
정길순
중국 단둥에서 신의주를 바로 지척에 두고 밟아 볼 수 있는 북녁땅은 오로지 백두산 천지이기에 800K 길을 이틀에 걸려 버스로 달려갔다.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북한 들녘은 초원을 이룬 옥수수밭이 풍요롭고 중국 들녘과 초록동생이건만 북한 주민들의 굶주림을 채우지 못하니 안타까울 뿐이다.
압록강은 대륙과 경계를 이루며 한반도의 역사와 민족분단의 아픔을 안고 아무 일도 없는 듯 평원한 호수처럼 유유히 흐르는가 하면 남과 북의 막힌 대화에 소통을 재촉하듯 급물살로 흐르다가 언젠가는 같이 가야 할 기약을 나누듯 다정하게 샛강이 되어 흐르고 있다.
고구려의 숨결이 숨어있는 지린성 지안현에 있는 통거우를 찾았다. 고구려 패망의 아픈 역사를 안고 1100개의 돌로 쌓은 동양의 피라미드 장군총과 돌비석, 광개토 대왕비, 고분벽화 예술 작품들이 감동이다. 수 천년 반도 남쪽에서 찬란하게 꽃 피웠던 통일신라의 문화도 귀하지만 당나라를 불러 들여 고구려를 끝내 무릎 꿇게 해서 우리 민족의 영토를 약소시킨 역사가 야속해서 회환을 부른다.
장백현에 있는 탑산공원에 올라 발해의 옛터전 영광탑 에서 압록강 너머로 쫓겨가 버린 북한땅 해산시를 내려다본다.
70년대 화려했던 추억조차 잊은 채 쓰다버린 양재기처럼 오래입다 걸어두어 찌들은 두루마기처럼 재건의 힘을 잃어버린 도시의 슬럼화는 더 이상 북한의 패쇠를 기다릴 수 없는 신음소리를 내고 있는 듯하다.
드디어 백두산 중턱을 오르는 천리천평의 평야가 끝없이 펼쳐지고 가슴이 서늘하고 후련하다. 초원 위에 피어난 야생화는 각가지 색체를 띠며 한여름 햇살 아래 보석처럼 반짝인다.
이 기상이 남쪽 지리산까지 백두대간을 이루니 어찌 민족의 분단이 억울하지 않으랴!
한낮의 뙤약볕은 갑자기 몰려온 구름에 가려 천지를 수월하게 오를 수 있었다. 하지만 북한 지도자의 말 바꾸기 같은 변덕을 닮아서인지 백두산 날씨는 구름과 짙은 안개로 끝내 천지를 우리 앞에 내어놓지 않았다. 비구름은 천지를 휘감고 한기를 뿌렸고 팀원들은 북극의 펭귄처럼 몸을 밀착하여 비구름 속에 묻혔다.
지금 북한 주민들은 가난의 행군을 더 이상 이기지 못하고 살려달라! 밥 좀 달라 배고픔 앞에 생사를 걸고 중국접경지를 향해 찾아들고 있다. 궁여지책으로 주린 배를 채우면 두고 온 가족을 찾아 다시 돌아간다.
생사를 예측할 수 없는 귀가길 먹는 것도 여비도 가져 갈수 없는 실정이지만 가슴에 새기고 간 복음이 저들의 삶에 백절불효의 충성으로 역할하는 것을 하늘의 능력에 의존할 뿐이다.
북한정권은 거덜 난 경제를 붙잡고 자신의 처지를 인정하지도 않고 무고한 인민을 볼모로 잡아 핵무기로 국제사회를 협박하는 것을 속히 멈춰야 한다. 지상에 지옥을 만들어 놓고 사회주의로 지상낙원을 만들겠다는 꿈에서 깨어야 한다.
국민들에게 최소한의 양식을 주지 못하고 배고파 국경을 넘다가 잡히면 고문하고 죽이는 행위는 더 이상 정권이라고 할 수 없으며 조직폭력배 집단이다 3부자손을 세습시키는 데 혈안이 되있는 사이비 종교 집단이다 .
구름에 막혀 드린 기도가 하늘을 움직이고 능력의 두레박에 실려 천지위에 띄워 북한 땅에 소리치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