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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백꽃 핀날    
글쓴이 : 조월호    15-01-05 15:40    조회 : 6,052
 이 겨울 엄동설한에 우리집 베란다에 동백꽃이 피었다.
"고운빛은 어디에서 왔을까 아름다운 꽃송이."  눈 시리게 바라보는 꽃과 함께 떠오르는 지난날들.
그 옛날 우리는 작은 연립주택에서 많은 화분과 함께 아이들 키우며 복작대던 시절이 있었다. 그런대로 살다가 날씨가 추워지면 베란다에있던 나무화분 몇개와 다년생 화초들을 방안으로 들여놓았다. 거실이 따로없는 좁은 집인지라 안방에서 같이 겨울을 날 수 밖에 없어서이다. 방안이 따뜻해서인지 볕이 안들어서인지 잎들이 누렇게 변해가기 시작하고 거기에 먼지까지 앉으니 자꾸만 안쓰러워서 물수건으로 살살 닦아주었다. 닦아주다보니 유자나무 잎에선 유자의 향기가, 치자 나무에선 치자꽃향기가 남을 알게 되었다. 아예 잎사귀에 코를박고 향기를 맡다가 한참 만개한 동백꽃과 영산홍의 향기도 맡아 보았다. 이상하게도 그 꽃들에게선 별 향기가 나질않았다. 잎에서도 나는  고유의 향기가  꽃에서 나지 않다니  왜그럴까 싶어 나름 생각해 봤다.
동백은 제철에 바깥에서 눈 비 맞으며 자라 진홍의 보석으로 피어나지 못해서인가?
영산홍은 이름앞에 "서양영산홍" 이라고 타국 냄새 나는 낱말 하나 붙어서인가?  아직도 잘 모르겠다.
그러다 문득, 나무들 이름을 하나씩 뇌어보니 이름이 주는 느낌이  꽃이 주는 향기 못지않게  감상적인걸 깨달았다. 행운을 한아름 안겨줄듯 싶은이름 행운목. 꽃이 피는걸 본적은 없지만 이름 많큼은 시 한줄 써보고 싶음직한 청목. 저기  두고온 고향의 유년시절에 함께 뛰놀던 아이같은 이름 유자.치자.  그리고  무슨 순정만화나 영화제목 같은이름 러브체인. 미니 카틀레아 등.
 
(십 수년전)어느날 남편이 치자나무 가지 하나를 얻어  콜라병에 꽂아들고 왔을때, 저게 언제 뿌리를 내려 화분에 옮겨심게될까 했더니  어느새 해마다 꽃을 피워 그  치자꽃 향기가 가득했었다. 유자나무도 내가 씨를심어  키운것이었다. 차를 만들려고  유자를 씻어 저미다가 나온 씨앗과 귤 먹다 보기드물게 나온 씨앗 몇개를  그냥 동백나무 화분에 꽂아 두었더니 거기서 연노랑 새싹이  솟아올랐다. 그걸 화분에 옮겨심어 자란것인데  귤인지 유자인지 정확히 알수는 없지만 수종이 비슷한지라 유자나무 라고도 귤 나무라고도 불렀다. 묻는사람에 따라 그저 그렇다고 수긍해 주면서 5년 넘게 키웠었다.
그때 몇 개의  화분들 앞에서 마음도 쉬어보고 자연의 가르침도 듣곤했다. 그중에는 가을에 시골에서 얻어온  난 화분이 있었다. 좁은 비닐봉지에 넣어 버스로 오다가 잎이 모두 뿌리 근처에서 부러져 버린 이름모를 난 이었다. 그대로 버리려다가  안쓰는 화분과 함께 쌓아두고는 잊어버린채 겨울을 보냈는데 어느 이른 봄날, 위에있는 장애물을 피하느라 니은(ㄴ)자로 구부린채  힘겹게 올라오고 있는 새순을 보게 된것이다. 절망을 침묵으로 이겨낸듯,누가 보아주고 알아주지 않아도 묵묵히 자신의 사명을 다한 여린 싹을  나는 눈물겹게 맞이했다. "아가!"  무심하고 무정하게 짓누르던  위에 앉은 화분을 치워주고 (저도 빈 화분인것을) 깊이 생각하지도, 기다려 주지도 못했음을 미안해하고  미안해했다.
그리고 비쩍 마른듯하지만 나름 통통한 화초 실난도 있었다. 채마밭에 끼지도 못하고  친정집 밭둑에서나 크던 부추, 그 부추닮은 실난이 부추 꽃대궁 처럼 솟아오른 줄기끝에  피워낸 흰꽃, 고결한 느낌마저 주던 그 꽃이 비가오면 스스로 깨끗함을 지키려고 꽃잎을 오무렸다가 비가 개인 다음에 다시 피는것을 보았을때 그 느낌을 어떻게 표현할까? 그것은 꽃이 주는 향기나 이름이 주는 느낌을 뛰어넘는 감동, 바로 그 자체였었다.
그 겨울, 시골에 다녀오느라 며칠 집을 비웠더니  온통 동백꽃잎이 쏟아져 쌓여있었다. 동백꽃은 다 피지도 않고 져버려서  아까워 그냥 두었었는데 그새 보기흉한 색으로 변해있었다. 그걸 쓸어담아 버리면서  시댁을 처음 방문했던날을 떠올렸다.
뜰에 커다란 하얀 철쭉이 한그루 있었고 그 아래 눈 처럼 흩어져 있던 흰 꽃잎. 그것은 전나무 울타리에 대문도 없는 초가집과 어울려 아주 그윽한  풍경을 이루고 있었다.  시를 좋아하던 그는 수년동안 모아온  시 스크랩북  한켠을  파격적으로 내어주면서 첫 방문의 소감을 쓰라고 했다.  나는 그때 눈에 콩깍지가 씌었던때 인지라 유치한줄도 모르고  감히 그 시편들 사이에 이렇게 썼다. "...떨어진 꽃잎이 더 고와 보이는 궁궐 아니라도 임 계시는곳..." 지금 생각해보니 두손,두발이 오그라드는 느낌이다. 애기사과 나무도 화분에 길렀는데 잘 익은걸 한개 따서 "아  " 하고 내밀며  먹어 보라던 남편은  이제 꽃화분은 더이상 원치 않는단다. 몇 남은 화분이나 키우다 말것이라고.
이 추위에 또 다시 예쁘게 꽃을 피운 동백앞에서  그때를 생각하며 흥얼거린다. "꽃밭에 앉아 꽃잎을 보네 고운 빛은 어디에서 왔을까 아름다운 꽃이여 꽃이여."

김순례   15-01-08 15:06
    
안녕하세요. 조월호 선생님!
동백이 예쁘게 핀 것을 보며 지난 날의 꽃에 대한 기억들을 꺼내어 보셨군요.
대체적으로 글이 수월하게 읽힙니다.

글 쓰는 방법이나 부호 사용방법등은 옆방에 문학정보 방을 읽어보시면 참고가 되겠구요.
전체가 꽃에 대한 기억으로 가득 채워져서 주제에 마땅한 듯 한데...
뭔가 글 속에 감칠맛이 나지 않습니다. 조금 아쉽기도...
꽃 이름에 대한 작가의 생각들이 나래를 펴서 뭔가 읽은 이로 하여금 아련한 미소가 나올 듯...끝!

수필은 있었던 사실에 입각해서 조금 더 깊이 사색속으로 들어가 작가의 사유가 묻어나고 읽고 난 후 독자들로 하여금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그 무엇이 가슴에 뭉클 남는다면 금상첨화 겠죠?
좋은 수필에 대한 나름 철학을 이렇게 저는 해석했습니다.

결론은 조금 아쉬웠다는...
하지만 마지막 소절에 처음으로 시댁 방문때 이야기가 신선합니다.
떨어진 꽃잎이 더 고와 보이는 궁궐 아니라도 임 계시는 곳... 멋집니다.^^
파이팅! 건필 하세요!
채선후   15-01-08 15:10
    
안녕하세요? 채선후 입니다.
  주제는 자연의 가르침이네요. 두 번째 단락  십 수 년 전 그 때 자연의 가르침을 무엇이었는지 적어주시고,
  맨 끝 문장 동백 앞에서 그때를 생각하며 .. 지금은 어떤지 구체적인 묘사가 들어가는 것이 과거와 지금 꽃을 보며 흥얼거리는 느낌이 돋보입니다. 그럼 ^*^
조월호   15-01-15 16:20
    
네 감사합니다 더 노력하겠습니다.
글에 감칠맛을 어떻게 내야되는지 참 어렵네요
작가분들 존경스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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