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름속에 편승하는 오만과 편견/송 명복(요셉)
세상속에 사는 인생길 변덕이 죽 끓듯이 한다고 하더니 세상 흐름의 중심을 이루고, 대세를 이룬다고
한다. 소위 유행(流行)인
것이다. 시냇가에 흐르는 물을 바라보고, 하늘 속에 뭉쳐진
구름을 보고 나서인지도 모르겠다. 시계바늘이 기울기를 바꾸어 가는 소리로 변화의 기운을 몰고 올때, 지나온 흔적을 뒤 돌아 보고 쓸쓸해지는 것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다.
어찌보면, 이런 흐름 속에는 기억의 저편에서, 낭만을
실어나르면서 통기타 음률로 노래 부르던 추억어린 가수의 모습과 청바지 차림의 야성미가 담겨진 서부영화의 장면이 떠 올라서 인지도 모르겠다. 그렇다, 자연의 색채가 바꾸어 가듯이 우리는 어느날, 알게 모르게, 변화하고 있는 세상에서 살아가는 자신을 발견하곤 한다. 세상이 변해가고, 자신의 모습도 변해가는 것이다.
아무튼, 우리 주변에서는 소리없는 변화의 흐름이 장단(長短)을 달리하면서 지나치고 있음은 분명한 것 같다. 이러한 가운데 오만과
편견은 존재하고 있는 듯싶은 데, 세상의 흐름과 달리하는 고집인 것이다. 이런 점은 천구백 팔구십년대 세계 경제의 흐름을 쥐락펴락 했었던 일본의 사례를 들수 있다.
일본 문화의 장점이었던 장인정신(匠人精神)이 그들
세계의 독특한 기술적 우위(技術的 優位)를 유지했었던 제조업
중심의 흐름이 소비자 취향에 중점을 둔 디지털 세대의 흐름으로 바뀌는 현상을 놓쳐버린 것이다. 결국
최고의 제품을 만들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는 자세로, 일본 사회의 장인정신을 의미하는 모노즈쿠리는 오만과
편견이 가져오는 결과를 잘 보여주고 있다.
이 즈음에서, 세태의 흐름에 부응하기 위한 의사결정(意思決定) 과정의 중요성을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이미 다 알려진 사실이지만
과거에 이루어 졌던, 의사결정은 신중하고 정확한 상황 파악과 시기의 적절성에 중심이 있었다. 그러나, 현재의 빠른 흐름이 대세를 이루고 유행을 거쳐 대중의 공감을
얻어 문화의 중심을 이루는 현상을 살펴보아야 한다. 필요한 실수를 반복하더라도 최상의 결과를 가져오기
위한 신속하고 적절한 판단이 우선시 되어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다. 시냇가의 흐르는 물결은 유구하지만, 내 맘 속 흐름은 생존의 길을 따라 색을 달리하는 미물처럼 흘러가니 씁쓰름하기도 하지 아니한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