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아날로그 시절의 재현과 복제의 틀에서 벗어나 디지털시대로 접어들며 무한한 상상력의 세계로 수영을 하게 되었다. 상상력을 동원한 다양한 표현력을 통해 현대 생활의 무료함 혹은 공허함을 충만하게 되었다는 뜻이다.
여기에 인류의 기원이랄 수 있는 물을 중심으로 빛을 가하여 배움의 나래를 펼치는 사진연구회원들이 있다. 한 방울의 물이 세계를 움직이는 힘의 원천이듯이 빛에 대한 인간의 상상력이 사진의 모태였음을 알 것이다. 물은 흐름에 따라 형상을 달리하고 운동성과 정적인 고요를 함께 보여준다.
여기에 전시되고 있는 사진을 보자면 서사성에서 일상성에 이르기까지 물의 다양성이 존재한다. 이것은 사진가가 물을 바라보는 관점이 다르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고 표현의 다양성이 존재한다고 말할 수도 있다.
이른 아침 낚시터에서 만난 물안개에 매료되어 있고 정형화된 도시이미지를 물과 현대건축물에서 찾은 이도 있다. 산하의 아름다움을 보기도 하고 물이 형성되기 전의 개별 분자구조인 아톰으로 보기도 했다. 흐르는 물의 연속성을 보이며 물과 함께 생명의 기운을 느끼기도 한 것이다. 이별을 노래하는 애잔한 기운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희망을 노래하는 폭포가 되기도 한다.
이렇듯 물은 우리 삶에서 뗄 수가 없는 산소와 같은 것이다. 끊임없이 자신의 모습을 변화시키는 물의 이미지를 통해 인간의 상상력을 끌어내고자 한 것이다. 관람자들의 다양한 시각을 만족시키진 못하겠지만 그들 또한 이들에게서 완벽한 결과를 원하진 않으리라 생각한다.
때론 조악하고 즉물적인 시각의 사진이 보이기도 하지만 나름 심도 있게 완성을 추구하기를 원하는 배우는 자세의 학생들이 아닌가? 배운 이론을 기초로 상상력을 동원해 탐구적인 자세로 화인드를 통해 사물을 보았다는 것이 중요하리라 생각한다.
이제 이들은 사진가로 첫 출발을 시도하고 있다. 개개인의 잣대를 일일이 재어 설명 할 수는 없지만 한 그루의 나무를 뿌리내리게 하기 위해서 오랜 인고의 시간을 필요로 하는 것처럼 그렇게 세상에 나오는 것이 사진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 그것을 찾아내는데 필요한 것이 상상력이 아닐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