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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름다운 노년    
글쓴이 : 엄영선    12-05-20 16:39    조회 : 25,024
아름다운 노년
                         엄영선
 
아침에 눈을 뜨면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오늘은 무슨일을 할까? 계획이 없다.
이제 노인이 되어 하던일 다 내려 놓으니 행동반경은 좁아지고 인간관계 줄어 들고 의무책임 벗어나니
하루의 생활이 무료해지고 머릿속은 이것저것 상념뿐으로 소일하게 된다
오늘날 인간수명 100세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그러나 장수하는 것만이 좋은 것은 아닌 것 같다. 
젊어서 한국에서 살 때 사돈 할머니가 우리집 마실 오시면 하시던 말씀이 생각난다.
그때 사돈의 나이는 70대이셨고 부유한 생활에 갖출건 다 갖춘 복 있는 분이셨다.
"사돈 나 왜 이렇게 오래 살지요? 이제 그만 살고 가는 날만 기다리는데 그 날이 빨리 오지 않아
사는게 지루하네요" 하시던 말씀이 생각난다.
그도 그럴것이 그 시절만해도 모든 문화가 옛날이라 지금같지 않아 늙으면 밥 먹고 잠 자는 일밖에 없으니
요즘 노인들하고는 그 세계가 달랐다. 요즘 이 격변해 가는 문화속에 노인들의 생활은 어떠한가
내가 노인이 되니 그것이 문제로 남는다. 먼저 노인이 되면 행복해야 한다.
요즘의 현실은 모든 삶의 가치관을 판이하게 바꾸어 놓고 있다. 그렇다 세월이 얼마나 변했나!
나는 농경사회에서 태어나 산업화시대를 거쳐 정보화시대로 지금은 디지털 21세기 우주시대를 달리고 있다. 옛날 일세기를 거쳐도 다 해내지 못하는 것들도 오늘날에는 10년, 5년에 섬광을 터뜨리고 있다.
농경시대 이야기는 호랑이 담배 피던 시대이다.
이렇게 격변해 가는 시대에 인간 삶의 의식구조가 변해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우선 한 예로 자식과 부모사이의 관계를 생각해 보자.
요즘 부모 자식 사이에는 세대적인 갭이 어쩔 수 없이 생긴다.
이제 효도란 말은 산업화란 단어와 함께 사라져 갔다. 자식은 부모의 사랑을 간섭이다 집착으로 안다.
부모 자식 떨어져 살다보니 사랑의 유대도 소원해지고 젊은 자식들은 편안하게 사는 것이 우선주의로 되어 가고 있다.  지금까지는 인간생활에 5복 받기를 원하며 살았지만 요즘 젊은이들은 6복 받기를 원한다고 한다. 하나 더 첨부 된 복은 부모가 늙으면 자식에게 부담주지 말고 빨리 세상 떠나는 것이 복이라고 한다.
이것이 요즘 돌아가는 추세이니 슬픈 일이다. 그러니 늙어서 자식에게 부담스러운 존재로 남으면 않되겠다.
부모 또한 이제는 고정관념에서 탈피하여 지혜롭게 현실을 잘 수용해 가며 현명하게 잘 따라가야 하겠다.
노인이 되면 인생을 더 사랑하게 된다. 이제 자식에 대한 의무나 책임을 다 벗었으니 나머지 생은 행복해야 한다. 행복! 행복이란 어떤 것인가! 행복이란 어떤 커다란 성취감에서만 오는 것은 아니다.
일상 생활의 작은 일에서도 마음가짐에 따라서 차지할 수 있다.
행복이란 주관적이고 심리적이기 때문에 흔히들 컵에 담긴 빈잔의 물의 만족도를 말 한다,
그러니 긍정적인 사고와 욕심과 기대치를 낮추면 행복지수를 높일 수 있다.
또한 행복의 비결은 관계에서 온다. 인간 관계가 좋지 않으면 불행해진다.
가족관계, 친구관계, 누구와의 관계로 행, 불행은 좌우 한다.
요즘 자식들이 부모를 학대하여 자살하는 부모들이 늘고 있다. 그러니 자식만 바라 보고 매달리지 말고
마음을 터 놓고 의논할 수 있는 친구를 만들어 놓는 것이 좋겠다.
늙어서는 은행에 저축하는 것 보다는 친구 찿아 투자 하는 것이 더 현명한 일이다.
함석헌님의 시 한 수 소개 하겠다.
친구 [함석헌]
 
그 사람 가졌느냐
세상 길 험난한 길 삶의 고뇌 엮어 가며
차마 아내에게도 하지 못한 말 스스럼없이 할 수 있는
그 사람 가졌느냐
 
인생의 소중한 일은 소통과 대화이다.우리는 누군가를 만나면서 산다.
그런데 누군가를 만나느냐에 따라 그 시간의 기쁨의 척도가 다르다.
얼굴이 다르듯이 그 사람의 느낌이 다 다르다.
대인관계에 칭찬을 아끼지 말고 만나서 불쾌한 사람은 멀리하는 것이 좋겠다.
노인이 돈에 인색하게 굴면 추해지고 늙었다고 초라한 차림도 좋지 않다.
늙었다고 숫자적인 나이만 세지 말고 젊음의 느낌을 유지해야 한다.
삶의 규모와 진실한 생활로 소박하고 아름답게 늙어 가자.
부모가 자녀에게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유산은 좋은 기억, 좋은 습관, 좋은 인상이라 하였다.
우리 모두의 여생이 행복하고 아름다워야 하겠다. 
  
 

문경자   12-05-22 00:16
    
글을 읽다보니 요양원에 계시는 친정 아버님 생각에 가슴이 찡해 왔습니다.
자식과 부모님의 관계가 자꾸만 멀어지니 걱정입니다.
늙어서 툭 터놓고 이야기할 친구한사람 있다면 노년은 참 행복하겠지요.
자식보다 편안하고 친척보다 좋은 친구는 보약과도 같습니다.
엄영선님은 이렇게 아름다운 글을 쓸수 있어 정말 노년의 길을 잘 가고 있다는 것이 부럽습니다.
다시 한번 살아가는 삶에 대한 글 잘 읽었습니다.
정금진   12-05-22 18:53
    
오늘도 자녀들 몰래 무릎 연골이 손상되었다고 MRI 를찍고 왼쪽 발바닥 초음파를 찍 으며 큰돈을 또써버렸네요.아낀용돈, 성인병과 초로의 나이에도 병원비로 많이들고나면 낫지도않는 관절과 온 몸은 힘들어 자연히 몰래 병원쇼핑하게된답니다.슬프구요.가장 중요한건 역시 건강이겠지요. 격식 차려 나이들어보고 싶으나 뜻대로는 어렵습니다. 선생님의 말씀대로 한명의 친구가 절실히 필요한데 내게 문제가있는 것인지 요즈음은 속마음을 터놓을 만큼의 친구도  금덩어리 비싼마큼 가격이 올라 구하기가 힘들군요. 다들 힘들지않다라는 얘기인데 왜 나는 아지힘이들죠?옛친구가 좋은데..미국살고, 선생님, 건강하세요. 많이 많이....
강희진   12-05-25 16:44
    
길을 알고 나면
힘들지 않다고 합니다...
선생님은 노년의 길을 알고 게산 것 같습니다...
행복한 노후되시고 건강하세요...
앞으로 좋은 글 부탁합니다..
김사빈   12-06-05 06:11
    
아름노년이란 어떻게 살아야 하는 것인가 생각하여 봅니다. 소통이라고  봅니다. 어제는 거짓말 연습이란 신춘예 작품을 독서 모임에서 소재로  읽었습니다 .
우리가 사는 세상 소통이  안되는 것을 질 묘사를 했는데 불란서 어학 연수에서 언어의 소통을 다루었는데 마침 노조아 파업으로 국민들의 소통의 부재로 , 그녀는 남편과 소통의 부재로 어학연수를 격으면서 , 마지막에는 성당의 종소리를 들으면서 조금씩 입을 떼었다고 했습니다, 우리가 격는 자녀와 소통 부재 , 이웃과의 소통의 부재 , 언어의 소통의 부재가  아름다운 삶을 방해하는 것 같습니다. 아름다운 노년은 소통을 할수 있는 이웃이나 벗이 있으면 아름다운 노년을 보낼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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