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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빨간 운동화    
글쓴이 : 신영애    19-02-04 11:16    조회 : 5,489
   빨간 운동화(신영애).hwp (16.0K) [0] DATE : 2019-02-04 11:16:40

[빨간 운동화] 신영애


"나 신발 한 켤레만 사다오. 그냥 다른 사람 말고 네가 꼭 사주었으면 좋겠는데.."

두해 전 친정 엄마를 뵈러 갔을 때 언니와 함께 쇼핑을 하고 나오다가

잠시 앉아 있던 자리에서 엄마는 뜬금없이 내게 말씀하셨다.

 

언니가 주차장에 차를 가지러 간 사이에

나는 어디 마음에 두신 신발이나 갖고 싶은 신발이 있으신 거냐고 여쭈어 보았다.

그러자 엄마는 아주 오래전부터 마음에 두셨다는 듯이 불편하신 걸음으로 천천히 나를 그곳으로 데리고 가셨다.

 고무 밑창이 튼튼해 보이는 할머니들이 많이 신으시는 듯한

평범한 신발이어서 나는 좀 더 좋은 신발이 없냐고 신발가게 사람에게 물어보았다.

 

그러자 엄마는 "그냥.. 이 신발이면 돼.."하셨고 내가 사 드린 신발을 품에 꼭 안고 보시면서

"좋은데 갈 때 만 아껴아껴 신어야지.."하셨다.

다음에도 또 사드릴게요 몇 번을 말씀을 드려도 언니 오빠들이 들으면 섭섭할 수도 있겠지만

여든을 바라보시는 엄마는

", 참 좋다.. 참 좋다..."를 연신 말씀하셨다.

 

어린 시절 엄마 손잡고 시장 구경 가는 것이 참 좋았다.

사랑이 많으신 엄마는 장을 다 보고 나시면 언제나 그랬듯이 호떡이나 감자 떡 같은

군것질거리를 사주곤 하셨는데 그날따라 나는 이런 것들이 다 맛이 없었다.

시장 입구에 위치한 신발가게에서 본 빨간 운동화가 자꾸 생각이 났기 때문이다.

 

새 신발을 신고 싶었던 작은 오빠가 며칠 전 고무신을 시멘트 벽 에 대고 비비면서

"이렇게 하면 밑창이 빨리 닳아서 엿 바꿔 먹을 수 있어.

그럼 나도 엄마한테 새로운 운동화 하나 사 달라고 할 거야"

라고 했던 말을 떠올리며 오늘은 엄마가 작은오빠 운동화를 사 주실 거라는 생각에

어쩌면 나도 새 신발을 함께 사 주시려나 생각했다.

 

그러나, 엄마는 작은 오빠 신발만 사시고 내가 자꾸만 쳐다보던 빨간 운동화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는 듯이 무심히 지나가셨다. 나는 왠지 억울했다.

이게 아닌데... 나 저 신발 갖고 싶은데...

 

마음 깊은 곳에 점 찍어둔 빨간 운동화를 그냥 두고 돌아서는 어린 마음에는 슬픔이 차 올랐나보다.

집에 오는 내내 훌쩍거리기 시작하더니 집에 와서도 울고, 잠들기 전까지 울고

다음날 일어나서 아침부터 울고, 점심 먹고 또 울고...

그렇게 사흘을 빨간 운동화에 대한 상사병으로 눈물바다를 만들고 있는 나를 보다 못한 엄마는 다음날

장날도 아닌데 나를 데리고 시장엘 가셨다.

 

엄마는 며칠 전 작은 오빠 운동화를 샀던 기억을 애써 떠올리며 사장님께 단돈 몇 푼이라도 깎아 볼

요량으로 흥정을 하시고 신발가게 주인은 사실 그 빨간 운동화는 주인아저씨의 따님을 위해 사

온 건데 사이즈가 작아서 그냥 팔려고 내 놓은 것 이라고 하시면서 인연은 따로 있었다는 듯이

예쁘게 잘 신으라며 건네 주셨다.

 

아직 눈물 콧물이 채 마르지 않은 어린 나는 그렇게 갖고 싶었던 빨간 운동화를 신고

언니 오빠들에게 자랑을 하며 뽐내고 다녔다.

작은 오빠는 새로 산 운동화가 아까워 학교 갈 때만 신고 친구들과 놀 때 는 낡은 고무신을 신고 놀면서

"나 저기 운동화 있는데... 놀때는 이 신발이 편해서 그냥 고무신 신고 있는 거다"라고 했지만

나는 문밖을 나서는 일만 있으면 어김없이 그 빨간 운동화를 신고 폼을 재며 다녔다.

 

좋은 신발은 좋은 곳으로 인도한다는 믿음이 그 어린 마음에도 있었던 것일까.

 

어린 시절 그렇게 갖고 싶었던 빨간 운동화를 사주셨던 엄마는

이제는 내가 엄마 신발을 사 드릴 수 있는 기쁨을 갖게 해주시고

연로하신 탓에 신체적으로는 건강이 불편하시지만 아직은 손녀딸과 구구단 시합도 하신다는 총명함으로

내게는 '어머니'보다는 '엄마'로 더 오래오래 건강하게 계셨으면 좋겠다.

 

엄마. 사랑해요.

 


노정애   19-02-08 16:33
    
신영애님 반갑습니다.
먼저 저희 한국산문에 글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머니의 이야기가 담긴 글 잘 읽었습니다.

이 글은 소재가 좋습니다.
잘 다듬으면 좋은 수필이 되겠습니다.
일단 수필의 형식에 맞춰서 글을 쓰셔야 합니다.
단락 나누기를 너무 많이 하셨습니다.
한 문장이 너무 깁니다.  (참고하실 글들은 이곳 회원작품방에 가시면 많은 작품들이 있으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마지막 엄마 사랑해요는 빼시는게 좋습니다. 글 속에서 충분히 느낄 수 있습니다.


예로 한단락만 고쳐 보겠습니다.

'어린 시절 그렇게 갖고 싶었던 빨간 운동화를 사주셨던 엄마는

이제는 내가 엄마 신발을 사 드릴 수 있는 기쁨을 갖게 해주시고

연로하신 탓에 신체적으로는 건강이 불편하시지만 아직은 손녀딸과 구구단 시합도 하신다는 총명함으로

내게는 '어머니'보다는 '엄마'로 더 오래오래 건강하게 계셨으면 좋겠다'
이 단락을
빨간 운동화를 사 주셨던 엄마에게 이제 내가 신발을 사 드릴 수 있어 행복했다. 연로하셔서 건강은 좋지 않지만 손녀딸과 구구단 시합도 하실정도로 총명하시다.  '어머니' 보다는 '엄마'로 더 오래오래 건강하게 우리들 곁에 계셨으면 좋겠다. 

이렇게 조금 간결하게 한 단락을 만들어 보시는것은 어떨지요.
전체적으로 다듬어 주시면 좋은 글이 될것 같아요.
글 잘 읽었습니다.
     
신영애   19-02-08 19:26
    
네~감사합니다~
참고하여 수정해보겠습니다.

고귀한 의견 주심에 너무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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