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울의 사랑 이야기
왕 이앤 2013 10 24
성경은 동서고금의 베스트셀러이자 최고의 문학이며 우리나라에서는 인구의 35%가 기독인이여서 특히 중요한 위치에 있다. 그러나 어려운 표현과 번역 오류가 많아서 제대로 읽기 어려운 책이 되어있다. 개정판들이 나왔으나 여전히 오류와 문제가 많다. 의미를 보다 명백히 알기 위해서 나는 한영성경을 이용하여 한글과 영어판을 같이 보기를 좋아한다. 영어성경인 NIV (New International Version)는 쉬운 현대영어로 명쾌하게 쓰여 있어 이해하기 쉽다. 하나님의 본질인 사랑의 속성에 대한 사도 바울의 정의(고린도전서 13장 4~7절, 13절)를 한영성경 (아가페사 출판, 2005년)에서 보기로 하였다. 바울이 AD 55년경 문제가 많았던 고린도 교회 성도들을 위해서 기록한 것으로서 기독인들이 가장 많이 인용하는 구절의 하나이다.
사랑은 1. 오래 참고 (patient), 2, 친절하고 (kind), 3. 시기하지 아니하고 (not envy), 4. 자랑하지 아니하고 (not boast), 5. 교만하지 아니하며 (not proud), 6. 무례히 행동하지 아니하며 (not rude), 7. 자기 이익을 구하지 아니하며 (not self-seeking), 8. 쉽게 성내지 아니하고 (not easily angered), 9. 원한을 품지 않으며 (no record of wrongs), 10. 불의를 기뻐하지 아니하고 (not delight in evil), 11. 진실과 더불어 기뻐하며 (but rejoices with the truth), 12. 모든 것을 덮어 주며 (always protects) 13. 모든 것을 믿으며 (always trusts) 14. 모든 것을 소망하며 (always hopes) 15. 모든 것을 견뎌낸다 (always perseveres). 그런즉 믿음(faith), 소망(hope), 사랑(love), 이 세 가지는 항상 있을 진데 그 중에 제일은 사랑이라.
위의 15 가지 덕목 중에서 9번, 12~15번에서는 한글과 영어 구절의 의미가 다르다. 한글 9번에서는 ‘원한을 품지 않는다’고 되어있으나 영어에서는 ‘악을 생각하지 않는다’로 되어있다. 한글 12번에서 ‘덮어준다’는 영어의 ‘보호한다’ 와는 의미가 다르다. 그리고 영어 12~15번에서 ‘항상 보호하고, 믿고, 소망하고 견뎌낸다’는 것인데 한글에는 ‘항상(always)’ 대신에 ‘모든 것(all)’이 사용되었다. 모든 것을 담당하고, 믿고, 소망하고, 견뎌낸다는 것은 바람직하지도 않고 실행하기도 불가능하여 사랑의 의미를 전해주지 못한다.
한글과 영어구절에서 위와 같은 차이가 나는 이유는 무엇보다 한글판이 KJV (흠정역: King James Version)를 번역한 것인데 반하여 영어판은 NIV이기 때문이다. 12번은 흠정역, bears all things (모든 것을 참는다 또는 지원한다)를 ‘모든 것을 덮어준다’로 번역한 것이다. 마지막 네 가지 덕목은 흠정역 12~15번(bears all things, believes all things, hopes all things, endures all things)의 번역으로 네 가지에 ‘모든 것’이 사용되었다. 아가페 한영성경에서는 한글판이 영어 흠정역의 번역인 것을 밝히지 않고 있어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 그리고 9번 (thinks no evil: 악을 생각하지 않는다)에서는 ‘원한을 품지 않는다’로 흠정역 자체를 오역한 것으로 보인다.
2003년 7월에 출간된 한영해설 성경 (아가폐), 대한성서공회 (1987)의 한영성경전서, 기독지혜사 (1997)의 라이프 성경(한글판)에서는 ‘모든 것’을 사용한 것 이외에도 2번의 ‘친절함(kind)’을 ‘온유함’으로, 8번의 ‘쉽게 성내지 않음 (not easily angered)’을 ‘성내지 않음’으로 오역하여 이 덕목들이 의미를 상실하게 되었다. 현대인의 성경’ (생명의 말씀사, 2003년) 수정판에서도 12~15번에서 ‘항상’ 대신에 ‘모든 것’을 사용하였다. 이것은 The Living Bible (1971년)의 번역판이다.
흠정역은 1611년에 영어성경으로 출간되어 오랫동안 사용되었다. 오랜 기간이 지난 후에 현대 영어로 표현하고 원래의 성경사본들에 충실하며 흠정역 출간 이후에 발견된 성경사본들을 포함시키고 많은 오류를 정정하기 위해서 많은 전문가들이 투입되고 철저한 연구와 검토를 하는 대대적인 작업을 거쳐 1978년에 NIV가 완성되었다. NIV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성경이다. 이러한 이점을 생각하여 한영성경에서 NIV와 대조되는 한글판은 NIV의 번역이여야 함이 마땅하다.
사도바울은 사랑 이야기에서 처음 (1), 중간(8), 마지막 (15)에서 세 번이나 인내를 언급한 것은 특히 주목할 만하다. 흠정역 에서와 같이 12번이 ‘bears all things (모든 것을 참는다, 지원한다)’라면 인내가 네 번 언급된 셈이다. 이것은 용서의 중요함을 강조 한 것으로 생각된다. 베드로가 예수님에게 물었다. ‘형제가 내게 죄를 범하면 몇 번이나 용서하오리까? 일곱 번 하오리까?’ 예수님은 ‘일곱 번씩 70번 용서하라고 했다 (마태 18장 21-22절).’ 바울은 또한 친절, 겸양, 진실, 헌신, 신뢰를 언급하였다. 하나님은 사람을 자기 모형으로 창조하였음으로 서로 친절하고 용서하고 도우며 살기를 원하시리라. 사람들이 죄를 용서받고 구원받도록 하기 위해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 박힌 것 아닌가?
성경은 ‘하나님은 사랑이다 (요한일서 4장 8절),‘ ‘사랑이 없으면 소리 나는 징과 울리는 꽹과리가 되고, 믿음과 능력이 뛰어나고 선행을 아무리 많이 해도 사랑을 실천하지 못하면 아무런 열매도 맺지 못 한다 (고전 13: 1~3)’고 했다. 바울의 사랑 이야기를 또다시 외워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