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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구    
글쓴이 : 이창원    14-01-06 21:38    조회 : 9,603
내가 사는 아파트 단지에 살구나무가 10여 주 있는데 오늘 보니 벌써 노랗게 익어 가고
다. 그중에 빨리 익은 놈은 땅에 떨어진 충격으로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다.
 
 흙이 묻은 껍질을 살살 닦아내고 속살만 맛을 보니 신맛은커녕 새콤달콤 맛있기만 하
다.
나무를 흔들어 좀 더 따 먹을까 했지만, 아직 덜 익은 놈이 많아 참아야만 했다
덜 익은 매실을 먹으면 산이 많아 치아를 상하게 한다 했고 또 두 놈은 너무 닮았으니
괜스레 겁이 났던 까닭이다
 
살구는 복숭아와 마찬가지로 담배를 피우는 사람한테 좋다고 들은 적이 있다. 간에 좋은 헤
모글로빈 재생능력이 뛰어나고 다른 오렌지 색 채소나 과일과 마찬가지로 베타카로틴을 고
농도로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담배 자주 피울 때 생기는 폐암, 췌장암뿐만 아니라 기침, 만
성 기관지염, 변비 등에도 좋고 특히 여성 피부 관리에도 좋다고 한다.
 
 여성들은 살구 속살을 빼내 밀가루와 꿀을 넣어 혼합한 뒤 얼굴에 발라 마사지 팩으로 사
한다고도 들었고 또 어떤 사람들은 식초로 만들어 먹는다고도 들었다
 매실과 효능이 비슷하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두 놈은 생긴 것만으로도 정말 닮아서 먹
어보지 않고는 구별하기 어렵다
나무 주간(主幹)이나 가지, 이파리들도 어쩜 그리 매실나무와 똑같이 생겼는지 내 눈으로
는 정말 구별하기 어렵다
 
 지난 2월 시골 형님댁을 들렸더니 산소 옆에 매실을 심었는데 아직 약을 쳐 주지 못해 걱
정을 하고 계셨다. 매화나무는 이미 사람의 키보다 두 배로 훨씬 컸는데 조그만 분무기로
상층부까지 약을 치려니 약제가 미치지 못하여 미루고 계셨다
 
 매화 꽃이 봄에 일찍 피기는 하지만 아직 꽃도, 꽃 눈도 나오지 않은 2월에 벌써 농약이
라니..
그 곱고 예쁜 봄의 전령사가 피기도 전에 벌써 농약을 흠뻑 먹고 나온다는 것은 참으로 아
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오후에 우리 아파트 관리실에서 잘 익어 가는 살구나무에 소독한다고 한다.
벌써 여름인 양 더운 날씨가 이어지니 모기도 많아지고 나무에는 송충이 비슷한 벌레들이
많이 생겨 소독을 아니할 수도 없는 노릇이리라
 
 또한 관리소 입장에서는 나무를 살펴 해충이 많이 생기면 모든 나무에 똑같이 방역해야
하겠지만 한참 잘 익어가는 살구나무에까지 농약을 뿌리는 행위는 너무하다고 생각한다.
 
 몇 해 전 친구에게 들은 얘기가 있다. 길거리에서 할머니들이 파는 채소류는 빨리 시들지
말라고 온실에서 채소를 따낸 뒤 바로 농약을 쳐서 파는 거란다.
채소를 사 먹으려면 큰 마트나 가락시장을 통해서 나오는 채소를 사 먹으라고.
가락시장이나 큰 마트에서는 정기적으로 납품 채소에 대해 농약 검출을 위한 표본 검사를
하니 그나마 안심이라고. 잔류 농약은 약 7일을 간다고 했던가.
 
 아무리 벌레가 좀 생기더라도 그렇지 한창 잘 익어가며 바로 애들 입으로 들어가는 살구에
 농약을 뿌리다니.
 
 이제 살구나무에 농약을 치면 한동안 못 주워 먹으니 글 그만 쓰고 나가서 잘 익은 살구
나 다시 맛봐야겠다
 
 
                           2012. 6 씀       

임정화   14-01-07 09:01
    
안녕하세요, 이창원 선생님.
출하하는 과일에 농약을 쳐서  드시기 저어되시는 모양입니다.
상품성 높이느라 착색을 돕는 농약은 흐르는 물에 잘 씻으면 큰 걱정이 없다고 하니 너무 염려하지 않으셔도 되지 않을까 싶네요.
살구의 효능에 대한 정보도 있고 매실과 닮은 모양새에 대한 내용도 재미있습니다. 그런데 결론은 너무 남용하는 농약에 대한 우려이신 것 같네요. 길거리에서 할머니들이 파는 채소중에도 떼어다 파는 경우가 있고, 직접 텃밭에서 재배하는 경우가 있으니 일반화시키는 건 조금 염려되는 부분도 있고요.
농약이 왜 안 좋은지, 벌레가 나오거나 썩은 과일이나 채소라도 유기농이 왜 좋은지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가 곁들여진다면 더 좋지 않을까 싶고, 또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기좋은 상품만 찾게 되는 우리들의 구매심리에 대한 안타까움과 농민들의 어쩔 수 없음에 대한 천착도 함께 다루시면 어떨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지금 글도 괜찮지만 다소 피상적이고 다들 아는 내용에 그친 면이 있어 아쉽거든요.
벌써 다섯 작품이나 올리셨네요. 삶의 속살이 진솔하게 그려진 글들이어서 선생님 글을 즐겨 읽어왔던 터라
좀 욕심을 부려봤습니다. 오해 없으시기 바라고요. 다음 작품도 기대해보겠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이창원   14-01-08 11:15
    
역시 후다닥 쓴 글은 깊이가 없군요^^ ㅎㅎ
제 스타일은 소재나 주제를 오래오래 생각하고 난 다음 후다닥 쓰는 타입인데 이 글은 그렇게 깊이 생각지 못하고 단숨에 써 버린 글이라....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문경자   14-01-07 13:42
    
안녕하세요. 선생님
봄이 아직도 멀었는데 살구꽃 흐드러지게 핀 고향 생각이납니다.
'살구 ' 라는 제목보다는 살구꽃, 맛있는 살구, 살구를 먹으며, 살구에 대한 추억 등
조금더 구체적인 것으로 쓰다 보면 더 좋은 글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듭니다.
글을 읽다 보니 농약에 대한 우려가 더 크게 와 닿습니다.
지난해 아파트 안에 있는 살구를 경비아저씨가 졸고 있는 틈을
타서 따먹던 기억에 웃음이 납니다.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이창원   14-01-08 11:16
    
예^^ 제목도 깊이 생각하기가 싫어서 그냥 '살구'라고만 했었거던요^^
좋은 지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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