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acheZone
아이디    
비밀번호 
Home >  기타그룹 >  수필공모
  노래 맛이 안 난다    
글쓴이 : 이창원    14-06-03 21:24    조회 : 10,500
노래 맛이 안 난다

장구치고 늦게 들어 와 저녁으로 포도주랑 과자, 먹다 남은 오리훈제를 먹었다.
마침 티비에서 가요무대를 방영하기에 한 잔하면서 시청을 했지만 가요무대 노래 맛이 안 나 짜증스럽다. 주제는 봄나들이지만 여가수들의 옷차림에만 봄 냄새가 나고 노래는 다른 동네다. 박자를 못 맞추는 가수도 있다. 떨려서, 당황해서 그러겠지.

지난주에도 ‘애수의 소야곡’을 꽤 유명한 가수가 불렀는데 노래 맛이 안 나 유튜브를 뒤져 겨우 옛날 맛을 봤다. 돌아가신 아버지가 참 좋아 하시던 노래였고 나 또한 아버지에게 배웠던 터라 노래방 가면 아버지 생각이 나 가끔 부르곤 하는데 가급적이면 그 노래를 불렀던 남인수 선생의 흉내를 내려고 노력하면서 부른다. ‘휘~파람~소~~리~~’에서 ‘휘’ 할 때는 정말 휘파람소리가 난다며 아버진 그 흉내를 많이 내시곤 했었다.

어릴 때 아버진 술은 한 방울도 못 드셨지만 노래는 좋아 하셔서 집에 유성기를 사다 놓으시곤 밤늦게 들어 오셔도 유성기를 돌리는 일이 많으셨다. 가끔 자는 애들을 깨워 같이 노래를 부르곤 하셨는데 나는 그 때 아버지가 좋아 하시던 노래들을 모두 배웠었다. 또 유성기 시대가 가고 전축 시대가 왔을 때 아버진 거금을 들여 전축을 사다 놓으셨는데 처음 본 것이 sp(shot play)판이었다. 한 면에 한 곡씩 양 면에 녹음되어 있어 양판이라고도 불렀는데 한 면에 여러 곡이 실린 LP(Long play)판이 나올 때까지 아버지의 사랑을 엄청 받았었다. 먼지가 묻기라도 하면 우린 SP판 가운데에 나 있는 구멍에 가운데 손가락을 대고 엄지로 끝을 잡아 먼지를 닦아 내던 일이 생각난다. 혹시 흠집이라도 나서 플레이 중에 잡음이 나면 안 되기 때문이었다.

아버진 애들에게 노래 가르치시길 좋아하셨다. 기분 나시면 엄마를 붙잡고 부르스도 한 곡 땡기셨는데 우린 자다 일어나 눈 비비며 박수치고 노래를 따라 부르곤 했었다. 아버지가 일하시는 이발관에도 전축을 사다 놓으시곤 하루 종일 노래를 틀어 놓아 손님들과 길 가던 사람들을 즐겁게 했었다. 나는 이발관에서 살다시피 했으니 당연히 노래를 배우게 된 것이고.

지난 번 문인 모임에 갔을 때 저녁 식사 후 노래방에 갔었는데, 대부분 70대 이상 선배들이라 트로트 위주의 흘러간 옛 노래가 주를 이루었다. 나 혼자 다른 노래를 부를 수가 없어 ‘애수의 소야곡’, ‘전선야곡’, ‘울고넘는 박달재’, ‘신라의 달밤’ 등을 불렀었는데 노래방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백 점 나오면 만 원씩 내는 룰에 따라 두어번 내고 나니 더 이상 내지 말라고 해서 안 냈다. ‘이룰 수 없는 사랑’을 부르고 싶었는데.

오늘 ‘배호’의 ‘안개낀 장충단 공원’을 부른 가수가 있었는데 배호 흉내를 잘 내는 꽤 유명한 가수임에도 불구하고 무슨 ‘불후의 명곡’에 나오는 것도 아닌데 마음대로 편집을 하여 배호 노래 맛을 다 버려 버렸다.

자기들 장단에 억지 노래 부르며 자기들 잘 놀고 돈은 자기들이 다 번다. 출연료 받아 여 가수들 옷이나 한 벌 사 입을 수 있을까? 내가 걱정할 일은 아니지만 노래 솜씨 들어 보니 괜히 걱정되어 하는 부질없는 소리다.

감정없는 앵무새 소릴 듣는 것 보다 차라리 백댄스 구경하는 것이 훨씬 더 즐겁다. 꽉 끼는 하얀 백바지입고 춤추는 것보다 짧은 치마입고 흔드는 것이 훨씬 술맛 난다.

임도순   14-06-05 15:35
    
안녕하세요? "가요평을 잘 읽었습니다." 위와 같이 "산문"의 장르는 다양합니다. 수필, 독후감, 평론, 서간체, 일기, 손바닥만한 수필, 나무잎사귀만한 수필(엽편수필), 가요평론, 박물관 안내문, 사찰, 등산 안내문, 연설문, 행사추진 격려사 등 다양합니다. 이곳 한국산문에서 다양한 소재와 형식으로 글을 발표할 수 있다는 것은 다른 곳에 비해 큰 장점이 된다 하겠습니다. 요사히 뮤직박물관이라하여 고전 음향기기가 대우받는 세상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귀한 소재를 살려, 심도있게 다루었으면 더욱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잘 읽었습니다. 여러편을 많이 쓰시는 것보다 글 한 편을 대작처럼  완성시키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기대하겠습니다.
     
이창원   14-06-10 19:56
    
감사합니다^^
더욱 노력해 보겠습니다^^
 
   

이창원 님의 작품목록입니다.
전체게시물 26
번호 작  품  목  록 작가명 날짜 조회
공지 ★★수필 응모하는 분들은 꼭 읽어보세요 (6) 웹지기 05-15 80264
26 첫사랑 순님이 이창원 07-06 6744
25 하느님의 선물 이창원 04-13 7013
24 첫사랑? 이창원 04-02 6888
23 세상 참 얄궂다 (2) 이창원 09-16 9197
22 청국장 레시피 (2) 이창원 07-03 9557
21 라이딩 초보 (1) 이창원 06-18 9753
20 쉬는 날(수정) (2) 이창원 06-17 10110
19 쉬는 날^^ (2) 이창원 06-15 9773
18 TV는 바보 상자 (2) 이창원 06-10 10090
17 노래 맛이 안 난다 (2) 이창원 06-03 10501
16 구름같은 인생^^ (2) 이창원 05-29 10532
15 무전여행 대학생과 담임 선생님 (7) 이창원 02-04 9905
14 은성이와의 약속(수정본) (2) 이창원 02-02 9577
13 이 많은 고추를 어찌할꼬(수정본) (2) 이창원 02-02 9676
12 내가 군침을 흘리는 이유(수정본) 이창원 02-02 8072
 
 1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