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 옷을입다
1,민들레의
꿈
봄이되면 길가에 피는
민들레를 보면서 평범한사람들의 끈질기고 눈부신
생명력을 떠올리며 마음이 행복해진다.
햋빛 따뜻하게 내리쬐는 길가 어느자리에 핀
민들레를 보고 있으면 그 시간은 황홀한 노란 행복의
시간이다. 그런 기분은
이 세상 어디든 막론하고 다소의 차이는 있으나 어느
누구나가 느끼리라.
재일동포 2세에게
시집온 나도 어린딸에게 봄날의 민들레를 손에 쥐어주며
행복한 봄날을 보낸날들이 있었다. 지나온 겨울도 추웠고 다가올 여름도 지겨울것이지만
생명력으로 충만한 봄날이 행복했다.
재일3세인
내딸 에이꼬는 지나온 겨울의 끝자락에서 좀 추위를
맛보았다고나 할까?...가정사정으로 어릴때
내곁을 떠나 외할머니와 이모들,외삼촌이
있는 한국에서 2살반정도까지
있다가 다시 내곁으로 돌아왓다.
엄마곁으로 왔을때 한국말을 쫑알쫑알 잘 했고
궁금한것도 많아서 늘상 나에게 이건뭐지?
이건 왜? 하는
질문을 하곤 했다.그런
시기에 일본보육원에 들어가게 되었고 대번에 언어의
장벽(?) ,아니 세상에
다른 언어가 있구나! 친구를
사귀려면 다른 언어를 배워야 하는구나!하는
시련을 맛보게 되었지만,
유연한 아이들은 새싹답게 쑥쑥 자라나갔다.
오히려 단단한 껍질을 갖고있는 엄마인 내가
외국생활을 하는게 힘들었다고 할수있을것 같다.
그후 나는 소학교
들어간 에이꼬의 손을 잡고 봄방학때마다 한국친정
나들이를 했다. 나에겐
그보다 더 즐거운 일이 없을정도 였지만 에이꼬에겐
어떤 나들이였는지 잘 모르겠다.
헷갈리는 나들이였을끼?...아무튼
한국의 친지들,일본의
친구들...그 사이를
오가며 어린 민들레는 뿌리를 내려가고 있었다.
그리고 봄마다 홑씨를 어디론가 날리곤 하면서
성장해갔다.
홑씨가 날아간 그곳에
민들레의 꿈이 있었다.
일본겨울의 끝자락에서 맛본 상처와 한국겨울의
끝자락에서 맛본 상처가 어린 민들레의 나이테에
바보같은 문양을 새겼을지라도,어린
민들레는 꿈을 꾸었다. 더
다른 세상이 있을거라고...
##저는
1985년 재일동포2세에게
시집온 1958년생
부산여성입니다.재일3세의
딸을 키우며 일본생활을 하며 느꼈던것을 틈나는 대로
적어보겠습니다.